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밤낮 안 가리는데…밤에는 못 뜨는 진화 헬기
[앵커]
기후 변화로 산불 발생이 늘고 규모도 커지면서 산불 진화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초기 진압에 중요한 역할을 진화 헬기는 강풍이 심할 때나 밤에는 정작 뜰 수 없어 대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추재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축구장 530개 면적을 태운 강릉 경포동 산불, 주택과 펜션으로 옮겨붙어 삶의 터전을 망가뜨리고 1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순간 초속 30 미터의 강풍 탓에 초반 불길을 잡지 못해 피해가 더 커졌습니다.
[안찬각/동부지방산림청 산림보호팀장/지난 12일 : "초기 진화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비가 진화 헬기입니다. (이번에는) 강한 양간지풍으로 인해서 헬기가 출동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요."]
강풍에 못 뜬 진화 헬기, 밤에도 출동을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산림청이 산불 진화에 헬기를 띄운 건 모두 1천7백 여 차례, 야간 출동은 단 2차례뿐입니다.
헬기 조종 특성상 눈으로 장애물을 확인하는 '시계 비행'을 해야 하는데 밤에는 시야 확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현영부/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수리온' 기장 : "야간 투시경을 끼면 시야각이 120도에서 40도로 줄어들고요, 이륙을 해서 불에 접근해서 (물을) 투하할 때까지가 가장 위험한 단계가 되는 거죠."]
야간 투입이 가능한 건 국산 수리온 헬기 1대뿐, 이마저도 초속 10미터 이상 강풍에는 안전 문제로 야간 비행이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헬리콥터 형태의 '회전익' 항공기 대신 비행기 형태의 '고정익' 항공기를 도입하잔 주장이 나옵니다.
[오영환/더불어민주당 의원/소방공무원 출신 : "고정익 항공기는 기상 영향도 절대적으로 적게 받고요. 그리고 야간에도 운영이 가능하고 담수 용량도 더 큽니다."]
그러나 고정익 항공기 1대 임차에만 한 달에 70억 원 이상 필요해 도입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기후 변화로 우리나라도 산불이 잦아지고 규모도 커지는 만큼 새로운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추재훈입니다.
촬영기자:고영민/영상편집:김지영/그래픽 제작:노경일
추재훈 기자 (mr.ch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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