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 냉동하는 우크라 군인 증가…관련 법안도 논의

조성하 기자 2023. 4. 1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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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남성들이 자신의 정자를 냉동 보관한 뒤 전장에 나서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생식 의학 협회는 우크라이나 전역의 병원에서 정자를 냉동 보관하려는 요청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일부 병원에서는 이미 군인 가족 정자 냉동 보관 서비스를 무료 지원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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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우크라 의회서도 관련지원법안 제정 검토 중
"개인적이면서도 애국적"…"또다른 저항수단"

[키이우=AP/뉴시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러시아군과 전투 중 숨진 우크라이나 군인 안드리이 네쇼도우스키의 장례식이 열려 고인의 부인 나탈리아가 무덤에 주저앉아 흐느끼고 있다. 2023.04.17.


[서울=뉴시스]조성하 기자 = 우크라이나 남성들이 자신의 정자를 냉동 보관한 뒤 전장에 나서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생식 의학 협회는 우크라이나 전역의 병원에서 정자를 냉동 보관하려는 요청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정확한 통계는 집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렉산드르 미하일로비치 유즈코 우크라이나 생식 의학 협회 회장은 "(보관된) 정자가 전쟁터에서 신체적·정신적 부상으로 인해 불임이 된 남편을 둔 여성들에게도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생식 세포 보존과 우크라이나 생식 잠재력 회복을 위해서다"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의회에서도 관련 지원 법안 제정이 검토되고 있다. 법안을 발의한 옥사나 드미트리예바 의원은 "(정자 냉동 보관은) 우리의 유전자 풀이 계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NYT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에 사는 비탈리 키르카흐 안토넨코와 나탈리야 부부의 사례를 언급했다.

이들 부부는 다섯 자녀를 낳아 기르는 대가족을 꿈꿨지만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자원입대한 남편 비탈리가 나탈리야가 임신 3개월이 되었을 때 전장에서 사망했다. 남편을 잃고 아들을 출산한 나탈리야는 꿈꿔온 대가족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 나탈리야는 남편이 전투에 나서기 전 냉동한 정자로 맏아이의 형제들을 임신할 계획이다.

NYT는 '우크라이나의 많은 이들에게 군인의 정자를 저장한다는 발상은 개인적이면서도 애국적인 것'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이것은 (전장에서) 사망할 경우 자신의 유산을 남기고 싶은 남성들에게도, 그들의 파트너들에게도 위안을 준다'며 '저항 정신으로 유명한 우크라이나에서 이것은 또 다른 저항의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의 일부 병원에서는 이미 군인 가족 정자 냉동 보관 서비스를 무료 지원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위치한 IVMED 생식 클리닉은 매주 병사 10여명의 정자를 저장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reat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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