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만에, 5분 거리에서 또…전세사기 피해자 극단 선택
[앵커]
안녕하십니까.
전세 사기 피해자가 살던 인천의 아파트 현관문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바라는 '집', '삶의 꿈'이자 '보금자리'에서 또 다른 피해자가 스스로 세상을 등졌습니다.
오늘(17일) 9시 뉴스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더 생기지 않도록 전세사기를 당한 사람들이 어떤 다급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는지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서 부족한 부분은 뭔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윤아림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천시 미추홀 구의 한 아파트.
전세 사기 수사 중이니 계약을 조심하라는 경고장이 붙어 있습니다.
수도요금 독촉장과 인터넷 설비를 수거하겠다는 쪽지도 눈에 띕니다.
오늘 새벽 2시 10분쯤 이곳에 살던 30대 여성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전세 사기 피해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온 여성은 힘들다는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병렬/미추홀구 전세 사기 피해대책위원회 부위원장 : "강하신 분이었어요. 누구보다 먼저 서류 먼저 작성해 가지고 주셔 가지고, '이거 뭐 됐다' 항상 주시고 했던 분이라 이렇게까지 생각하실 줄은 도저히 상상을 못 했어요."]
피해자가 살던 아파트는 61살 남 모 씨가 소유한 건물로 경매에 넘어간 상태입니다.
이른바 '인천 건축왕'으로 알려진 남 씨는 미추홀 구 일대 공동주택 161채의 전세보증금 125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보증금 9천만 원 중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지난 14일에는 이곳에서 차로 5분 남짓 거리에서 또 다른 전세 사기 피해자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역시 건축왕, 남 씨가 소유했던 건물이었습니다.
공장에서 일했던 20대 남성은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다 숨지기 며칠 전, 어머니에게 2만 원만 보내달라, 부탁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 지인/음성변조 : "2만 원만 빌려달라고 했는데 엄마가 10만 원을 넣은 거예요. '뭐 이렇게 돈 많이 넣냐고, 나는 2만 원만 있어도 되는데' 이렇게 한 게 그게 마지막 통화인 거예요."]
숨진 남성은 살던 집이 경매에 넘어간 후 보증금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퇴직금을 받으려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상태였습니다.
그가 살던 아파트에도 찾아가지 못한 고지서가 쌓여 있었습니다.
KBS 뉴스 윤아림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김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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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림 기자 (ah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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