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 경쟁 붙일 것"… 금융당국 '비교공시'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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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기를 거치며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5년 전에 비해 4조5550억원 늘었으나 사회공헌에 쓴 금액은 고작 85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난 순이익에도 은행권이 사회공헌 활동에 미온적인 태도로 나서자, 당국은 '비교공시' 제도를 활용해 사회공헌 활동을 유도할 계획이다.
금융당국도 이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비교공시제' 등을 통해 은행권의 사회공헌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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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 정량적 수치화 한계
정성적 부분도 담아야 합리적"
■당기순이익 '4.5조' 늘었는데 사회공헌액은 고작 850억 증가
17일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개별 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8년 8조5037억원에서 지난해 13조590억원으로 53.6%(4조5549억원) 늘었다. 반면 사회공헌지원금액은 같은 기간 6967억원에서 지난해 7821억원으로 12.26%(854억)만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에서 사회공헌지원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8.2%에서 6.0%로 급감했다.
특히 은행의 사회공헌사업 6개 분야 중 취약차주 및 청년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서민금융분야'의 비중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서민금융지원실적 합계는 3375억원으로, 전체 사회공헌지원금액 7821억원의 43.2% 규모로 집계됐다. 지난 2018년 3428억원(49.2%), 2019년 4266억원(51.9%), 2020년 4359억원(54.7%), 2021년 3466억원(45.1%)과 비교해도 규모와 비율 모두 최소 수치다.
역대급 실적에도 5대 시중은행의 서민금융 지원액은 당기순이익의 약 3%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해 시중은행별 당기순이익 기준 서민금융지원실적 비율을 살펴보면, 우리은행 3.4%(929억원), 국민은행 3%(860억원), 농협은행 3%(516억원), 신한은행 2.3%(632억원), 하나은행 1.5%(437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비교공시 검토해 경쟁 촉진"
금융당국도 이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비교공시제' 등을 통해 은행권의 사회공헌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은행마다 상이한 사회공헌 활동을 종합해 금액·항목별로 분류해 손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경쟁 촉진을 위해 줄곧 '공시'를 해결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제도 개선을 통해 예대금리차, 금리인하요구권이 월별로 비교공시되고 있고 '성과급 잔치' 논란이 일자 은행들의 성과 보수 체계 공시도 강화하기로 했다.
은행권에서도 은행별로 흩어진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면 자연스러운 경쟁 강화를 유도할 수 있다며 반색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여러 금융업권 중 은행권은 사회공헌활동이 타업권에 비해 매우 활발한 편"이라며 "산발적인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을 통일시키고 평가 기준을 합리화한다면 오히려 은행권이 진행하는 많은 사회공헌을 국민들께 손쉽게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정량적인 수치뿐 아니라 대체점포 운영, 상생금융상품 출시 등 다양한 정성적 항목까지 함께 공시할 예정이다. 일각에서 실적 위주의 비교공시제가 자칫 은행의 개별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줄세우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회공헌 활동 자체가 수치화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정성적인 부분도 함께 공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공시 강화 형태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은행권과 협의해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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