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트로피 銀' 이해인 "메달 못딴 의상 입고 악착같이 했다"
기사내용 요약
여자 싱글 쇼트·프리서 1위 휩쓸어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간판 이해인(18·세화여고)은 국가 대항전인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월드 팀 트로피에 나서면서 이번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입었던 의상을 다시 꺼내 입었다.
메달을 수확한 4대륙선수권대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입었던 의상이 아니라 아쉬움이 남았던 그랑프리 시리즈의 의상으로도 좋은 기억을 남겨두고 싶다는 일종의 다짐이었다.
팀 트로피에서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 1위를 휩쓴 이해인은 17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솔직히 이번 대회에서 부담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팀으로 잘 해야 하는 것이다보니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그래서 예전 의상을 입었다. 그 의상들로 좋은 기억을 남기고 싶었고, 더 악착같이 했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해인과 차준환(22·고려대)을 앞세운 한국은 이번 팀 트로피에서 랭킹 포인트 95점을 얻어 미국(120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이 한 시즌 가장 좋은 성적을 낸 6개국이 출전하는 팀 트로피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출전한 6개국 가운데 평균 연령이 20세로 가장 어렸다.
그럼에도 쟁쟁한 국가들을 제치고 은메달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해인과 차준환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이해인은 여자 싱글에서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 1위를 휩쓸어 한국에 랭킹 포인트 24점을 안겼다.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 2위, 프리스케이팅 1위로 한국에 랭킹 포인트 23점을 선사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 싱글 선수로는 2013년 김연아 이후 10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로 은메달을 목에 건 이해인은 단체전 은메달 획득에도 앞장섰다.
이해인은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혼자 딴 것이지만, 이번에는 팀 코리아 멤버들과 함께 땄다. 같이 단상에 올라가 껴안고 좋아해서 더 뜻깊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 대표팀의 분위기는 최고조였다. 점수를 기다리는 키스앤드크라이 존에서 가장 뜨거운 응원전을 펼친 것이 한국이었다.
'삐약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해인은 병아리 인형을 들고 귀여운 포즈를 취했다. 대표팀 선수들도 노랑색으로 치장하고 이해인을 응원했다.
그림 그리는 것이 취미인 이해인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선수들의 일러스트를 직접 그려 선물하기도 했다.
이해인은 "제가 경기를 마친 뒤 키스앤드크라이 존에 갔는데 다들 노랑색으로 차려입은 것을 보고 너무 재미있어서 빵 터졌다"며 "각자 캐릭터에 맞춰 응원해주고, 재미있는 춤도 춰서 굉장히 재미있었다. 단체전이 아니어도 응원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번에 마음껏 응원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자신이 그린 일러스트에 대해서는 "이번 대회가 잊을 수 없을 만한 추억이 되길 바랐고, 우리 팀원들에게도 그러길 원했다. 그래서 며칠 전부터 한 명, 한 명의 사진을 찾아가며 그림을 열심히 그렸다"며 "다들 좋아해줘서 너무 기뻤다"고 설명했다.
2005년 4월 16일생인 이해인은 지난 16일 열린 갈라쇼 도중 생일 축하를 받기도 했다. 이해인이 갈라쇼 연기를 마친 후 이번 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차준환이 케이크를 들고 나와 생일을 축하해줬다.
이해인은 "아예 모르고 있었다. 만약 해주신다고 해도 갈라쇼를 모두 마친 후 해주실 줄 알았다. 갈라 프로그램을 마친 직후 해주실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연기를 마쳤는데 생일 축하 노래가 나오더라. (차)준환 오빠가 케이크를 들고 와서 너무 놀랐다.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셔서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생일이었다"고 떠올렸다.
생일 축하를 받은 후 점프를 뛰며 팬들의 축하에 화답했던 이해인은 "음악이 계속 나오고 있고, 박수를 계속 쳐주셔서 뭔가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해인은 이번 시즌 두 차례 그랑프리 대회에서 4위로 아쉽게 메달을 놓쳤지만, 시즌 후반 잇달아 메달 행진을 벌이면서 기분 좋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 싱글 선수로는 2009년 김연아 이후 14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세계선수권에서도 역사를 써냈다. 피날레는 팀 트로피 은메달이 됐다.
이해인은 "시즌 초반에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려서 보시는 분들도 마음 아파하셨고, 저도 속상했다. 그래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마음가짐으로 끝까지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며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4대륙선수권,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딸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저를 굉장히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감사한 마음으로 매일 살아가고 있다"며 "좋은 추억도 많았고, 경험도 많이 쌓은 시즌이었다. 뜻깊고 고마운 시즌이었다"고 말했다.
다음 시즌에는 프로그램 구성요소에 트리플 악셀을 포함하고 싶다고 밝혔던 이해인은 이번 팀 트로피 공식 연습 때 트리플 악셀을 시도해 착지에 성공했다.
이해인은 "시즌 마지막 대회라 시도해봤는데 착지를 했다. 몇 달 동안 연습하지 않았는데 착지가 돼 기뻤다"며 "다음 시즌에 뛸 수 있도록 많이 연습하겠다"고 다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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