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년 앞두고도 청산 못한 역사, 친일문제 공론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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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역사에서 물려받은 분열의 상처는 친일과 항일, 좌익과 우익, 그리고 독재시대의 억압과 저항의 과정에서 비롯한 것이다.
친일파 청산은 사회정의를 세우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더 이상 그런 행위를 못하게 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불의와 타협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친일파가 끼친 악영향이 우리 사회 곳곳에 아주 크게 남아있다.
우리의 친일청산과 과거 극복이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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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문상배 | 60대 남성·서울시 강남구
우리가 역사에서 물려받은 분열의 상처는 친일과 항일, 좌익과 우익, 그리고 독재시대의 억압과 저항의 과정에서 비롯한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시대의 역사에 대한 올바른 정의와 청산이 이뤄져야 한다.
친일의 역사로부터 비롯한 분열과 갈등이 광복 70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해방은 됐으나 좌우대결에 매몰돼 친일세력의 득세를 용납했고 그 결과, 친일세력의 단죄는커녕 역사의 진실조차 채 밝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해방 직후 나라를 세우는 일이 먼저라는 이유로 친일청산에 눈을 감았다. 그 결과 정의가 부정되고 가치는 뒤집혔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 나라를 배신했던 친일파들은 일본을 등에 업고 많은 땅과 재산으로 부와 권세를 누렸고 대를 이어 그 후손들도 학계, 문화예술계, 언론계, 정치계 등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기득권과 영향력을 행사하며 당당하게 살고 있다.
친일파가 장악해버린 대한민국. 그래서 한국사회에서는 해방 뒤 반세기 가까이 친일이라는 말을 함부로 입에 담아서는 안 되는 침묵의 카르텔이 형성된 것이다.
우리는 왜 또다시 친일문제를 얘기해야 하는가. 과거 청산과 극복 없이는 희망도 미래도 없기 때문이다. 민족정기를 살려 나가고 정체성을 극복해 나가는데 있어서는 청산의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친일청산은 비극의 현대사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일본 제국주의 억압에서 벗어난 지 70여 년이지만 우리는 식민지배의 흔적을 얼마나 지웠는가. 사회 곳곳에 포진한 친일, 변절, 독재가 당당하게 권세를 누리는 ‘그들만의 조국’이다.
되돌아오지 않는 과거는 없다. 그것이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까닭이다. 친일은 청산해야 할 과거다.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하지만 대다수 친일 후손들은 선조의 과거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반성하지 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 친일파 청산은 사회정의를 세우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더 이상 그런 행위를 못하게 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불의와 타협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과거의 상처와 아픔에 대한 치유 없이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당시 친일파는 가고 없다. 그러나 친일파가 끼친 악영향이 우리 사회 곳곳에 아주 크게 남아있다. ‘옳은 일을 하면 손해 본다’, ‘불의와 타협해야 대를 이어서 잘 먹고 잘산다’는 학습된 패배주의가 만들어졌다.
친일문제를 다시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공론화할 기회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독일은 지금도 나치 전범들에 대한 추적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친일청산과 과거 극복이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친일청산은 아직 끝난 문제가 아니다. 충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이고 앞으로 재발 가능성이 있는 문제기 때문에 반성적 성찰을 통해 계속 추진해 나가는 상설기관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친일행위자뿐 아니라 그걸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우리도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우리가 해방 80년, 광복 80년을 앞두고 있다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해방도 광복도 되지 못한 어정쩡한 상태가 오늘 우리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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