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예타 완화 폐기, 재정준칙 통과로 나라 곳간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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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기준을 상향 조정하려던 방침을 여당의 반대로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고 한다.
예타 기준을 완화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재정소위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지만, 여당 원내사령탑인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제동을 건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다시 한번 강조할 것은 재정준칙 입법화의 시급성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가운데 재정준칙이 없는 국가는 한국과 튀르키예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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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준칙 통과에 꼭 협력해야
예타 기준 완화는 경제규모 변화에 따라 고려의 필요성이 없진 않지만 세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미루는 게 맞는다. 더욱이 내년에 총선이 치러지므로 포퓰리즘적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윤 대표는 "민생이 몹시 어려운 현 상황에서 국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한 후 법안을 더 신중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예타 기준 완화는 경제가 회복되고 세수가 정상화되기까지는 당분간 거론하지 말아야 한다. 나라 곳간이 빌 판에 세금지출의 타당성 조사를 완화하겠다는 것은 누가 봐도 시의 부적절한 정책이다. 지금은 돈을 풀 생각을 할 계제가 아니라 허리띠를 졸라맬 궁리를 할 때다. 여야 모두 한통속으로 예타 완화에 합의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고 시간만 허비한 셈이다.
올해 세수결손은 적어도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결손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경기의 직격탄을 맞는 법인세 등의 세수 감소 폭이 예상보다 더 큰 상황이다. 정부로서는 세수가 감소하면 거기에 맞춰서 나라 살림을 운용하는 수밖에 없다.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고 세금이 새어나갈 구멍을 막아야 한다.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이 아껴가며 써야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다시 한번 강조할 것은 재정준칙 입법화의 시급성이다. 재정준칙은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제한하는 규정이다. 선진국들은 이 규정으로 예산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가운데 재정준칙이 없는 국가는 한국과 튀르키예뿐이다.
국회 다수당으로서 자유로운 예산 집행을 원하는 더불어민주당은 재정준칙 처리에 몽니를 부리다시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나랏돈을 흥청망청 쓸 수 있는 시기가 아님은 야당 의원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달은 어렵다 하더라도 다음 달에는 반드시 재정준칙을 통과시켜야 한다. 재정준칙이 없이 예산을 마구 쓰다가는 2060년이 되면 국민 1인당 국가채무가 1억원에 이른다는 전망도 있다.
예산이 부족하면 국채를 발행해야 하고, 국가채무는 그만큼 더 늘어나게 된다. 재정건전성은 당연히 더 나빠진다. 나랏빚은 지금 1000조원이 넘는다. 재정상태를 도외시한 방만한 국가 경영은 후손들에게 큰 빚을 물려주게 되는 것이다. 오죽하면 항간에서 예타 완화안을 'MZ세대 착취법'이라고 부르겠나. 무엇보다 재정준칙이 있고 없음은 국가신인도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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