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자동차뿐...친환경차 앞세워 수출액 역대 최대 65억 달러 찍어
부품 경색 풀리고 신차 효과 겹쳐 6년 만에 40만대
수출액은 친환경차 호조에 두달 연속 최고치 경신
우리나라의 월간 자동차 생산량이 6년 만에 다시 40만 대를 넘어섰다. 친환경차 판매가 늘고 차량용 부품 수급이 정상화되면서 자동차 수출액은 2개월 연속 역대 최고를 경신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 이런 내용의 '3월 자동차 산업 동향'을 발표했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1년 전보다 35.6% 늘어난 40만9,806대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량이 40만 대를 웃돈 건 2017년 3월(40만7,000대) 이후 처음이다.
산업부는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상황이 좋아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여기다 그랜저·코나 등 신차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차량 생산량이 급증했다.
IRA 걱정했지만...3월 자동차 수출 절반은 북미 시장
3월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동월보다 30.8% 늘어난 65억1,800만 달러(약 8조5,000억 원)로 2월(56억 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게 됐다. 자동차 수출량은 지난해보다 48% 증가한 26만2,341대를 나타냈다. 2016년 12월(약 29만8,000만 대) 이후 6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단가가 높은 친환경차의 수출량이 월간 사상 처음으로 7만 대를 넘어서며 수출액 증가에 효자 노릇을 했다. 지난달 친환경차 수출량은 1년 전보다 79.5% 급증한 7만1,781대다. 친환경차 수출액도 94.7% 늘어 22억7,000만 달러(약 2조9,000억 원)였다.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액의 3분의 1을 친환경차가 책임진 셈으로 친환경차 수출액 역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북미, 유럽 시장 수출이 크게 늘었다. 3월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31억4,400만 달러(전년 동월 대비 61.9% 증가), 대유럽연합(EU) 수출액은 10억6,300만 달러(전년 동월 대비 114.9%)로 전체 수출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정부는 특히 북미 시장에서 자동차 수출 규모가 늘어난 점을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수출 타격을 걱정했지만 지난해 12월 이후 세액공제 적용 대상 차종(전기차·수소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의 미국 내 판매량이 회복세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미 재무부는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미국이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을 40% 이상 쓴 경우에만 전기차 보조금 7,500달러(약 1,000만 원)를 지급하기로 했지만 렌털용 차량 등에는 예외를 둬 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실제 한국무역협회가 지난해 3월부터 1년 동안 미국 내 세액공제 적용 대상 차종(전기차‧수소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의 대미 수출액을 봤더니 △2022년 3월 3억6,800만 달러에서 △6월 2억6,890만 달러로 내려앉았다가 △3월 5억4,600만 달러로 상승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북미산이 아니더라도 IRA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업용 판매 비중이 2022년 약 5%에서 올 1분기 잠정 28%까지 증가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자동차 호황에 내수 판매 희비는 엇갈려
자동차 업계도 역대 최고 수출액을 기록한 배경으로 ①주력 전기차(EV) 모델의 판매 호조 ②반도체·부품 공급난 완화에 따른 사전 주문량 해소 ③높은 환율을 꼽고 있다.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1분기(1~3월) 두 회사의 전기차 판매량은 13만5,499대로, 전년 동기(9만5,027대) 대비 무려 49.7% 늘었는데 이 중 해외 판매량은 10만4,517대로 전년 동기(5만4,034대) 대비 무려 93.4% 늘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2만3,454대)와 기아의 EV6(2만1,855대)가 1분기 해외 판매 2만 대를, 기아 니로 EV(1만9,207대)와 현대차 아이오닉6(1만5,010대)도 1분기 1만 대를 넘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국내 자동차업계는 연말 이후인 1분기가 판매량이 적은 비수기에 해당한다"며 "이를 감안했을 때 현대차가 33만 대, 기아가 25만8,000대로 제시한 올해 전기차 판매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달 완성차의 내수 판매는 16만5,851대로 전년보다 19.6% 늘었는데 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3월 대비 현대차(40.9%)·기아(18.0%)·케이지(KG)모빌리티(74.5%)의 판매량은 늘어난 반면 한국지엠(-52.9%)·르노코리아(-40.9%)는 줄었다. 벤츠 등 수입차의 내수 판매량(2만5,103대)도 9.0% 줄었다.
3월 국내 판매량 1위는 그랜저GN7(1만916대)이 차지했다. 이어 쏘렌토(6,890대), 카니발(6,873대), 아반떼(6,619대), 토레스(6,595대) 순이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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