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마약음료' 1병에 필로폰 3회분…"피싱 조직, 반년전부터 계획"

(서울=연합뉴스) 마약 공포로 전국을 뒤흔든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은 중국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이 반년 전부터 범행을 구상해 역할을 나누는 등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경찰이 파악했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마약과 피싱(phishing)을 결합한 신종 범죄로 규정했는데요. 국내에서 이 같은 유형의 '마약피싱' 범죄가 확인된 건 처음입니다.

안동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장은 17일 오전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이모(25·한국 국적)씨가 중국에 건너간 지난해 10월부터 이번 사건과 관련한 모의 또는 계획이 시작됐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범행은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책으로 추정되는 이씨가 지난달 초 중학교 동창인 길모(25·구속)씨에게 마약음료 제조·배송을 지시하면서 본격화했습니다.

길씨는 지난달 22일 마약 음료 제조에 쓸 중국산 우유를 국내에서 구입했고 사흘 뒤인 25일 밤에는 인천 주택가에서 지정한 장소에 마약을 숨겨놓으면 구매자가 이를 찾아가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 약 10g를 구매했습니다.

배포 이틀 전인 이달 1일 길씨는 강원 원주시 집에서 마약음료를 제조했는데, 마약음료를 100병 만든 점으로 미뤄 병당 3회 투약 분량인 0.1g의 필로폰이 들어간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습니다.

범행을 꾸민 일당은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 뒤 "대치동 학원가에 배포하라"며 '좌표'까지 찍어줬습니다.

국내에서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전화번호를 변작해주는 전문업자 김모(39·구속)씨가 합류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마약 중독자를 늘리려 범행했다기보다는 신종 수법을 모색해 범죄 수익을 늘리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영상으로 보시죠.

<제작:김해연·양지호>

<영상:연합뉴스TV·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제공>

▶제보는 카톡 okje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