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만의 종목 스터디 <14>] 개미가 뽑은 공매도 치고 싶은 종목 1위, 금양

안재만 조선비즈 증권부장 2023. 4. 1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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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양 부산 공장 전경. 사진 금양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사명도 낯설 금양이라는 종목의 주가는 3년 전인 2020년 3월 20일 종가 기준 1945원에서 올해 3월 31일 7만8500원으로 3년 새 40배 급등했다. 지난해 5월 이후만 따져도 4290원에서 7만8500원으로 10개월 만에 18배 폭등했다. 금양은 원래 발포제 생산 업체지만, 현재는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지르코늄 첨가제 사업, 수산화리튬 가공, 원통형 이차전지 사업, 콩고 리튬 광산 투자, 수소 연료전지 사업 등을 호재 삼아 주목받고 있다. 주가 상승으로 코스피200 신규 편입도 기대된다.

안재만 조선비즈 증권부장‘지금 부자들은 배당주에 투자한다’ ‘포스트 코로나 경제 트렌드 2021(공저)’ 저자

시가총액만 보면 건실한 이차전지 업체로 이미 입증된 것 같지만, 사실 아직 의문부호가 따라붙고 있다.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금양의 허름한 공장 풍경과 미래에셋증권의 호화로운 빌딩 전경을 나란히 붙인 사진이 화제가 됐다. 금양의 시가총액이 미래에셋증권을 앞질렀는데, 말도 안 되는 현상이라는 의도를 담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 한 주식 커뮤니티에서 ‘당신이 만약 공매도를 친다면 어떤 종목을 고르겠느냐’는 질문에도 에코프로그룹주를 제치고 금양이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금양은 기업 사이즈가 커졌음에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가 없다. 과열이냐 아니냐를 떠나, 어쩌면 첫 단계의 검증이 없었던 셈이다. 그랬기에 믿음이 있는 자(보유자)와 없는 자(비보유자)의 시선이 극명하게 차이 날 수밖에 없다.

주력 발포제 매출 비중 오히려 높아져…이차전지는 아직

금양의 주 사업은 발포제다. 발포제란 플라스틱이나 고무와 배합해 기포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압출이나 사출 과정에 가스를 발생시켜 기공 등을 만들어냄으로써 무게 절감 혹은 단열과 완충, 방음 효과를 내는 것이다. 지난해 초 회사 측 발표에 따르면 당시 1분기 기준 발포제 매출이 전체 매출의 63%를 차지했다.

이때만 해도 일부 증권사의 스몰캡(중소형주) 담당 연구원들은 금양의 미래 실적을 추정했는데, 대부분 2022년 안으로 발포제 외의 이차전지 사업 매출이 치솟아 발포제 매출 비중이 줄어들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올해 3월 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2022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중 발포제 비중은 오히려 67.6%로 상승했다. 발포제 매출이 2021년 1421억원에서 2022년 1441억원으로 증가했는데, 전체 매출은 2176억원에서 2131억원으로 2.04% 감소했다. 발포제 외 이차전지 등 기타 사업 매출이 쪼그라든 셈이다.

상상인증권 김장열 연구원이 지난해 9월 금양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당시에도 투자 의견이 ‘매수’는 아니었다. ‘어텐션(Attention)’이라는 상상인증권에만 있는 독특한 의견을 냈는데, 말 그대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으니 일단 주목해보자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어쨌든 당시 김 연구원은 금양이 이차전지 일부 사업에서 2022년 연내, 혹은 2023년 초에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리튬 확보와 관련해 연내 가시화될 것이라고 했고, 수산화리튬 가공은 2023년 봄 안에 매출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개발 완료했다고 밝힌 원통형 배터리는 4분기 파일럿(시험 생산) 라인을 시작으로 2023년 첫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시 김 연구원이 추정한 2022년 매출은 2500억~2600억원이었다. 그러나 금양은 예상치 대비 16% 적은 매출을 내는 데 그쳤고 앞서 얘기한 대로 발포제 외의 매출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물론 김 연구원 또한 대부분의 이차전지 매출이 2023년에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은 틀렸다고 단정할 수 없는 셈이다. 그렇기에 금양은 연내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이차전지 홍보대사이자, ‘밧데리(배터리) 아저씨’로 통하는 박순혁 금양 이사는 지르코늄 첨가제 사업에 기대를 드러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 자료를 보내왔다.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는 리튬인산철(LFP) 대비 성능은 물론 가격도 우월한데, 여기서 화재 안전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다. 그리고 여기에 톡톡한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는 회사가 바로 금양이다. 금양은 에코프로 등에 지르코늄 첨가제를 가공, 납품하고 있다. 지르코늄은 화학적으로 아주 안전성이 높은 원소여서 NCMA의 화재 안전성을 크게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 외 추가로 안전성을 더 높일 첨가제를 추가 납품하는 건에 관해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신규 사업으로 추진 중인 리튬 미세 가공 사업도 NCMA의 화재 안전성과 관련이 깊다. 니켈 함량이 높아질 경우 리튬과 니켈의 반응성이 떨어져 ‘잔류 리튬’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 잔류 리튬은 화재의 원인이 된다. 이러한 잔류 리튬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리튬을 미세 가공하는 공정이 추가로 필요하며 금양은 관련 설비를 2021년 초 만들어 현재 납품을 기다리고 있다.”

이차전지株 분산 투자 추천

금양의 가장 큰 문제는 주가가 너무 빠른 속도로 올랐다는 점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양은 스몰캡이었다가 너무 빠른 속도로 주가가 올라 이차전지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이 건드릴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단 한 증권사도 금양의 예상 실적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는 그나마 매수 의견 없는 리포트라도 있었지만, 앞으로는 참고 자료 없이 투자자들이 매매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순혁 이사 또한 “이차전지는 이제 시작이다”라고 말하면서도 종목별로 성적이 갈릴 수 있는 만큼 5~7개 종목으로 추려 업종을 한꺼번에 담으라고 조언했다. 이차전지는 자동차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만큼 비록 주가는 많이 올랐을지언정 계속 주목해야 하는 업종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직 전체 차량 중 전기차 비중은 1%대에 그치고 있어 이차전지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금양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을 하나 더 덧붙이자면 콩고 리튬 광산 등 해외 자원 개발과 관련한 파트는 당장은 크게 기대하지 말자는 점이다. 해외 자원 개발은 광산 자체의 수익성이 높더라도 정치와 사회 문제, 물류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너무 많다. 대기업들도 탈탈 털리고 돌아오는 일이 잦은 영역이다. 필자는 과거 한 자원 개발 업체의 몽골 현장을 탐방한 적이 있다. 당시 그 광산은 수익성이 있던 것으로 판명이 나긴 했으나 물류가 문제였다. 기차는커녕 트럭도 드나들기 어려운 도로 환경에 있는 광산이다 보니 물류비가 치솟을 수밖에 없었고 이 때문에 결국 흐지부지됐다. 모두가 그 광산의 수익성만 봤지만 드러나지 않았던 곳에서 실현 불가능한 숙제가 있었던 셈이다. 물론 금양의 광산 또한 그럴 것이라고 하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해외 사업은 우리 예상 밖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을 뿐이다. 금양에 투자하고 싶다면 미지의 영역은 일단 제쳐놓고 연내 신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꼼꼼히 따져보면서 접근하라고 권하고 싶다. 금양의 공장 신설 및 증설 스케줄도 잘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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