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심사라도 받게 해주세요"‥재판 이겼는데 또 '구금'

[뉴스데스크]

◀ 앵커 ▶

전쟁을 피해 왔지만, 우리 정부가 난민 심사를 거부하면서 인천 공항에서 노숙을 하고 있는 러시아 청년들의 이야기를 전해 드린 바 있는데요.

법원이 이에 대해 제동을 걸어 조건부 입국 허가를 받았지만, 여전히 기약 없이 구금을 당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인지, 윤상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러시아인 아르쫑씨.

우크라이나 전쟁 강제 징집을 피해 지난해 10월 한국에 들어와 난민 신청을 했습니다.

[아르쫑/러시아인(가명, 지난해 12월)] "나는 (반정부 집회에 참여해서) 러시아에 있는 것이 위험했어요. 그래서 러시아를 떠났습니다."

하지만 법무부는 '단순 병역 거부자'로 취급했습니다.

난민 심사 자격조차 없다며 입국부터 거부했습니다.

그는 "심사라도 받게 해달라'며 다른 러시아인들과 소송을 제기해 지난 2월 승소했습니다.

공항에서 사실상 갇혀 지냈던 넉 달간의 노숙 생활이 끝날까.

난민 심사를 받을 기대에 부풀었던 아르쫑 씨는 다시 구금이 시작됐다며 20여일간 단식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이 지내는 법무부 시설로 찾아갔더니 직원이 접촉도 못하게 합니다.

[출입국지원센터 관계자] "인터뷰 하시면 안돼요. <이렇게도 안 돼요?> 안돼요. <저희 초콜렛만 좀 드리려고 하는데‥>"

당장 필요하다는 초콜릿과 담배만 겨우 건네주고 돌아왔습니다.

[아르쫑/러시아인(가명)] "우리한테는 감옥 생활이나 마찬가지예요. 슈퍼마켓에 갈 수도 없고, 보험에 가입할 수도 없고, 아파도 병원에 갈 수가 없어서 의사를 본지도 오래됐어요."

이들이 '감옥'에 갇혀 산다는 이유.

법무부가 항소를 하면서 내건 조건부 입국허가 때문입니다.

법원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난민 신청을 할 수 없고, 거주지를 이탈할 수 없다"며 외출까지 사실상 막은 겁니다.

[이종찬/변호사] "신체의 자유, 이동의 자유를 빼앗겨야 되는 거예요. 결국에는 포기하게끔 만드는 결과가 되겠죠."

법무부는 주거 제한은 법률상 의무라면서도 '외출'까지 막는 이유에 대해선 따로 답하지 않았습니다.

[아르쫑/러시아인(가명)] "다른 나라에서 난민 신청한 사람들은 어제도 서울에 갔었고, 쇼핑도 하고 공원도 다녀왔습니다."

아르쫑씨는 법무부가 기한도 없이 외출까지 제한하는 건 과도하다며 다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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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남은주

윤상문 기자(sangmoo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74937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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