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세계 최초 테이저 개발 ‘액손’ 아·태 지역 시니어 디렉팅 매니저 네이슨 소텔 | “CEO가 직접 맞아보고 출시한 테이저 ‘T10’…‘게임 체인저’ 될 것”
“우리가 액손 엔터프라이즈(Axon Enterprise·이하 액손)를 설립해 테이저(TASER·비치사성 전기 충격 총)를 만든 이유는 ‘총알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기존 테이저 제품인 ‘X26P’는 단발 발사만, ‘T7’은 2발까지 연속 발사가 가능했지만, 지난 2월에 출시한 테이저 신제품 ‘T10’은 최대 10발까지 연속 발사할 수 있다. T10은 실제 총기를 대체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향후 테이저 시장을 확대할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다.”
네이슨 소텔(Nathan Sawtell) 액손 아시아⋅태평양 지역 시니어 디렉팅 매니저는 3월 29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테이저는 전선으로 연결된 전극침을 발사해 최대 5만 볼트의 고압 전류를 흘려보내 사람을 무력화시키는 ‘전도성 에너지 디바이스(Conducted Energy Device)’다. 1993년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설립된 액손은 세계 최초 테이저 제조사다. 설립 당시 사명은 ‘에어 테이저’로, 2017년 회사명을 액손으로 리브랜딩했다. 1994년 세계 첫 테이저인 ‘에어 테이저 34000’이 출시된 이후 이 회사 제품 이름을 딴 ‘테이저건’이 비치사성 전기 충격 총을 뜻하는 대명사가 됐다.
현재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액손의 테이저가 사용되고 있다. 한국 경찰도 2005년 테이저를 첫 도입했고, 액손의 테이저 제품(X26P)을 사용 중이다. 소텔 매니저는 “액손의 강점은 테이저 안전성에 대한 철저한 테스트에 기반한다”며 “이번 신제품 테이저인 ‘T10’ 역시 출시 전 릭 스미스(Rick Smith) 최고경영자(CEO)와 나를 포함한 회사 임원들이 직접 맞아봤을 정도로 제품 안전성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테이저의 가장 큰 시장은 어디인가.
“구체적인 수치는 밝힐 수 없지만 미국이 가장 큰 시장이다. (총기 사용이 허용된) 미국에서 우리가 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했고, 미국 내 경찰을 위주로 테이저 공급을 하다 보니 미국이 제일 큰 주력 시장이 됐다.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인도도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인도, 뉴질랜드, 영국은 경찰이 총기 소지를 못 하는데, 이런 국가는 테이저가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남미와 아시아 지역으로 시장을 확대하려고 노력 중이다. 특히 아시아처럼 총기 사용이 금지된 국가에서 테이저는 굉장히 매력적인 제품이라고 본다. 그래서 이러한 국가에 진출하기 위해 회사가 노력하고 있다.”
주로 법집행기관만 사용하나.
“예외적으로 민간 기업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항공사다. 기내에서 테러가 발생할 경우 이를 막기 위해 기내에 테이저가 들어간다. 한국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액손의 테이저(X26P)를 사용하고 있다.”
테이저 같은 무기를 만드는 업체는 액손이 유일한가.
“이런 무기를 만드는 업체는 아주 제한적이며, 소수에 불과하다. 실제로는 테이저라기보다는 스턴건(Stun gun·전기 충격기) 업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 중국 업체가 테이저를 만들고는 있지만 우리와 동일한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지는 못했다. 안전성에 대한 노력 역시 부족하다. 만약 아·태 지역에서 개인이 테이저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마 중국 업체가 만든 제품일 것이다. 우리가 만드는 테이저의 경우(미국에선 개인에게도 판매하지만), 아·태 지역에선 경찰과 같은 법집행기관에만 공급하고 있다. 경찰 같은 법집행기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의 안전이다. 액손이 테이저 개발 과정에서 엄격하게 안전 관련 테스트를 하는 이유다.”
