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박서준·아이유, '이병헌 장르' 성공적 입성…말맛·감동 다 잡다 [종합]
17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드림’(감독 이병헌) 기자간담회에서는 이병헌 감독을 비롯해 박서준, 아이유, 김종수, 고차억, 정승길, 허준석, 이현우, 양현민, 홍완표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는 26일 개봉할 ‘드림’은 개념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 분)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 분)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하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 ‘스물’,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비롯해 천만 영화 ‘극한직업’을 선보인 이병헌 감독의 신작이다. 4월 화제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0년 대한민국이 첫 출전한 홈리스 월드컵 실화를 모티브로 각색을 거쳐 만들었다.
‘드림’은 1600만 명이 넘는 관객들을 모으며 역대 국내 개봉작 매출 1위를 기록했던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의 신작으로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와 오는 11월 개봉을 앞둔 ‘더 마블스’를 통해 할리우드에 진출하며 글로벌 스타로 떠오른 박서준. 그리고 톱가수 겸 배우로 활약 중인 만능 엔터테이너 아이유의 첫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긴장한 모습으로 마이크를 잡은 이병헌 감독은 “‘드림’의 시나리오는 10년 전에 썼다. ‘스물’보다 더 이전”이라며 “홈리스란 소외된 계층을 다루고 실화를 모티브로 한 것이기 때문에 너무 희극적 분위기로만 쓸 순 없었다. 결과물은 이렇게 나왔는데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다”고 떨리는 개봉 소감을 전했다.
지난 1월 개봉 후 아이맥스로 재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부터 ‘리바운드’, ‘에어’까지. 4월 극장가는 ‘체육의 달’이란 별명이 생길 정도로 스포츠 소재 영화들이 잇달아 출사표를 던졌다. 스포츠 영화 후발주자로 도전장을 내민 ‘드림’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이병헌 감독은 “본격 스포츠 영화라고 할 순 없다”면서도, “다른 스포츠 영화들은 왜 이 팀이 승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목적이 있다. 보다 위를 바라보며 가는 분위기다. 반면 저희 영화는 조금 뒤쳐진 곳에서 시작해 보통을 향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고 짚었다. 이어 “승리에 연연하기 보다는 우리들이 경기장 안에 있다는 그 자체를 주목하고 싶었다. 그 공동체 울타리 안에 있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린 영화”라고 차별점을 강조했다.
아이유는 열정 페이로 인해 열정은 물론 통장잔고까지 바닥나버린 사회생활 만렙의 다큐멘터리 PD 소민을 연기했다. 이번 작품으로 밝은 캐릭터 변신을 시도한 아이유는 할 말은 거침없이 하는 성격으로 코치 홍대를 휘어잡는 소민의 당돌함과 풀려버린 눈빛 속 은은한 광기 등 코믹한 면모들을 가감없이 표현해냈다.
사사건건 부딪히는 소민과 홍대의 티키타카와 신랄한 대사배틀이 ‘드림’의 주된 관전포인트이기도 하다.
이병헌 감독은 “박서준, 아이유가 이야기가 가진 의미에 대해 동의를 해줘서 찍을 수 있었던 영화였다”고 캐스팅에 응한 두 사람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아이유는 “이병헌 감독님이 워낙 캐릭터들의 대사톤을 꼼꼼하고 세심하게 코치를 해주셨다”면서 “감독님이 원하시는 ‘소민’이 되기 위해 감독님의 말투를 가장 많이 참고했다”고 말했다.
역할 ‘소민’과 실제 자신의 공통점도 설명했다. 아이유는 “소민이는 제가 시도한 적 없는 캐릭터라 이끌렸다. 저와 닮은 듯 안 닮은 듯 한데, 아주 다르지 않은 것 같다”라며 “제가 데뷔를 일찍 해서 사회생활을 빨리 겪었고 열정이 소강상태가 되는 것을 경험해봤기 때문에 아예 없진 않은 것 같다. 감독님 말투와 디렉션에서 참고를 많이 했다”라고 소민 역할과의 싱크로율을 전했다.
박서준 또한 “이 영화의 장르는 이병헌 감독님”이라며 “레퍼런스보단 감독님의 디렉션을 따라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박서준은 극 중 축구선수인 홍대 역할을 멋지게 소화하기 위해 열심히 훈련을 거치고 몸을 만들어 대역 없이 100%로 영화 초반부 경기 장면들을 소화해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또 박서준과 아이유 두 사람 모두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나는 대사들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평소 말하는 속도보다 1.5배~2.5배 빠른 스피드로 대사들을 소화해냈다고 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김종수, 허준석, 홍완표, 양현민, 정승길, 이현우, 고창석 등 홈리스 선수들을 연기한 배우들의 캐릭터 서사와 면면 역시 입체적이며 사랑스럽다.
이병헌 감독은 “김종수 배우는 부자도 어울리고 가난뱅이도 어울린다. 연기적인 신뢰가 크다. 고창석 배우는 딸과 헤어지는 장면을 상상했다. 시나리오 쓰면서도 울었다. 해맑기도 한 그가 딸을 떠나보내는 모습을 상상했을 때 잘 어울리고 잘 해줄 것 같았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정승길 배우가 연기한 범수는 시나리오 쓸 때 애정이 많았다. 유일한 멜로를 담당했고 ‘멜로가 체질’에서 못한 멜로를 만들고 싶었다. 연기에 있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같이 해주신 것에서 감사하다”라며 “이현우가 연기한 ‘인성’ 역을 캐스팅할 땐 안아주고 싶은 사람을 찾았다. 이현우 씨는 특히 잘 꾸민 얼굴을 봤을 때 기분이 좋다. 자신 없게 고개를 숙이고 있던 사람이 성장하고 얼굴을 드러냈을 때 기분이 좋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드림’ 이전 전작들에서 쭉 함께 호흡해온 양현민, 홍완표, 허준석에 대해선 “12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스케줄 조율하기 쉽다. 개런티 상승폭이 납득이 가는 정도”라는 코멘트로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이어 “오래 작업을 하고 싶은 배우들”이라고 덧붙이며 신뢰와 애정을 과시했다.
박서준은 “청년경찰 이후 하늘 씨와 오랜만에 작품으로 조우했다”며 “강하늘 씨와 청년경찰에서정말 같이 많이 뛰었는데 이 영화에서도 그렇게 둘이 뛰게 될지 몰랐다”고 떠올려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하늘 씨는 이 영화를 할 때 조금 뛰면 되는 줄 알고 왔더라. 그런데 결국 조금 더 많이 뛰고 갔다(웃음)”는 너스레로 폭소를 유발했다.
그는 “모든 것들이 재밌는 상황이었다. 하늘 씨가 또 이병헌 감독과 함께하 기억이 있고 또 전작에서 아이유 씨와도 함께 한 적이 있어서 흔쾌히 출연을 응해준 게 아닐까 싶다. 정말 감사하다”고 강하늘을 향해 고마움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병헌 감독은 “온 가족이 쉽게 편하게 볼 수 있는 편한 영화가 되길 바랐다”라며 “뒤쳐지고 낙오되더라도 경기장 안에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기를 뛰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장 안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건 경기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메시지를 같이 생각하고 싶었다”라고 작품을 향한 진심을 내비쳤다. 이어 “4월 극장의 구원투수까지는 아니더라도 저희 작품이 위기의 한국 영화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소망을 덧붙였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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