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체, 소화불량 나타나는 '담석증'...몸안에 돌 쌓이는 병
간은 음식물을 소화하기 위해 소화액인 담즙(쓸개즙)을 만들어낸다. 이 담즙을 간 아래 붙어있는 담낭(쓸개)이 저장했다가 음식물이 체내로 들어오면 배출해 지방 소화를 돕는다. 이때 담즙은 담관(담도)이라는 통로를 통해 십이지장으로 배출된다. 이 과정에서 담즙이 비정상적으로 농축되면 돌처럼 딱딱해지는데, 담낭이나 담관에 생긴 돌을 '담석'이라 한다.
담낭, 담관에 돌이 생기는 '담석증'
담석이 있어도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담낭결석 환자 중 대부분은 무증상이고, 증상을 경험하는 환자는 10~25%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담낭 안에 있던 담석이 움직이면서 담관을 막거나, 담관에 있던 담석이 담관을 막으면 염증을 일으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소화불량, 헛배부름, 잦은 트림, 오심, 식욕부진,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다.
이러한 불편감은 짧게는 20~30분에서 길게는 수 시간 동안 지속된다. 통증은 점차 심해지다가 최고조에 이른 후 30분 이상 지속되다가 사라진다. 통증 지속 시간이 4~5시간을 넘는 경우는 드물다. 통증이 6시간 이상 지속되면 급성담낭염, 췌장염 등을 의심해야 한다.
기름진 음식을 먹은 후 담석증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심하게 체했다고 생각하고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많다. '급체했다', '속이 꽉 눌리는 기분이다', '가스가 심하게 찼다', '너무 답답하다'고 표현하는 환자라도 위와 십이지장의 문제가 아닌 담석의 문제일 수 있는 것.
돌이 생기는 원인은?
담석증이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맵고 짠 음식과 고열량·고지방 음식 섭취, 불규칙한 식습관 등이 발병과 관련 있다고 여겨진다. 아울러 노화, 여성, 비만, 단기간 10kg 이상 무리한 체중 감소, 고지혈증, 유전적 요인, 콜레스테롤 감소 약물 복용도 담석증 발생 위험인자로 꼽힌다.
담석증 유병률은 50세 이후부터 급격하게 증가한다. 담석증 증상도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더 많이 발생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담석증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16만 2,957명이다. 이중 가장 많은 연령대는 70대로 전체의 28.1%를 차지한다. 이어 60대 21.3%, 50대 20.9% 순이다. 50대 이상 환자가 전체의 70.3%를 차지하는 셈. 이에 대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외과 이진호 교수는 "담석증 발생의 간접 영향지표인 콜레스테롤 지수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로 인해 고령층에서 담석증의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담석증 진단과 치료는 어떻게?
담석증 진단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복부초음파 검사다. 초음파를 통해 담석의 위치나 크기, 개수를 확인할 수 있어 담낭결석을 진단하는 예민도가 95%에 이른다. 아울러 혈액검사를 진행해 염증 소견이 있는지, 혈액 내 담즙 색소의 수치가 어떤지도 확인한다. 경우에 따라 복부 CT, 역행담췌관조영검사(ERCP)를 시행하기도 한다.
검사 결과, 평소 증상이 없었는데 담석이 발견됐다면 어떻게 할까. 이때는 당장 치료하기보다 정기적으로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나 통증 등의 증상이 있다면, 담낭을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해 근본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사람은 담낭 없이 살아도 생명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 담낭이 없으면 간에서 배출된 담즙이 담관을 통해 직접 십이지장으로 내려갈 뿐이다.
대부분의 담낭절제술은 복강경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해 수술하는 방식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단, 증상이 없는 담석증이라도 담석의 크기가 3cm 이상이거나, 악성으로 발전될 위험이 있으면 담낭절제술을 받는 것이 좋다.
담관 안에 있는 담석인 경우, 대부분 ERCP이라는 특수내시경을 통해 제거할 수 있다. 내시경으로 담관에 있는 결석을 제거하지 못할 경우, 담낭관을 통해 담관 내시경을 삽입해 결석을 제거하거나 총담관을 절개한 후 결석을 제거할 수 있다.
담석증 예방하려면?
콜레스테롤과 지방, 탄수화물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담석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불포화지방, 식이섬유, 비타민 C, 칼슘이 풍부한 음식은 담석 발생 위험을 낮춘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평소 기름진 음식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과 비타민 등을 적절히 섭취하는 식습관을 길러야 한다. 또, 단기간에 급격하게 살을 빼는 다이어트보다는 꾸준히 운동하는 방식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규칙적으로 식사하면 담즙이 담낭에 고이지 않고 규칙적으로 분비돼 담석증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엄채화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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