이재명, 송영길에 ‘귀국 요청’ 전날 밤 통화…宋 조만간 입장 밝힐 듯

당 공식 귀국 요청…당측 “당의 방침을 알리기 위해 宋과 통화”

지난해 12월 1일 프랑스 출국 당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항 출발에 앞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채널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같은 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16일 직접 통화해 ‘돈 봉투 의혹’과 관련된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전 대표는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17일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와 송 전 대표가 전날 통화한 것은 맞다"며 "당의 방침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밤늦은 시간까지 ‘2021년 전당대회 불법 정치자금’ 의혹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를 진행했다. 방침이 정해진 이후 이 대표는 송 전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관련 내용을 알린 것으로 관측된다. 전날과 이날 행적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해당 통화 이후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관련 논란에 관해 고개 숙여 사과했고 송 전 대표의 귀국을 공식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이번 일로 국민께 심려 끼친 점에 대해 당 대표로서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은 정확한 사실 규명과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정치적 여파를 고려해 이날 기민하게 움직였다. 이날 오후엔 고위전략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이어갔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가 사과를 하고 대안까지 얘기한 것에 당이 보조를 맞춰서 준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전 논의가 이뤄진 만큼 귀국과 동시에 송 전 대표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 송 전 대표는 프랑스 파리의 그랑제콜인 파리경영대학원(ESCP)의 방문연구교수로 지내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정치적 수사를 재개한다는 의혹이 크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의 당선을 돕기 위해 9400만 원의 불법 자금이 당내에 뿌려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해당 자금의 유포를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과 윤관석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것으로 의심한다. 이와 관련해 지난 12일 송 전 대표의 측근인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지역사무실과 자택 등 2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기도 했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