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만에, 5분 거리에서 또…전세사기 피해자 또 극단선택
[앵커]
지난 금요일, 인천 미추홀구에서 전세 사기 피해를 입고 괴로워하던 한 20대 남성이 스스로 세상을 등졌는데요.
불과 사흘 만에 또 다른 전세 사기 피해자가 비슷한 고통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이로써 이른바 '건축왕'에게 전세 사기 피해를 입고 세상을 등진 피해자가 벌써 3명으로 늘었습니다.
윤아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아파트.
'전세사기 수사 중', '계약주의'라는 스티커들이 붙여져 있고 수도요금이 밀려 미납 시 단수하겠다는 독촉장도 부착됐습니다.
오늘 새벽 2시 10분쯤 이 아파트에 살던 30대 여성 A 씨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결국 숨졌습니다.
A 씨 옆에는 손글씨로 쓰인 유서도 함께 발견됐습니다.
A 씨는 지난 2019년 이곳에 첫 전세 계약을 한 데 이어, 한 차례 계약을 갱신하며 전세금 9천 만 원을 내놓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이 건물의 소유주인 이른바 '건축왕'의 사기 행각이 드러나며 건물이 경매에 넘어갔고, A 씨 역시 전세금을 날릴 상황에 괴로움을 호소했습니다.
피해 금액을 구제받기 위해 피해자 모임과도 활발하게 소통했지만,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김병렬/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 부위원장 : "고소장, 진술서 그 다음에 탄원서 그 다음에 뭐 제가 대표로서 할 수 있는 위임장도 써주시고…."]
A 씨가 살고 있던 건물에서 불과 5분 거리의 또다른 건물.
역시 '건축왕' 소유였던 이 건물에서도 사흘 전 비슷한 희생자가 나왔습니다.
전세금 9천 만원을 돌려받지 못한 채 극단적 선택을 한 피해자의 우편함엔 미납 고지서만 꽂혀 있었습니다.
[최은선/B 씨 이웃주민 : "집에 오는 우편물을 안 들고 가시더라고요. 그게 이제 쌓이고 쌓이고 쌓여가지고…."]
지난 2월 발생했던 피해 사례를 합치면 건축왕에게 입은 피해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은 벌써 3명으로 늘었습니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회원회는 경매를 중지시키는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윤아림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김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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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림 기자 (ah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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