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李, 닷새 만에 사과…당에서 진상조사 왜 안 하나?

김유빈 2023. 4. 1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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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는기자 아자, 시작합니다.

민주당 출입하는 김유빈 기자 나왔습니다.

Q1. 김 기자, 처음 터졌을 때만 해도 국면 전환용이라고 정부를 비판하더니 결국 대표가 사과를 했네요?

네, 불과 닷새 만에 민주당 태도가 180도 달라졌는데요.

한번 보시죠.

[권칠승 /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지난 12일)]
"포렌식이 오래전에 있었는데 묘한 시기에 압수수색이 있었다 생각합니다. 여당 입장에선 국면전환이 필요한 시기 아닌가"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늘)]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당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립니다. (고개숙여 사과)"

연일 생생한 녹취가 터져나오자 민주당 지도부는 어제 긴급 최고위를 열었는데요.

밤 늦게까지 논의한 끝에 결국 오늘 사과를 하게 된 겁니다 .

Q2. 이재명 대표가 고심 끝에 내놓은 메시지 정리해볼까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됩니다.

대국민 사과,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조기귀국 요청, 그리고 수사기관에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 요청입니다.

세 번째 메시지가 눈에 띄는데요.

검찰에 신속한 수사를 요청한 겁니다.

민주당은 그동안 윤석열 정부의 검찰 수사를 야당탄압, 기획수사라고 비판해왔는데요.

이재명 대표가 오늘 "당에서 사실을 규명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말한 겁니다. 

이 말에는, 검찰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Q3. 사실 당에서 진상조사를 검토한다고 알려졌는데 오늘 빠졌거든요. 왜 안 하기로 한 거에요?

어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부분을 두고 격론이 벌어졌는데요.

당 윤리감찰단 혹은 당 대표 산하 기구를 별도로 꾸려서 진상을 조사하자는 의견도 제기됐지만 끝내 두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당내 진상조사 기구를 꾸린다해도 수사권이 없으니 당사자 진술에만 의존해야 하는데, 당사자들이 다 부인하고 있어서 실효성이 없다는 겁니다.

설령 조사를 해서 결론을 내놓은들, 믿어줄거냐는 문제도 있었는데요.

어차피 셀프조사로 셀프 면책해준거라고 비판할거지 않냐는 겁니다.

Q4. 당 지도부로서는 방탄 딜레마도 있다면서요?

네, 당 지도부를 취재한 바로는 그런 고민도 담겨 있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그 동안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를 '정치 탄압'이라고 지칭하면서, 당이 단일대오를 구축해 함께 맞서야 한다고 주장해 왔는데요.

이번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의원들도 하나같이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거든요.

이들만 선을 긋자니 이중잣대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수십 명의 의원들을 전부 두둔하자니, 민주당이 집단적 비리 혐의를 비호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지도부 입장에선 고민인 겁니다.

Q5. 이번엔 민주당 전당대회 구조적인 비리로 의심이 되는데, 지금 보면 당 지도부의 대책은 송영길 전 대표가 와서 해결해라 이 정도 같거든요. 그 전까지는 당에서는 뚜렷한 조치가 없다는 건데, 이 정도로 수습이 되겠습니까.

이재명 대표 측에선 정면돌파라고 주장합니다.

문제의 심각성도 충분히 알고 있다는 건데요.

이재명 대표가 어젯밤 송영길 전 대표와 직접 통화를 해서, 조속히 귀국하라고 압박한 것도 그런 일환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앞서 전해드린대로 당이 직접 나서기 힘든, 여러 고민들이 담긴 고육지책의 측면도 있어 보이는데요.

당 일각에서는 당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는데, 어떤 조사도, 징계도 없이 검찰 수사만 지켜보겠다는 태도는 무책임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당장은 송영길 전 대표가 언제 귀국하고, 어떤 책임있는 해명을 내놓느냐가, 이재명 대표의 조치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김유빈 기자 eubini@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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