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아르파 게레이 모더나 최고상업책임자(CCO) | “코로나19 백신은 mRNA 상용화의 시작…한국은 핵심 파트너”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로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것을 보며 기술의 위력을 느꼈고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아르파 게레이(Arpa Garay) 모더나 최고상업책임자(CCO)는 최근 인터뷰에서 2006년부터 16년 동안 몸담았던 미국 머크에서 지난해 5월 모더나로 옮긴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CCO는 모더나의 mRNA 백신과 치료제 상업화를 위한 전반적인 전략 수립과 실행을 책임진다.
모더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 가장 빠른 속도로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서 입지를 굳혔다. 2021년, 불과 9개월 만에 백신을 내놓으며 mRNA 기술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증명해냈다. 코로나19 백신은 모더나 창업 후 첫 제품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mRNA는 외면받은 기술이었다. 상용화에 성공한 제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RNA를 변형해 몸 안에 주입한 뒤 세포가 병, 바이러스를 퇴치하도록 유도하는 형식이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였던 데릭 로시와 로버트 랭거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2010년 모더나를 창업해 mRNA에 집중해왔다. 누적 적자만 1조7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10년 이상 축적한 기술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에서 마침내 빛을 봤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으로 잡은 mRNA 주도권을 놓을 생각이 없다. 게레이 CCO는 “연구개발(R&D)팀에서 추진하는 파이프라인만 48개에 달한다”며 “호흡기와 항암, 희소 질환 등의 분야는 mRNA 플랫폼으로 성공(상업화)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과 협력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방한한 그를 단독으로 만나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방한 목적은.
“이번 방한 목적은 두 가지다. 코로나19 백신 관련 논의와 함께 한국 과학계와 정부, 이해 관계자들과 만나 모더나가 어떤 파트너가 될지 모색하는 것이다. 한국 정부와 함께 추후 (새로 올 수 있는) 팬데믹을 준비할 것이다.”
모더나는 3월 20일 질병관리청과 만나 코로나19뿐 아니라, 신종 감염병 대비를 위한 안정적인 백신 공급 방안 등에 대해 중점 논의했다. 또 국내 신·변종 감염병 mRNA 백신 사업단(KmVAC)과 백신 R&D와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모더나에 합류했다. 머크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다 모더나로 합류한 이유는.
“우선 코로나19 백신을 통해 mRNA 기술의 위력을 느꼈다. 파이프라인을 보고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모더나라는 조직은 무에서 유를 구축했다. 헬스케어라는 분야를 환자에게 개인 맞춤화해 환자뿐 아니라 의사, 정부, 여러 당사자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다가가는 시도를 하는 게 매력적이었다. 마지막으로 대부분 회사가 미국과 유럽에 초점을 두고 있다. 모더나는 글로벌한 관점으로 바라본다. 헬스케어에 대해 광범위하게 고민해볼 수 있다는 게 와닿았다. 접근성 확대로 모든 사람이 우수한 기술을 누리게 할 것이다.”
접근성 확대의 의미는.
“코로나19 백신을 예로 들면 코백스 퍼실리티와 협업해 저소득 국가에도 길을 터주는 역할을 했다. 미래 사업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이 소득과 관계없이 기술 이점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다.”
최근 2가(개량) 백신 접종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원인은.
“(접종률 감소는)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가을부터 백신 접종률이 전년과 비교해 상당히 떨어졌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우선 여러 국가에서 접종 필요성에 혼란이 있었다. 봄에도 접종하고, 가을에도 맞으라고 하니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또 코로나19에 대한 소식이 끊이질 않으니 결국 코로나19가 일상이 됐다. 많은 국가가 부스터샷을 권고하지만, 앞으로는 연례 접종으로 추진할 것이다. 데이터를 보면 여전히 코로나19가 사망 원인 3위를 차지한다. 국가는 접종을 권고할 수밖에 없다. 백신이 중증 질환으로 인한 입원과 사망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미국의 연내 코로나19 백신 상업화 계획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는데.
“지난 2년 동안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으로 쌓은 데이터는 모든 백신을 통틀어 가장 많다. 이 데이터를 분석하면 모더나 백신은 효과성이 일관성 있게 나타난다. 1, 2차 접종 시와 마찬가지로 BA1, BA4·5 같은 변이에서도 효과에 대한 일관성을 반복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대규모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안전성도 확인했다. 특히 면역 저하자에게도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회사로만 잘 알려져 있다. 보유한 mRNA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다른 백신은.
“R&D에서 추진하는 프로그램이 48개에 달한다. 이 중 성공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 네 개 주력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코로나19로 시작한 호흡기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첫 번째는 호흡기 질환 백신이다. 호흡기 세포 융합 바이러스(RSV) 백신 이외에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두 번째는 기존에도 백신이 있지만, 추가 개발이 필요한 잠복 바이러스다. 거대세포바이러스(CMV) 백신에 대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인체유두종바이러스(HIV), 대상포진 등에 대응하는 백신도 개발 중이다. 세 번째 집중하는 분야는 개인 맞춤형 항암 백신(ICT)이다. 마지막으로 희소 질환 분야에서 mRNA의 잠재력을 연구로 확인하고 있다.”
아직 RSV 백신을 상용화한 업체가 없다. 상용화 시점은.
“1월 18일 RSV 백신 후보물질 mRNA-1345 개발을 위해 고령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3상 임상시험 주요 데이터를 발표했다. 이를 바탕으로 상반기 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생물의약품을 허가 신청(BLA)할 계획이다. 조만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mRNA 독감 백신도 아직 없다. 향후 독감 백신이 출시된다면 강점은.
“모더나는 신속한 약물 설계 기술로 품질, 확장성 또는 속도를 변경하지 않고 약물 설계 일정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mRNA 기술이 일반적으로 임상 개발과 제조에 긴 리드 타임을 필요로 하는 전통 방식의 독감 백신 시장에 혁명을 일으킬 만한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mRNA 기술은 적용 범위와 면역학적 확장성의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빠르게 제품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모더나가 사업부(커머셜 조직)를 정비 중이라고 들었다.
“글로벌하게 확장을 시도할 계획이다. 21개국에 직접 진출해 조직을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아시아도 포함된다. 국가별로 모더나와 제약사에 필요한 요구가 무엇인지에 따라 구성 방식이 달라질 것이다.”
아시아 시장에서 기대하는 바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모더나 사업의 핵심 지역이다. 한국, 일본, 호주, 대만, 싱가포르, 홍콩에 자회사를 두고 있다. 2021년 모더나와 한국 정부는 국내 연구와 제조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협력을 발표했다. 한국은 모더나의 핵심 국가이자 파트너다.”
향후 3~5년 후 어떤 모습을 기대하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헬스케어 기업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mRNA 기술이 더 건강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 과학, 기술, 인류를 하나로 묶을 수 있다. 감염 질환, 종양학, 희소 질환, 심혈관 질환과 자가 면역 질환을 포함한 많은 치료 분야에 mRNA 혁신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Company Info
회사명 모더나
본사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사업 바이오 신약 개발
공동 창업자 데릭 로시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 로버트 랭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CEO 스테판 방셀
설립 연도 2010년
매출 192억6300만달러(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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