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 신불산 및 화엄습지 훼손 심각화 우려"

김성룡 기자 2023. 4. 17.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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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환경단체와 현장 확인, 관리 제대로 안돼 곳곳에서 훼손 문제점 드러나
화엄늪, 산악 자전거로 인해 습지변 움푹 패여 고랑 이뤄
습지 토양 유실 등에 따른 습지훼손 심각성 제기

환경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양산 신불산 고산습지와 천성산 화엄늪의 관리가 제대로 습지 훼손 가속화 우려가 제기된다.

취재진은 지난 7일과 14일 양산녹색환경연합과 함께 양산 에덴밸리 리조트 인근 신불산 습지와 천성산 화엄늪 현장을 둘러봤다. 현장을 보니 습지훼손 현장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신불산 고산습지

먼저 식충식물인 끈끈이 주걱 군락지로 유명한 3늪을 찾았다. 이 곳에는 진프리새로 뒤덮힌 웅덩이 형태의 습지에 목도(데크)가 있었으나 오래돼 파손위험이 높아 최근 철거됐다.

양산 신불산 고산습지 3늪에서 박철문 양산녹색환경연합 회장이 목도가 설치됐다 철거된 현장을 가리키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하지만 새 목도나 다른 대체시설 설치가 안돼 습지훼손 우려가 높다. 동행한 양산녹색환경연합 박철문 회장은 “등산객이나 탐방객이 종전에는 목도를 통해 이 습지를 건넜다. 그런데 지금은 목도가 없어 그대로 이 곳을 지나다 습지 훼손은 물론 안전사고 위험도 높다”고 지적했다. 습지가 진퍼리새로 덮혀있는데다 이 곳이 깊이 빠지는 습지임을 알리는 표지판도 없어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은 그냥 이 곳을 밟고 지나갈 위험이 높았다.

3늪에서 위쪽으로 200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1늪은 물이 있는 웅덩이 면적이 330㎡에 이르고 확트인 경관에 주변이 진퍼리새로 둘러쌓여 장관을 연출했다. 그러나 1늪도 별다른 보호 안내문이나 시설이 없어 습지훼손 우려가 높다. 박철문 회장은 “1늪에서 습지탐방을 하다 금지구역인 습지안으로 들어와 습지를 훼손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진퍼리새에 뒤덮여 안을 들여다 볼 수 없지만 입구쪽 습지는 많이 훼손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불산 습지 지역의 경우 일부에만 헨스가 쳐져있고 습지구역이라는 안내문도 몇개 보이지 않았다.

양산 신불산 고산습지. 습지 대부분에 헨스 등 출입제한 시설이 설치안돼 등산객 등에 의한 습지훼손 우려가 높다. 김성룡 기자

주민 감시원 부족도 큰 문제점이다. 신불산 습지 감시원은 현재 1명이다. 그런데다 1~2월에는 감시인이 근무하지 않고, 주 5일 근무제여서 이틀은 감시원이 없는 감시 공백상태가 빚어진다. 감시원이 한 명이어서 탐방객을 안내하려 자리를 비우면 출입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이에 감시원이 없는 1~2월에는 밀렵꾼이 짐승을 쫓기위해 습지를 마구 침입해 습지훼손이 심각하다고 지역환경단체는 지적한다.

신불산 습지는 해발 750m에 위치한 30만7551㎡로 4개의 습지로 이뤄졌다. 멸종 위기종인 자주땅귀개 담비 삵 등이 서식한다. 습지환경변화를 알 수 있는 이탄층(식물이 다 썩지 않고 쌓여 이루어진 토층)이 진퍼리새와 억새군락이 우점하는 형태로 형성돼 2004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천성산 화엄늪

해발 798m에 0.124㎢ 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화엄늪의 경우 산악 자전거에 의한 습지훼손 우려가 심각한 상황이다. 취재진 확인결과 산악자전거가 습지보호구역과 맞붙은 등산로변을 따라 마구 질주하면서 땅이 움폭 패여 있었다. 길이 1000m에 너비 2m 깊이가 70㎝ 가량은 돼 보였다.

화엄늪 주민 감시원은 “금요일과 주말 등 휴일에 산악 자전거가 습지변을 운행해 걱정이다.운행중단을 요구하면 되레 근거를 대라고 대든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박철문 양산녹색환경연합 회장이 산악 자전거가 마구 질주해 바닥이 움푹 패인 화엄늪 습지 변 훼손 현장을 가리키고 있다. 김성룡 기자


동행한 박철문 양산녹색환경연합 회장은 “산악자전거로 인해 바닥이 패이면 능선부의 지형이 변형되고 습지 토양과 수분이 유실돼 육지화 등 습지훼손이 가속화 된다”고 지적했다.

화엄늪 습지보호구역에는 밧줄로 된 펜스와 습지보호지역이라는 표지판이 부착돼 있다. 그러나 펜스는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진입이 가능하게 돼 있다. 화엄늪 역시 신불산 습지처럼 주민 감시원 1명이 주5일제로 근무해 매주 이틀은 감시공백이 빚어지는 등 등 감시원 부족에 따른 문제점이 동일하게 나타난다.

박 회장은 “매주 이틀 주민 감시원이 근무를 않는 날에는 등산객 등이 습지에 들어가도 제지를 당하지 않는다. 4월말이나 5월초 천성산에 철쭉이 만개하면 일부 방문객이나 등산객이 습지에 들어가 철쭉 사진을 찍기도 해 이로인한 습지훼손도 이뤄진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양산 화엄늪변의 헨스가 설치된 습지변에 산악 자전거가 마구 질주해 움푹 패인 지점을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가 둘러보며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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