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FLUENCER] 현실고증 100% 캐릭터 묘사… `시켜줘` 명예인류학자
조롱아닌 애정으로 깊은 공감 선사
270개 영상 누적조회수 7억4000만회
'다큐 황은정' 등 롱폼 콘텐츠 주목
유튜브 채널 '사내뷰공업'
연차가 쌓일수록 안내 멘트를 말하는 목소리에 영혼이 없어져 가는 놀이공원 알바생, 잘 모르겠는 영어 단어의 뜻을 묻는 학생에게 "이런 건 안 외워도 돼"라며 얼버무리는 과외 선생, 두발 검사를 앞두고 '귀밑 15㎝' 규정을 맞추기 위해 고데기로 머리를 만 뒤 "선생님, 저는 자연 곱슬이에요"라고 우기는 1996년생 중학생 일진까지.
어디선가 한 번쯤 만나본 듯한 이 모든 인물이 한데 모여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곳이 있다. 바로, 유튜브 채널 '사내뷰공업'이다.
'사내뷰공업'은 주변에서 꼭 있을 법한 다양한 인물들을 통찰력 있게 연기해내는 하이퍼 리얼리즘(극사실주의) 1인 상황극 채널이다. 콘텐츠 기획부터 출연, 촬영, 편집까지 모든 것을 총괄하는 유튜버 사내뷰공업의 '본체'는 카카오계열 콘텐츠 회사 파괴연구소의 김소정 프로듀서다. 각종 아르바이트(알바)의 특징과 고충을 담아낸 '우당탕탕 알바 공감 시리즈', 중·고등학교의 괴짜 캐릭터들을 묘사한 '빌런 시리즈', 1996년생 일진 황은정의 일상을 담은 페이크 다큐멘터리 '다큐 황은정' 등 현재까지 그가 선보인 모든 콘텐츠가 폭발적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공개하는 영상마다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상위권에 오르는 것은 물론,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는 구독자 수로 지난해 유튜브가 발표한 '2022년 국내 급성장 크리에이터 TOP10'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케이 컬처(K-Culture)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랭킹(IMR)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2월 말 채널의 문을 연 사내뷰공업은 시작부터 큰 주목을 받으며 가파른 성장 궤도를 달려왔다. 활동 시작 2개월 만인 지난해 2월 구독자 10만 명을 돌파하는 괴력을 발휘했고, 그로부터 1년 뒤인 올해 2월 50만 명의 고지마저 넘어섰다. 현재 보유한 구독자 수는 54만 명, 270여 개 동영상의 누적 조회 수는 7억 4000만 회에 달한다. 최근 공개해 큰 화제를 몰고 있는 4부작 시리즈 '다큐 황은정'은 2개월 만에 총 1000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올렸고, 관련 쇼츠(shorts) 영상 '복장 검사하는 날 90년대생 황은정'은 단독으로 조회 수 980만 회를 기록하며 채널 내 최고 인기 영상에 등극했다.
1년여 전 혜성처럼 나타나 단숨에 하이퍼 리얼리즘 트렌드를 이끄는 대표주자로 우뚝 선 사내뷰공업, 그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보이스오브유 선임연구원)는 "'이 시대의 인류학자'라는 별명답게 사내뷰공업은 모두가 일상 속에서 한 번쯤 마주쳐본 유형의 사람들을 그 누구보다 생생하고 세심하게 묘사해내며 '편안한 공감'과 '담백한 웃음'을 끌어낸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사내뷰공업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의식하지 못했던매시간 매초의 장면들을 세심하게 관찰해 있는 그대로 재현한 '현실고증 100%' 콘텐츠들로 큰 재미를 준다. '내가 살아온 삶'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말하는 김소정 프로듀서는 짧은 대사와 순간의 분위기만으로도 우리가 알아차릴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일화들을 다루며 '나만 이렇게 느낀 게 아니구나'하는 깊은 공감과 자극적이지 않은 웃음을 선사한다.
영상마다 "현실고증 미쳤다", "이거 연기예요? 와 몰랐네", "저 말투랑 행동 진짜 찐이다", "저 시대 감성 제대로 담은 듯", "이게 바로 현대예술"이라는 감탄의 댓글이 줄을 잇는다.
사내뷰공업은 다양한 인간 군상의 괴짜다운 면모를 조명하지만, 조롱이 아닌 애정이 어린 시선으로 이들을 바라보기에 더 큰 공감과 지지를 얻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불량스러운 '일진 빌런' 황은정, 여우 짓에 능한 '귀여운 척 빌런' 김민지, 막말로 남에게 상처를 주는 '자존감 빌런' 신지유 등 학교 내 악당으로 그려지는 각종 빌런 캐릭터들조차도 마냥 밉지 않은 입체적인 인물로 그려지기에 "애정이 느껴진다", "씁쓸한 웃음 대신 훈훈한 웃음이 지어진다"라고 고백하는 구독자들이 많다. 단순 재미만을 추구하기보다 세상에 문제의식을 던지고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콘텐츠로 가득한 채널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사내뷰공업. 최근 선보인 '다큐 황은정' 시리즈로 숏폼 뿐 아니라 롱폼 콘텐츠에서도 강자임을 증명한 이 채널의 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1인 N역 능력자'로 불리는 김소정 프로듀서가 또 어떤 캐릭터로 변신해 우리에게 어떤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지, 앞으로의 활동에도 거는 기대가 크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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