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파운드리마저 꺾였다... TSMC 월매출 4년 만에 감소

김동호 2023. 4. 1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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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혹한기에도 탄탄한 수요로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마저 실적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의 월 매출이 4년 만에 전년동기 대비 감소한 가운데 25년 만에 메모리 감산을 공식 선언한 삼성전자도 1·4분기 파운드리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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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혹한기에 절대강자 무색
빅테크사 주문 줄면서 실적악화
'투톱' 삼성, 1분기 적자 불가피
반도체 혹한기에도 탄탄한 수요로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마저 실적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의 월 매출이 4년 만에 전년동기 대비 감소한 가운데 25년 만에 메모리 감산을 공식 선언한 삼성전자도 1·4분기 파운드리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절대강자도 못 피한 불황

17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3월 매출은 1454억800만 대만달러(약 6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월 대비 15.4% 줄어들며 4년 만에 전년동기 대비 월 매출 감소세를 기록했다. 또 이 같은 매출은 2021년 10월 1345억3900만 대만달러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적은 월 매출이다.

TSMC의 1·4분기 매출은 지난해 1·4분기보다 3.6% 증가한 5086억3300만 대만달러(22조500억원)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회사 측이 낸 매출 전망치 범위인 5126억9000만~5372억5000만 대만달러에 못 미치는 금액이다. 전 분기보다 18.7%나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정보기술(IT) 수요위축으로 애플, 엔비디아, 퀄컴, AMD, 미디어텍 등 주요 빅테크 고객사의 주문이 감소하며 매출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TSMC도 최근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대만 매체에 따르면 TSMC는 대만 내 신공장 건설계획을 6~12개월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 파운드리도 적자 불가피… 3나노가 관건

실적악화는 비단 TSMC뿐 아니라 파운드리 업계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TSMC와 삼성전자에 이어 파운드리 3위인 대만 UMC의 올해 1·4분기 매출은 542억1000만 대만달러로 전년 동기 및 전 분기보다 각각 14.3%, 20.1% 감소했다. 세계 8∼9위권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VIS의 1·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9.3%나 급감한 81억7700만 대만달러를 기록했다. 3월 매출로만 보면 전년동기 대비 50.7%나 폭락했다.

통상 재고 부담이 큰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파운드리는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길어지며 파운드리에도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파운드리 2위인 삼성전자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의 1·4분기 영업적자가 4조1000억~4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4·4분기 반도체 실적을 간신히 흑자(2700억원)로 이끈 파운드리사업부도 올 1·4분기엔 30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4분기 실적은 비메모리 부문까지 모두 합쳤을 때 4000억원 정도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는 전 분기 대비 실적이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욱이 최근 인텔이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ARM과 손잡으며 삼성전자는 고객사 확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삼성전자와 TSMC의 점유율 격차는 규모의 경제가 달라서 당장 따라잡기 어렵다"며 "삼성전자가 4나노 이하 수율(양품 비율) 이슈가 있었던 만큼 TSMC보다 먼저 양산을 시작한 3나노 공정의 수율을 높여 시장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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