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조직이 지시한 마약음료, 1회분 필로폰의 3배 들었다
[앵커]
강남 학원가를 공포에 떨게 한 '마약 음료', 학생들이 마신 이 음료에는 1회분 투약량의 3배가 넘는 필로폰이 들어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은 중국에 기반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이 반년간 계획한 '신종 범죄'로 보고 '총책' 추적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김우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인천에 있는 한 주택가 복도.
버려진 선반 안쪽에 불빛을 비추자 흰색 테이프가 보입니다.
'마약 음료' 제조에 쓰인 '필로폰'이 붙어있던 곳입니다.
이렇게 이른바 '던지기' 방식으로 필로폰 10g을 건네받은 길 모 씨는 음료 백 병에 마약을 나눠 섞었습니다.
실제로 학생들에게 배포된 마약 음료입니다.
한 병당 우유 100 ml, 필로폰 0.1g이 들어있습니다.
필로폰 1회의 일반적인 투약량, 0.03g보다 3배 이상 많은 양입니다.
[안동현/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장 : "상당히 위험한 양의 마약이 각 음료에 포함돼 있었습니다. 피해자들은 물론 마약 복용했을 때 어지러움, 구토 등의 부작용을 경험하는 학생들이 다수 있고요."]
경찰은 이번 범행을 중국에서 주도한 인물로 20대 한국인 이 모 씨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 씨는 지난해 10월 중국으로 간 직후부터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5개월 뒤, 국제우편으로 관련 재료를 국내에 반입시키고, '제조책'에게 음료를 직접 만들도록 했습니다.
'배포책'은 구인·구직 사이트 등을 통해 구했습니다.
[해당 구인구직 사이트 관계자/음성변조 : "어떤 때 보면 중국에서 보이스피싱 같이 (구인 글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어요."]
마약 음료를 제조, 배포하고 학부모에게 '협박 전화'를 하기까지 단 일주일이 걸렸습니다.
경찰은 중국에서 활동하던 보이스피싱 조직에 이 씨가 합류한 것으로 보고,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습니다.
또 윗선의 중국 합숙소 장소를 파악해 추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우준입니다.
촬영기자:김현민/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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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준 기자 (universe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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