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50평형 공급 80가구뿐…부산 대가족 갈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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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은 대가족은 이사할 곳이 없습니다. 가끔 나오는 집은 '희귀 매물'이라고 터무니없이 비싸니 옮길 엄두가 안 납니다."
김 씨는 부산 서구의 168㎡(51평, 이하 공급 면적)형 아파트에 딸 셋(대학생 2명, 중학생 1명), 아내와 함께 산다.
김 씨처럼 부산에서 대가족이 이사할 곳을 찾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급이 거의 없어서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부산에 2021년부터 지난달까지 공급된 아파트는 모두 2만6753가구(임대 제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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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평이상은 전체의 2.9% 불과
소가족 늘고 건설사 비용 부담
미분양 우려도 대형 외면 한몫
공급정책 소외…품귀 이어질 듯
“우리 같은 대가족은 이사할 곳이 없습니다. 가끔 나오는 집은 ‘희귀 매물’이라고 터무니없이 비싸니 옮길 엄두가 안 납니다.”
17일 5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이사할 집을 찾지 못해 걱정을 쏟아냈다. 김 씨는 부산 서구의 168㎡(51평, 이하 공급 면적)형 아파트에 딸 셋(대학생 2명, 중학생 1명), 아내와 함께 산다. 아파트 연식이 20년을 넘기면서 이사할 곳을 알아보고 있지만, 5명이 살기에 적당한 집이 없다. 김 씨는 “몇 년째 허탕이다. 지금 사는 집 시가는 5억 원 정도인데, 이 돈으로 갈 만한 곳이 없다”고 했다.
대가족이 아파트 공급 정책에서 소외되고 있다. 건설사는 가족 구성이 1, 2인 가구 중심으로 변하면서 대형 평형 수요가 적고, 높은 거래 가격에 대한 부담 때문에 공급을 꺼린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분석한다.
김 씨처럼 부산에서 대가족이 이사할 곳을 찾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급이 거의 없어서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부산에 2021년부터 지난달까지 공급된 아파트는 모두 2만6753가구(임대 제외)다. 이 중에서 165㎡(50평) 이상은 80가구뿐이다. 전체의 0.3%다. 132~165㎡(40평대)는 707세대로 전체의 2.6%다. 2년 3개월 동안 부산에 공급된 40평대 이상 아파트 수가 800세대도 안 되는 셈이다. 이마저도 2021년 3.5%, 2022년 3.0%, 2023년 1분기 0.3%로 그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이른바 ‘국민 평형’을 포함한 30평대(99~132㎡)로의 쏠림은 갈수록 심해진다. 2021년 전체 공급량의 43.4%였던 30평대 아파트는 지난해 66.8%, 올해 1분기 78.8%로 비율이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 10년을 비교하면 40평대가 급감한 것이 쉽게 눈에 띈다. 2012년 부산 전체 공급 아파트 중 50평 이상 비율은 0.5%, 40평대는 11.8%였다. 10년 후인 2022년에는 각각 0.3%포인트, 9.0%포인트나 감소했다. 대신 30평대는 10년 새 8.7%포인트 늘었다.
나날이 1인 가구가 급증하고, 분양가가 높아지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전용 면적 기준 102㎡ 건물 이상에 붙는 부가세도 공급자로서는 부담이다. 한 1군 건설사 관계자는 “요즘 가족 구성이 3인 이하가 대부분이어서 건설사도 추세를 따를 수밖에 없다”며 “10억 원짜리 1채보다 5억 원짜리 2채를 파는 게 더 쉽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건설사는 작은 평형보다 큰 평형의 미분양을 더 두려워한다. 작은 평형과 달리 큰 평형은 미분양 이후 해결책이 없다는 걸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라며 “당분간 ‘대형 평형 품귀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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