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시궁창 냄새나는 사건" 정의당 "일벌백계해야"
유승민 "이재명, 돈봉투 사과할 자격도 없어" 곳곳서 성토
"증거 때문에 사과, 없었으면 계속 우겼을 것"
국민의힘 "이재명 세치혀도 진실 못가려"
참여연대 "전형적 구태, 전모 밝혀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돈봉투 파문과 관련해 “시궁창 냄새나는 사건” “일벌백계해야 한다” “이재명 대표는 사과할 자격도 없다”는 성토가 나온다.
정의당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사과를 두고 “세치 혀로 진실을 가릴 수 없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참여연대도 이번 사건을 “전형적 구태”로 규정하면서 “돈봉투 살포 목적과 용처 등 전모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돈봉투 의혹에 공식 사과했으나 이와 별개로 당 내부에서부터 비판이 터져나왔다. 특히 당시 경선관리위원장이었던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당시 그런 문제를 몰랐느냐는 질의에 “제가 등잔 밑에 어둡다고 그런 사실은 전혀 인지도 못했다”며 “그 당시 치열하기는 했지만 코로나가 극성을 부려서 사실은 전국적인 유세에도 제약을 받고 대체로 온라인 방송이나 온라인 투표로 대체해 열띤 분위기를 사실 감지하기는 쉽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막상 결과는 겨우 몇십 표 차이밖에 안 됐다”며 “그러니까 상당히 물밑에서는 치열한 그런 게 벌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돈 봉투 의혹의 성격을 두고 이 의원은 '매표행위라고 봐야 하느냐'는 질의에 “실질적인 그런 성격과 다를 바가 없다”면서 “정말 이런 쓰레기 같은, 아주 시궁창에서만 볼 수 있는 이런 아주 냄새나는 고약한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성토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의 소속 의원으로서 할 말이 없다”고 자책했다.
이원욱 의원도 이날 오전 BBS 불교방송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민주당 전체가 국민의 신뢰를 완벽히 잃어버릴 수 있는 그러한 사건”이라며 “엄중하게 바라봐야 될 문제고, 시기의 문제나, 기획 수사라고 얘기하는 아주 잘못된 처사다. 국민들의 눈높이에 전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당을 해체할 정도의 위기감을 갖고 이 사안을 대해야 된다고 하는 정도의 자기 자성과 반성의 모습, 결단의 모습, 이런 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가 사과할 자격도 없다는 냉담한 반응도 나왔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재명 대표의 돈봉투 사건 사과를 두고 “이재명 대표가 사과한 것은 증거 때문”이라며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면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계속 '정치탄압, 기획수사'라고 지금도 우기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 전 의원은 “썩어빠진 민주당의 부패상을 드러낸 이번 돈 봉투 사건은 한 번의 사과로 어물쩡 지나갈 일이 아니다”라며 “검찰은 불법정치자금과 불법경선에 연루된 부패혐의자들을 전원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유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문제라는 점을 들어 “이재명 대표는 돈봉투 사건에 대해 사과할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라며 “수많은 부패혐의와 측근 다섯명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 어떻게 국회 제1당의 대표 자리에 버젓이 앉아 있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유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야당대표 자리에 앉아 국회를 자신의 방탄용으로 전락시키는 한 우리 정치는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며 “이재명 대표는 사퇴하고 법의 심판을 기다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에서 “이재명 대표가 돈봉투 관련자들을 신속히 징계하기보다는 '정치적 고려가 배제'된 수사를 요청한다며, 여전히 검찰의 야당 탄압을 주장하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했다”며 “세치혀로 일순간의 위기를 모면할 수는 있어도 진실을 가릴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이번 '쩐당대회 게이트'는 이재명 게이트와 닮아도 너무 닮았다”며 △이권 개입을 위해 도원결의를 맺은 의형제들과 이들의 집단 금품 살포 △ 최측근들의 불법 선거자금 수수를 알고도 용인한 수장, 문제가 터지자 개인 일탈이라며 재빨리 꼬리 자르기 △수많은 녹취록과 증거가 나와도 검찰수사를 조작이라며 폄하하는 모습들 등을 제시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이것이 '꼬리 자르기당' 민주당의 현주소”라며 “그러나 국민들의 눈을 어물쩍 속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정의당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SNS에 올린 메시지에서 “민주당의 지난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대한 국민적 충격과 분노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이재명 대표의 공식 사과와 송영길 전 대표 조기 귀국 요청 만으로는 한참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공개된 녹취록에 오고 간 돈봉투 대화는 민주당 일상 안에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관행처럼 느끼기에 충분했다”며 “후진 비리에 대해 그 싹을 도려내고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브리핑에서 “금권 정치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던 우리 민주주의의 역사를 퇴행으로 몰고 간 일”이라며 “강력한 의지를 갖고 의혹 해소에 나서지 않는다면 '제 눈에 들보는 못 본다'는 비판에서 민주당은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도 이날 오후 논평을 내어 “구시대적인 금품 살포가 이뤄졌다는 사실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책임을 지고 확인되는 돈봉투 수수 관련자들에게 징계 등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검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검찰에도 “돈봉투 살포 목적과 용처 등 사건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며 “더 이상 우리 정치과정에서 이와 같은 전형적 구태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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