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5년만에 '2+2' 외교안보대화 재개…"미래지향적 안보협력"(종합3보)

박성진 2023. 4. 1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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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정상회담 후속조치로 재개…양국 외교·국방 국장급 참석
북핵 등 동북아 안보환경 인식 공유…지소미아 정상화 상황 등 평가
한일 2+2 외교·안보 대화, 5년 만에 재개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한일 제12차 안보 정책협의회 이른바 '2+2(외교·국방) 외교·안보 대화'에 우리 측 대표인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 우경석 국방부 국제정책 차장과 일본 측 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안도 아츠시 방위성 방위정책 차장이 참석해 있다. 이날 한일 안보정책협의회는 지난 달 한일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5년 만에 재개된 것이다. 2023.4.17 [공동취재] hkmpooh@yna.co.kr

(서울·도쿄=연합뉴스) 김승욱 김효정 오수진 기자 박성진 특파원 = 한일 양국의 외교·국방 당국이 참여하는 '2+2' 형태의 국장급 외교안보 대화가 서울에서 5년 만에 재개됐다.

양국은 17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국 외교부와 국방부, 일본 외무성과 방위성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제12차 한일 안보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한국에서는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과 우경석 국방부 국제정책차장, 일본에서는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안도 아츠시 방위성 방위정책차장이 각각 대표를 맡았다.

외교부에 따르면 약 2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협의회에서 양측은 북핵 문제를 포함한 동북아 안보 환경, 양국 외교·국방 정책 협력 현황 및 한일·한미일 협력 현황 등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

양국 외교안보 당국 간 동북아 안보 환경에 대한 인식을 공유함과 동시에, 상대국 국방·안보 정책에 대해 상호 이해를 제고하고 한일간 안보협력을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양측은 북한의 최근 고체연료 추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를 비롯한 핵·미사일 고도화와 미중 전략 경쟁 심화 등으로 변화하는 역내 안보환경에 대해 인식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정부는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일본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야 할 때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5년 만에 재개된 한일 2+2 안보 대화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우리 측 대표인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과 일본 측 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안도 아츠시 방위성 방위정책 차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한일 제12차 안보 정책협의회 이른바 '2+2(외교·국방) 외교·안보 대화'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한일 안보정책협의회는 지난 달 한일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5년 만에 재개된 것이다. 2023.4.17 [공동취재] hkmpooh@yna.co.kr

양측은 이날 협의회에서 지난달 21일 정상화 조치가 완료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상황도 평가했다. 다만 구체적 정보공유 심화 방안까지는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최근 방위안보 정책 변화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을 수도 있다.

일본은 지난해 말 적 미사일 기지 등을 공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 보유를 포함해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결정했다.

이는 중국의 공세적 부상을 비롯한 동북아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으로 해석됐다.

이날 회의는 5년만에 재개된 만큼 안보 환경에 대한 시각과 협력 현황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미래지향적 안보협력 발전 등 큰 틀의 방향성에 공감대를 이루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다.

외교당국과 국방당국이 함께하는 '2+2' 형태 협의체는 보통 외교안보 전반에 대해 전략적 소통이 필요한 국가들과 운영된다. 현재 정부는 미국, 호주와 장관급 '2+2' 회의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과도 국장급이기는 하지만 2+2 회의를 재개한 것은 한일을 둘러싼 안보 환경과 양국의 정책에 대해 보다 심도 있는 소통을 하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그동안 크게 위축됐던 한일 국방당국간 교류 정상화를 모색하는 것도 이번 회의의 초점 중 하나로 전해졌다.

양국 국방당국 간에는 2018년 한일 레이더-초계기 갈등에 따른 앙금이 아직 남아 있다. 이날 협의회 후 국방당국 인사들은 별도의 오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날 외교안보 대화에 대해 "한일 양국을 둘러싼 전략환경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각각의 안전보장, 방위 정책에 대한 상호 이해를 심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 대응과 인도·태평양에서의 협력을 포함해 한일, 한미일 협력 강화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며 "한일 안보 방위 협력 강화를 위해 긴밀히 의사소통해 나가기로 의견 일치를 봤다"고 덧붙였다.

마쓰노 장관은 한일 레이더-초계기 갈등에 대해서는 "이번 대화에서 이 사안을 포함해 방위 당국 간 과제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나 외교상의 논의로 자세한 내용은 언급을 삼가겠다"면서 "현재 한일 방위 당국 간에는 이 과제가 있지만 최근 한일 관계를 건전하게 되돌리는 큰 흐름 속에서 방위 당국 간에도 계속 한국 측과 긴밀히 의사소통을 도모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5년 만의 한일 2+2 안보 대화, 자리에 앉은 일본 측 대표들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한일 제12차 안보 정책협의회 이른바 '2+2(외교·국방) 외교·안보 대화'에서 일본 측 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앞), 안도 아츠시 방위성 방위정책 차장이 우리 측 대표들과 마주보고 있다. 이날 한일 안보정책협의회는 지난 달 한일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5년 만에 재개된 것이다. 2023.4.17 hkmpooh@yna.co.kr

이번 협의회는 지난달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다양한 협의체들을 조속히 복원하자고 합의한 데 따라 재개된 사실상 첫 사례다.

한일 안보정책협의회는 1997년 한일 외무장관회담 합의에 따라 시작돼 이듬해 서울에서 제1차 회의가 열렸고, 이후 양국 관계 악화·개선으로 인한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며 총 11차례 열렸다.

가장 최근에 열린 제11차 회의는 2018년 3월 도쿄에서 진행됐는데, 그 이후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와 관련한 한국 대법원 확정판결,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지소미아 문제 등으로 양국 관계가 급속히 나빠지면서 개최되지 않았다.

한편 한일 양국은 지난 2014년 이후 중단됐던 외교차관급 전략대화 재개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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