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서 밀려나는 대학생들, 못 떠나는 직장인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고통받는 주택 문제가 또 있습니다.
대학가 주변은 집세나 밥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죠.
직장생활을 시작한 사회초년생들이 돈을 아끼기 위해 대학을 졸업하고도 대학가를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정작 대학생들이 더 먼 외곽으로, 더 좁은 고시원으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최재원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대학에 입학한 김민서 씨는 학교에서 도보로 15분 거리 고시원에 삽니다.
창문 없는 2평 남짓한 공간에 보증금 없이 월세 40만 원입니다.
원룸도 구해봤지만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김민서 / 한국외국어대 1학년]
"직장인들이 학교 주변에 원룸을 많이 구해서, 그쪽 주변에서 많이 살아서 매물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고시원도 사실 정말 힘들게 들어오게 되었어요."
이렇게 고시원으로 밀려난 학생은 한둘이 아닙니다.
[박성권 / 고시원 사장]
"대학생이 고시원을 찾는 비율이 과거에 비해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대학생뿐만 아니라 직장인들도 (많이 오고.)"
대학 3학년 임수현 씨는 경기도 광주 본가에서 학교까지 두 시간 넘게 통학합니다.
학업과 취업 준비를 위해 독립을 계획했지만 월세에 생활비까지 100만 원 가까이 들자 부모님 신세를 더 지기로 했습니다.
[임수현 / 숙명여대 3학년]
"10시에 수업을 듣는데 8시에 나와도 출근길 때문에 7시 반에는 적어도 나와야 지각을 안 하니까. 학교만 갔다 오면 하루가 끝나요."
'저렴한 대학가'도 이제 옛말.
서울 대학가 평균 월세는 지난해 51만 원에서 올해는 59만 원으로 15%나 올랐습니다.
물가가 오른 영향이 크지만, 취업하고 대학가를 못 떠나는 직장인, 일명 '캠퍼스 캥거루족'에 밀려난 탓도 있습니다.
올해 취업한 27살 주상묵 씨는 직장이 서대문이지만 동대문 모교 앞 원룸에 자취합니다.
[주상묵 / 직장인]
"(회사 근처가) 20만 원 정도 월세가 더 비싼 것 같더라고요. 불편한 걸 감안하더라도 이쪽에서 살면서 계속 출퇴근하려고."
밥값도 학교 근처가 싸다보니 직장인들은 출퇴근 먼 거리도 감수합니다.
[김영주 / 직장인]
"(집 근처에서) 쌀국수를 한 8천 원에 팔면, 회사 근처는 비싼 곳은 1만 4000원. 계속 (건대 앞에) 살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사회 초년생 직장인은 값싼 대학가 원룸으로, 학생들은 서울 외곽이나 고시원으로 밀려나는 도미노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최재원입니다.
영상취재 : 강승희
영상편집 : 김지향
최재원 기자 j1@ichannela.com
Copyright © 채널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