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자녀 살해 후 극단 선택…"위기 징후 미리 찾아야"

문별님 작가 2023. 4. 1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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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최근 경제적 이유 등으로 가족이 모두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사건이 종종 일어납니다.


부모의 선택 때문에, 자녀까지 희생되는 건데요. 


명백한 살인이자, 아동학대라는 지적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주 이 문제와 관련한 국제심포지엄이 열렸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세이브더칠드런의 고우현 선임 매니저에게 들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고우현 선임매니저 / 세이브더칠드런 

안녕하세요.


서현아 앵커 

자녀를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런 사례가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국제 심포지엄이 있었다고요?


고우현 선임매니저 / 세이브더칠드런 

네, 저희 심포지엄 제목이 '자녀 살해 후 자살 개인의 비극 넘어 대안을 묻다'였습니다. 


저희가 이러한 제목을 선택한 이유는 자녀 살해 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아동학대가 국가의 관심과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구요. 


이 자리에서는 캐나다 호주 독일 일본에서 관련된 제도들을 연구해 왔던 연구진들,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와 경찰 그리고 관련 전문가들을 모시고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자녀 살해 후 자살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을지 같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흔히 이런 사건에 대해서 '가족 동반 자살'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런 표현에도 문제가 많죠?


고우현 선임매니저 / 세이브더칠드런 

심포지엄에 참여했던 한 토론자 분께서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을 조사했던 경찰의 이야기들을 다음과 같이 전해주었습니다. 


"CCTV속 아이들은 해질 무렵 해맑은 표정으로 집으로 들어갔다. 몇 시간 뒤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채 천진난만하게 장난치면 뛰어다녔다"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을 아동의 입장에서 본다고 하면 이건 나를 보호해 줄 거라고 믿었던 보호자가 어느 날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자신을 살해한 사건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사건을 동반 자살이라고 부르는 것은 부모가 자녀를 살해했다라는 사실을 가리는 일일 뿐더러 마치 부모가 자신의 뜻이라면 아동의 생명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죽하면 부모가 그랬을까 라는 반응 때문에 이게 사실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한지를 이야기를 해야 되는데 어떤 개인의 비극으로 좀 바라보게 되는 그런 한계도 갖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아동학대다 이런 지적까지 나오는데요. 


그런데 통계를 보니까 이런 일이 적지 않게 발생하나 봅니다.?


고우현 선임매니저 / 세이브더칠드런 

네, 2021년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서 '자녀 살해 후 자살'로 인해 사망한 아동의 숫자가 14명이었는데요. 


그 해에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동 중에 35%를 차지합니다. 


적지 않은 숫자인데요. 


이 숫자마저도 한계가 좀 많습니다. 


저희가 자녀 살해 후 자살에 대한 통계를 갖고 있지 않다 보니까 각 경찰서에서 일일이 집계한 것 그리고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알려진 것 이런 것들을 모아서 좀 가늠해서 나온 숫자가 되겠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좀 차이들이 여러 군데서 드러나는데요. 


일례로 한 언론사에서 사건을 조사했던 기록이라든지 판결문 이런 것들을 가지고 2018년 한 해에 아동이 사망한 숫자들을 조사했을 때 32명이라고 집계했지만 그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숫자에서는 7명이었고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자살 사건들을 전수조사에서 나왔던 숫자에서는 연 평균 한 20명의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고 자살하고 있다고 나와 있어서 이런 통계들 간에서도 숫자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자녀 살해 후 자살에 대해서 잘 아직도 파악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고요.


때문에 또 구체적인 대응 방안이 나오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이런 사건에서 흔히 보이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고우현 선임매니저 / 세이브더칠드런 

일반적으로 아동학대로 인한 아동의 사망이라고 하면 1세 미만의 어린 아동들에게 많이 발생하는데요. 


이런 자녀살해 후 자살 사건에 의한 피해는 사실 연령하고 크게 상관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또 저희가 심포지엄에서 알게 된 것은 이제 캐나다라든지 호주 같은 서구권 국가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에서는 공통적인 사유로 밝혀졌던 보호자의 정신보건 문제라든지 가족 간의 불화 외에도 갑작스러운 경제적 어려움 혹은 자녀 돌봄에서의 문제, 이런 것들이 원인이 되어서 자녀 살해로 자살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조차도 저희가 정확한 연구가 바탕으로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계가 있는 거고요.


해외에서는 이런 원인들을 파악하기 위해서 이전부터 계속 아동이 사망하는 사건들에 대해 전수조사를 밝히고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서 원인을 살펴보는 노력들을 해왔습니다.


서현아 앵커 

저희가 듣고 싶은 얘기는 많지만 시간관계상 마지막 질문 하나만 더 여쭙겠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안타까운 일들을 막기 위해서 우리 사회는 어떤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될까요?


고우현 선임매니저 / 세이브더칠드런 

저희가 계속 지적받았던 지점들은 이런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에 대해서 연구가 너무 없다는 점이었는데요. 


물론 통계가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자녀 살해 후 자살을 포함해서 아동이 사망했을 때 이 아동이 왜 어떤 맥락에서 사망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우리가 사전에 좀 예방할 수 있을 신호들을 놓치지는 않았는지 놓쳤다면 어느 지점에서 왜 놓쳤는지들을 살펴보는 연구가 너무나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연구들을 정말 다양한 법률이라든지 복원이라든지 사회복지 연구자들 같은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이 체계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게 필요하겠고요.


또 지금도 아동과 가족들이 이용하고 있는 다양한 기관들이 있습니다. 


학교라든지 어린이집도 그렇고요.


지역사회 사회복지기관들은 이 가정에 대한 어느 정도의 정보를 갖고 있지만 서로 파편된 정보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서 정말 이 가정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입체적으로 바라보고 지원해 줄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서현아 앵커 

많은 경우에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발생을 하는 문제입니다.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서 위기 징후를 미리 파악하고 도와줄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해 보이네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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