안전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궁금하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연구시설에서 다단계의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R&D)에도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릭 스미스 CEO가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본인이 먼저 맞아볼 정도로 액손은 안전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우리는 안전을 위해 제품 판매 후 사용자의 트레이닝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현재 대규모 트레이닝팀을 운영 중이며, 올바른 테이저 사용법에 대한 교육을 많이 하고 있다.”
현재 테이저 제품의 성능은 어느 정도인가.
“X26P와 T7이 현재 보급된 테이저 제품들이다. 이 가운데 T7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현재 한국 경찰이 사용 중인 테이저는 X26P로 2013년 출시된 모델이다. 사거리는 7.62m로 단발 사격만 가능하다. 두꺼운 패딩 옷을 입은 사람에게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2018년 출시한 T7은 이러한 문제를 보완했다. 2발까지 연속 사격이 가능하고, 두꺼운 패딩 옷에 맞아도 전기 충격 효과가 있다. 특히, T7의 경우 소리로 위협하는 ‘워닝 아크(Warning arc)’ 기능이 있어서 테이저를 발사하지 않고도 용의자에게 경고를 할 수 있다. T7의 사거리는 7.62m로 X26P와 동일하다. X26P는 배터리팩 충전이 불가능해서 배터리 소진 시 교체를 해줘야 했었는데 T7은 배터리팩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성능이 보다 향상된 제품이다.”
이번 신제품은 무엇이 다른가.
“우선 10발까지 연속 발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연속 2발만 발사가 가능했던 T7 대비 성능이 5배 이상 향상됐다. 사거리 역시 13.72m로 대폭 개선됐다.”
보디캠(Body cam) 사업도 하고 있다고 들었다.
“테이저 사용이 필요한 상황인지에 대한 입증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경찰이 테이저 사용 시 보디캠을 착용하면 이러한 입증 문제가 쉽게 해결된다. 액손은 테이저를 꺼내면 보디캠이 자동으로 켜지고 기록이 되도록 시스템화했다. 어떤 상황에서 테이저가 사용됐는지 영상이 녹화돼 확인할 수 있고, 동료 경찰관의 보디캠도 함께 켜지기 때문에 다양한 각도에서 사건 당시 현장 영상을 확보할 수 있다. 테이저와 함께 보디캠을 세트로 판매하게 된 이유다.”
드론도 개발 중이라고 들었는데, 테이저를 드론에 탑재할 수도 있지 않나.
“실제로, 릭 스미스 CEO의 아이디어로 테이저를 드론에 탑재하는 것에 대해 논의를 한 적이 있었다. 내부에서 찬성과 반대가 있었고, 최종적으로는 위험한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지금 적극적으로 추진하지는 않지만 향후에는 가능할 수도 있다.
현재 액손이 드론을 활용하려는 이유는 드론에 카메라를 장착하면 더욱 다양한 각도에서 사건 현장 영상을 촬영할 수 있고 증거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드론을 자체적으로 만들기보다는 이러한 관점에서 드론을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테이저 카트리지 1발당 가격이 나라마다 다르지만, 수만원에 달한다. 재정 부담 때문에 훈련을 실시하기가 어렵다는데, 대안은 없나.
“우선,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는 테이저 카트리지 가격을 낮추기는 어렵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실전용 카트리지 대비 가격이 매우 저렴한 훈련용 카트리지를 만들어서 훈련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훈련용 카트리지는 전극침이 나가는 건 아니지만 실제와 유사하게 만들기 때문에 훈련에 적합하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가상현실(VR)을 활용한 훈련법이 있다. 액손은 VR을 이용한 훈련법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연구개발비를 투입해왔다. 카트리지 탑재는 하지 않았지만, 실제 사격과 유사하게 훈련을 할 수 있도록 ‘VR용 블루건’을 개발했다. 실제로 미국에선 경찰들이 VR을 이용한 테이저 훈련을 받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곳에서 VR로 테이저 훈련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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