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사이에 낀 한국, 수출강국 유지하려면 ‘균형’ 잘 잡아야" [미리보는 2023 FIND 서울국제금융포럼·A&D컨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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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지정학 구도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과 이에 따른 우리의 전략에 대해 해외 강연자들은 표면적으로는 '균형'을 강조했다.
수출국인 한국의 입장에선 미국과 중국, 혹은 어느 한 블록을 선택할 수 없는 만큼, 줄타기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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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군사협력 두고선 시각차
美 "협력 강화" 中 "과잉대응 자제"
미국 연사들은 "중국과 경제 관계 분리 준비해야(크리스 밀러)", "균형 필요하지만, 경제·군사적으로는 한미일에 집중해야(토마스 무챠)"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 연사는 "국제 금융질서에 아시아 국가들이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만큼 과잉 대응하지 않는 선에서 미·중 사이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파이낸셜타임스(FT)가 올해의 경영 서적으로 선정한 '칩 워'의 저자이자 미국 경제 컨설팅 업체 그린맨틀에서 유라시아 지역 담당 이사를 맡고 있는 크리스 밀러 미 터프츠대 교수는 17일 파이낸셜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들은 점점 다가오는 중국 경제와의 분리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앞으로도 한국엔 중요한 시장이자 무역 상대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단, 조건이 따랐다. 첨단 기술 제품의 경우 중국 공급망과 비중국 공급망 간의 분리가 확대될 것이란 전제다.
밀러 교수는 "국내에서 자체 생산이 가능한 낮은 기술 제품의 경우, 중국은 해당 제품을 만드는 한국 및 외국의 제조업체들을 집요하게 몰아낼 것"이라며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원자재, 자체 제조가 어려운 최첨단 제품만 수입하겠다는 것이 중국이 생각하는 국제 무역의 비전이다. 일반 제조품의 경우, 중국은 완전한 자급자족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토마스 무차 웰링턴매니지먼트 지정학 전략가도 "한국이 취할 수 있는 한 가지 선택은 미국, 일본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 양자 간, 구조적 군사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무차는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미·중 경쟁 구도 하에서 '전략적'으로 간주하는 산업들을 특히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다만 이는 급격하다기보다는 지속적인 도전 과제로 봤다.
쉬 빈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CEIBS) 교수는 균형을 강조했다.
쉬 교수는 "국제 금융질서는 서방이 만든 시스템"이라며 "중국도 자체적으로 국제 금융기구를 설립했지만, 영향력은 크지 않고, 중국 위안화도 국제적으로 통용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악재에 의해 국제 금융 질서가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시스템에 근본적인 충격을 주지는 못한다"면서 "한국은 일반적인 위험 관리가 필요하며, 악재에 대한 과잉 대응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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