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높다했는데…가상화폐 투자자에 대출 대거 내준 케이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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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자금 공급원으로 활용된 정황이 포착됐다.
케이뱅크 전체 신용대출액의 60% 이상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이용자들에게 나간 것이다.
17일 이데일리가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 전체 신용대출 누적액의 60% 이상이 업비트 연계계좌 보유 고객(가상화폐 투자자)에게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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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뱅크도 가상자산 리스크에 파산...감사 필요"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국내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자금 공급원으로 활용된 정황이 포착됐다. 케이뱅크 전체 신용대출액의 60% 이상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이용자들에게 나간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케이뱅크 연체율이 급증한 배경에 가상화폐 투자로 흘러간 대출이 부실화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케이뱅크가 인터넷 은행 중 가장 높은 연체율과 부실채권 비율로 도마에 오른 점을 감안하면 가상자산 관련 건전성 점검이 시급하다는 평가다.
신용대출 60%가 업비트 연계계좌 대출
17일 이데일리가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 전체 신용대출 누적액의 60% 이상이 업비트 연계계좌 보유 고객(가상화폐 투자자)에게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신용대출 총 잔액이 8조2140억원으로 이 중 업비트 연계계좌 보유자의 대출액이 4조9487억원(60.25%)에 달했다. 반면 업비트 계좌가 없는 일반 고객의 대출액은 3조2652억원(39.75%)에 그쳤다.
문제는 업비트를 이용하는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케이뱅크 신용대출을 받아 ‘빚투(빚내서 투기)’에 활용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보인다는 점이다. 케이뱅크가 업비트에 실명 계좌를 발급해주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2020년 6월 말이다. 지난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업비트로 입금한 기록이 있는 고객들이 케이뱅크에서 받은 총 대출액을 집계해보면 4조1031억원대다. 같은 기간 업비트로 이체한 총 금액대도 4조9060억원을 기록했다.
더불어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케이뱅크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금액과 해당 월에 업비트로 이체한 월별 금액대도 평균적으로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가상화폐 투자자가 케이뱅크에서 받은 신규 신용대출액이 증가하면 업비트로 이체한 금액도 유사한 수준으로 늘어났고, 반대로 대출받은 금액이 감소하면 업비트로 이체한 금액도 감소세를 보였다.
가장 우려가 되는 요인은 케이뱅크에서 업비트 이용자들의 계좌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업비트 이용자들의 연체율은 지난 2021년 6월(0.14%) 이후 지난해 말(1.01%)까지 한 달도 쉬지 않고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연체율 상승폭만 0.87%포인트(p)에 달한다. 반면 같은 시기 업비트 계좌가 없는 일반 고객들의 연체율은 0.14%p 감소했다. 이 시기 전체 신용대출 연체율은 0.57%에서 0.98%로 0.47%p 상승했다. 업비트 이용자들의 높은 연체율이 케이뱅크의 건전성 리스크를 키운 셈이다.
케이뱅크는 현재 인터넷 은행 및 1금융권을 통틀어 가장 높은 연체율과 부실채권 비율로 도마에 오른 상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의 전체 연체율은 0.85%로 인터넷은행을 포함해 전체 1금융권 중 가장 높다. 부실채권 규모도 0.95%로 토스뱅크(0.53%)와 카카오뱅크(0.36%) 대비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가상자산 거래소와 연계가 됐던 시점부터 금융당국의 면밀한 점검이 있었어야 했다”며 “가상자산 리스크 때문에 파산했던 시그니처뱅크 사례를 감안하면 지금이라도 정확한 대출 실태와 부실화 가능성에 대해 점검이 있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케이뱅크 측은 “업비트 계좌를 보유한 고객 중 케이뱅크에서 신용대출을 받았다 해도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는 체크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4조원대가 다 업비트로 흘러갔다고 보는 것은 과한 해석”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지영의 (yu0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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