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지배구조 개선 TF 전문가, 구현모 연임 반대 교수·외국인 등 참여
박근혜 정부 산업부 장관 출신부터 외국인까지…국민연금·현대차 추천 참여한듯
(서울=뉴스1) 이기범 윤지원 기자 = 초유의 경영 공백 사태를 맞은 KT(030200)가 지배구조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특히 구현모 전 대표가 연임에 도전하던 당시 윤석열 대통령 앞에서 KT의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했던 조명현 고려대 교수도 관련 TF에 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KT는 외부 전문가를 중심으로 경영 공백 사태를 매듭짓겠다는 계산이다.
KT는 17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뉴 거버넌스 구축 TF' 외부 전문가 5인을 선정해 발표했다. KT는 이달 5일부터 12일까지 보유 지분율 1% 이상의 국내외 주요 주주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전문가 추천 절차를 진행해 7개 주주로부터 총 9명의 후보를 추천받았다. KT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과 현대차도 이번 추천 과정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정된 전문가는 △김준기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및 한국공기업학회 회장 △선우석호 홍익대 명예교수 및 전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및 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 △주형환 세종대 석좌교수 겸 현대미포조선·호텔신라 사외이사 및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알리시아 오가와(Alicia Ogawa) 미 컬럼비아대학교 국제관계대학원 조교수 및 유럽기업지배구조연구소(ECGI)·기업지배구조협회(Society for Corporate Governance) 정회원 등이다.
이 중 조명현 교수는 지난 1월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 민간 전문가로 참석해 "KT, 금융지주회사 등 소유분산기업은 현직 CEO의 임기 만료가 다가올 때마다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는 지배구조 문제의 핵심인 현직 CEO의 참호 구축 문제가 아직 해결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가 일어날 수 있는 경우에는 적어도 그 절차와 방식이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 전 대표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에 이어 정부와 여권까지 나서 소유분산기업의 지배 구조 투명화를 강조하자 스스로 물러났다. 이후 선출된 윤경림 KT 차기 대표 후보도 이 같은 지적이 지속되자 사퇴했고 KT는 경영 공백 사태를 맞았다.
조 교수는 한국지배구조원 원장,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 발전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번 명단에 이름을 올린 주형환 교수는 박근혜 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출신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기획단장, 기획재정부 차관보를 거쳐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며 대통령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제1차관에 이어 산업부 장관까지 역임했다.
김준기 교수는 현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경제분과 위원, 국세청 국세행정개혁위원, 서울시 서울비전 2030위원 등을 맡고 있다.
선우석호 교수는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지냈으며,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장과 위원을 10년 이상 맡았다.
외국인의 참여도 눈에 띈다. 알리시아 오가와 조교수는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일본경제경영센터의 '일본 기업 지배구조 및 스튜어드십' 프로젝트 담당 이사로서 보수적인 일본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한 바 있다. 또 국제기업지배구조네트워크(ICGN)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KT는 오가와 조교수를 통해 글로벌 표준에 맞는 지배구조 개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TF는 이번 주부터 활동을 개시한다. 지배구조 개선안 마련을 위한 외부 전문기관 선정을 시작으로 사외이사 및 대표이사 선임 절차, 이사회 역할 정립 등에 대해 점검한다. 이를 통해 KT는 5개월 내 경영 공백 상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T 이사회는 "국내외 주요 주주들의 참여로 '뉴 거버넌스 구축 TF' 구성이 완료되어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검토할 수 있게 됐다"며 "지배구조 전문성과 사회적 명망을 갖춘 외부 전문가를 중심으로 대외적으로 신뢰받을 수 있는 지배구조 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TF에서 마련되는 선진 지배구조 체계 하에서 신규 사외이사 선임을 완료하고 새로운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회가 대표이사 선임을 조속히 마무리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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