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차준환 "팀코리아, 가장 멋진 열정·투지 보여줬다"
기사내용 요약
팀 트로피 피겨대표팀 주장 맡아 은메달 획득 이끌어
단체로 뉴진스 어텐션 안무…"우리 팀 주목하라는 뜻"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팀 코리아는 가장 어린 팀이었지만 가장 멋진 열정과 투지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대표팀 주장을 맡아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월드 팀 트로피 은메달을 이끈 차준환이 '팀 트로피'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팀 트로피를 마치고 17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차준환은 "남녀 싱글 선수들은 지난달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힘든 상황에서도 끝까지 컨디션 관리를 해주며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아이스댄스 선수들도 짧은 시간 내에 준비를 잘 해줬다"며 "페어 조는 국제대회 데뷔전이었고, 아이스댄스는 시니어 무대 데뷔전이었는데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박수 받아야 마땅한 성과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선수들이 연습 때부터 대회를 마칠 때까지 최선을 다했다'며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한국이 한 시즌 가장 좋은 성적을 낸 6개국이 출전하는 팀 트로피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출전한 6개국 가운데 평균 연령이 20세로 가장 어렸다.
그럼에도 쟁쟁한 국가들을 제치고 은메달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중심에는 이해인(18·세화여고)과 차준환의 활약이 있었다. 이해인은 여자 싱글에서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 1위를 휩쓸어 한국에 랭킹 포인트 24점을 안겼다.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 2위, 프리스케이팅 1위로 한국에 랭킹 포인트 23점을 선사했다.
차준환은 대역전극을 이끌기도 했다.
대회 마지막 종목인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차준환의 연기를 앞두고 한국은 일본에 11점차로 뒤져 있어 차준환이 최소 2위 이내에 들어야 은메달을 노려볼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차준환이 부담을 딛고 남자 프리스케이팅 1위에 오르면서 한국은 은메달이라는 성과를 냈다.
차준환은 "한국이 첫 출전인 만큼 즐기고,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즐기면서 결과도 좋았으면 하는 마음이 내심 있었다"며 "선수들이 멋진 투지와 열정으로 경기를 이끌어가줘서 순위가 너무 좋았다. 제가 마지막이었는데 순위가 굉장히 높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연기를 할 때 차준환은 순위에 대한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웠다. 자칫 부담으로 작용해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할까봐서다.
차준환은 "경기에 집중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서 경기에 임할 때는 내가 해야하는 구성요소와 내가 열심히 준비한 것들에 대해서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프리스케이팅을 마친 후 키스앤드크라이 존에서 점수를 보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던 차준환은 "나의 욕심이 순간적으로 나온 것 같다. 선수들이 만들어놓은 것에 내가 도움을 주면서 마무리했다는 생각에 안도하면서 기뻤다"고 당시 심경을 떠올렸다.
쇼트프로그램에서 101.33점을 얻어 한국 남자 싱글 선수로는 최초로 ISU 주관 대회에서 100점을 돌파한 차준환은 "마지막 대회인 만큼 좋은 마무리를 하고 싶었기에 세계선수권 이후 컨디션 관리에 조금 더 신경을 쓰면서 준비했다"며 "내가 목표로 세웠던 바를 이룰 수 있어서 좋았다"고 전했다.
한국 대표팀의 분위기는 최고조였다. 점수를 기다리는 키스앤드크라이 존에서 가장 뜨거운 응원전을 펼친 것이 한국이었다. 선수 각자의 캐릭터에 맞춰 한국에서 챙겨간 용품으로 치장하고 열렬한 응원전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시상대 위에서 메달을 받은 후에는 단체로 인기 걸그룹 뉴진스의 대표곡 '어텐션' 안무를 선보이기도 했다.
차준환은 "선수들만의 캐릭터가 있어서 그것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누구 하나 빠질 것 없이 서로 열심히 응원해주고, 경기를 뛰었다. 응원전만 따지면 한국이 1위라고 생각한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팀 코리아가 어떤 팀이었냐'는 질문에 차준환은 "어텐션"이라고 답한 뒤 "우리가 첫 출전이고, 가장 어린 팀이지만 주목하라는 의미를 담아 '어텐션' 안무를 한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16일 갈라쇼에서 이해인이 연기를 마친 뒤 직접 케이크를 들고 빙판 위로 가 생일을 축하해줬던 차준환은 "대회 조직위 측과 이야기해 준비했다. 저도 생일에 치른 갈라쇼에서 축하를 받은 경우가 있어서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2022~2023시즌 두 차례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연달아 동메달을 딴 차준환은 지난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 한국 남자 싱글 선수 최초 입상이라는 역사를 써냈다. 여기에 팀 트로피 은메달을 목에 걸며 기분좋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짧은 휴식 후 다음 시즌 준비에 나서는 차준환은 "더 난도가 높은 구성요소를 포함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그러나 부상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 나의 강점 위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면서 기술적인 부분을 더 높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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