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돈줄 된 케이뱅크…대출 60% 이상이 '빚투' 2년간 8.5조

김지현 기자 2023. 4. 17.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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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실명계좌 계약을 맺고 있는 케이뱅크가 총신용대출의 60%가량을 업비트 이용자에게 2년 연속으로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기준, 업비트와 연결된 케이뱅크 계좌를 보유한 차주들이 받은 신용대출 잔액은 3조5593억원으로 케이뱅크의 총신용대출의 60.8%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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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 이용자의 신용대출 잔액, 2020년부터 매해 증가
불장·하락장 겪으며 '빚투' 적극 활용한 듯…"연체율 커진 게 문제"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가 지난 2017년부터 챙긴 거래 수수료가 무려 4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업비트에서 거래되는 코인 가운데 절반이 불과 3년도 안 돼 상장 폐지되고 있어 수수료 장사에 몰두한 채 코인 검증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5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사옥의 모습. 2021.10.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국내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실명계좌 계약을 맺고 있는 케이뱅크가 총신용대출의 60%가량을 업비트 이용자에게 2년 연속으로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대출된 금액만 8조5000억원이 넘는다.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터넷 은행의 신용 대출이 쉽다는 점 때문에 케이뱅크가 업비트 이용자들의 투자 자금줄이 된 모양새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제공한 케이뱅크 자료에 따르면 업비트와 연결된 케이뱅크 계좌를 보유한 차주가 케이뱅크에서 받은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4조9488억이다. 이는 지난해 케이뱅크의 총신용대출 8조2140억원의 60.25%에 달하는 금액이다.

지난 2021년 기준, 업비트와 연결된 케이뱅크 계좌를 보유한 차주들이 받은 신용대출 잔액은 3조5593억원으로 케이뱅크의 총신용대출의 60.8%에 달한다. 2년 연속으로 케이뱅크의 총 신용대출금의 60%가량을 업비트 이용자가 활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업비트 연계 계좌 보유 차주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2020년(4132억원)부터 2022년(4조9488억원)까지 계속해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으로는 3조5593억원이다.

지난 2021년도에는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8000만원선을 넘어서면서 암호화폐 시장의 활황기를 이끈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테라 루나 사태'와 'FTX 사태'가 발생하면서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심리가 떨어지는 '크립토윈터'가 발생했다.

업비트 이용자들은 이같이 소위 '불장'과 '하락장'을 경험하면서 대출금을 활용해 투자를 하는 '빚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가 업비트에 실명 계좌를 발급해주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2020년 6월 말인데, 지난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업비트로 입금한 기록이 있는 고객들이 케이뱅크에서 받은 총 대출액을 집계해보면 4조1031억원대이고 같은 기간 업비트로 이체한 총 금액대는 4조9060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더불어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케이뱅크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금액과 해당 월에 업비트로 이체한 월별 금액대도 평균적으로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2020년 7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2년 6개월 동안 월별로 케이뱅크에서 업비트로 입금한 적이 있는 케이뱅크 신용대출 차주를 분석한 결과, 당월 신규 신용대출 규모와 업비트 입금 규모 간 상관계수는 0.99에 이르렀다. 상관계수는 두 변수 간 연관성을 나타낸 수치로 1에 가까울수록 연관성이 높다.

코인 투자자가 케이뱅크에서 받은 신규 신용대출액이 증가하면 업비트로 이체한 금액도 유사한 수준으로 늘어났고, 반대로 대출받은 금액이 감소하면 업비트로 이체한 금액도 감소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이같이 투자자들이 빚투를 활용해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것 이상으로 '업비트 이용자들의 계좌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할만한 점으로 꼽고 있다.

업비트 이용자들의 연체율은 지난 2021년 6월(0.14%) 이후 지난해 말(1.01%)까지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연체율 상승폭만 0.87%p에 달한다. 반면 같은 시기 업비트 계좌가 없는 일반 고객들의 연체율은 0.14%p 감소했다. 업비트 이용자들의 빚투 영향으로 케이뱅크의 건전성 리스크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의 전체 연체율은 0.85%로 인터넷은행을 포함해 전체 1금융권 중 가장 높다.

한편 케이뱅크는 업비트로부터 지난 2020년 9억3200만원, 2021년 292억 4500만원, 지난해에는 139억 2000만원을 수수료로 받았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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