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표예진 이상형 발언은 시즌3 염두한 듯…모범택시 007 시리즈처럼 이어지길"[TEN인터뷰]
화려한 부캐 퍼레이드 "모든 에피소드 특별해"
"표예진 이상형=나? 몸둘 바 모르겠다"
"'007'처럼 '모범택시'도 계속 이어지길"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시즌2를 잘 마치게 되어 기뻤어요. 이 이야기를 무지개운수 사람들과 만들어갔다는 데 감개무량했죠. 시즌1 만큼 시즌2가 사랑 받을 수 있을까, 그 만큼의 재미를 채워줄 수 있을지 걱정도 했지만 시즌2가 더 큰 사랑을 받게 되어 아직도 얼떨떨해요. 방송이 엊그제 끝났는데 축하 연락도 많이 받았고, 방송이 끝나니 눈물도 많이 나더라고요. 고생한 시간도 있었는데 잘 마무리돼서 다행입니다."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를 마친 주인공 김도기 역의 이제훈은 감격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모범택시2'는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응징하는 복수 대행극이다. '모범택시2'는 마지막 16회에 21.0%를 기록하며, 시즌1 최고 시청률인 16.0%를 뛰어넘었다.
"시즌1에서 '모범택시'가 얘기하고자 하는 의미와 재미를 쌓았고, 시즌2에서는 이 스토리라인으로 시청자들이 조금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사건과 피해자에 관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하는 동시에, 해결하는 과정이 길지 않았으면 했죠. 금토드라마니까 금, 토 두 회차에 하나의 사건을 끝내자는 게 목표였어요. 제작진과 세운 목표는 여러 에피소드가 나열되는 동시에 전체를 관통하는 중심 이야기가 있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이야기가 하나씩 마무리되면서도 '모범택시' 식구들을 견제하고 노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큰 틀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했죠. 다행히 기획하고 생각한 대로 된 것 같아요. 작가님이 힘드셨겠지만 잘 구성하고 마무리해주신 덕에 연기에 더욱 집중하면서 촬영할 수 있었어요."
이제훈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인물로 위장, 변장했다. 해외취업청년도기, 환자도기, 의사도기, 농부도기, 사랑꾼도기, 무당도기 등 이제훈이 펼친 부캐 퍼레이드는 화제를 모았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에 대해 이제훈은 "모든 에피소드가 저한텐 다 특별하다"며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제훈은 "5~6화 부동산 사기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아이들을 유린하고 착취한 사건이 너무나도 믿기지 않았다. 제가 조카가 있다 보니 개인적으로도 많이 화났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을 이용해서 사적 이익을 추구하려 한다는 것이 분노를 일으켰다. 사건과 스토리를 마음으로 깊이 받아들이며 응징하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제훈은 신나게 연기했던 에피소드로는 '농부도기'로 변신했던 3~4회를 꼽았다. 3~4회에서는 농촌 노인들을 상대로 효도공연단으로 위장해 사기를 친 일당들을 응징하는 무지개 운수 팀원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김도기는 수더분한 청년 농부로 변장했다. 이제훈은 "제가 충청도 사투리를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서 시청자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충청도 사투리를 잘하는 분에게 지도를 받아 열심히 연기했다. 연기할 때 신나긴 했는데, 제가 잘하고 있는 게 맞나 반신반의했다. 다행히 귀엽게 봐주신 거 같다"며 웃었다.
사이비 교주를 응징하는 7~8회에서는 '무당도기'로 변신했다. 이제훈은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마지막에 굿을 하는 장면은 제가 여태껏 했던 액션 장면보다 더 힘들었다. 많은 체력 소모를 요구하는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5~6회에서 부동산 불법 브로커를 응징하는 에피소드에서 이제훈은 안고은 역의 표예진과 신혼부부로 위장하기도 했다. 이제훈은 "대본에는 대사 정도만 있었지 행동이나 제스처가 구체적으로 나와 있진 않았다. 알콩달콩한 신혼부부의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생각했다. 표예진에게 아이디어를 주며 여러 시도를 하고 케미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작품에서 귀엽거나 사랑스러운 커플 연기를 거의 보여준 적 없었는데, 이걸 통해서 로맨틱 코미디 연기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전날 방송된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한 표예진은 이제훈을 이상형으로 꼽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제훈은 "고맙다. 나를 이렇게 생각해주다니"라며 "설마 시즌3를 염두에 두고 그런 이야기를 한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고맙다. 몸둘 바를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제훈은 방영 전 시청률 19%를 넘으면 무지개 운수 팀원들과 콜밴과 모범택시를 타고 시청자를 찾아가겠다는 공약을 세운 바 있다. 이제훈은 "그걸 언제 해야 하나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만약 시즌3가 만들어지면 시즌3를 하기 전에 우리가 콜밴과 모범택시를 타고 시청자를 만나는 게 어떨까 싶어요. 그게 정말 합법적이고 괜찮다면 시청자를 모시고 가는 목적지까지 모셔드리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요. 아직 팀원들과 합의된 건 아니에요. 제 개인적 바람이에요. 하하. (공약을 말했던) 현장에서 제가 돌발 발언을 한 거여서 무지개 운수 식구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하하."
현실에서는 어렵지만 드라마에서는 가능한 '복수 대행'. 시청자들이 이러한 사적 복수 대행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법의 심판을 제대로 받느냐 생각해보면, 그러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판타지일 수도 허구일 수도 있는 이야기에 사람들이 열광하지 않나 싶어요. 이런 사건들이 적법하게 해결되고 국민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법의 심판이 나올 수 있는 방법이 있길 바라요. 그런 희망사항이 '모범택시'에 녹아들었기 때문에 대중이 이렇게 호응해주신 게 아닐까요."
이제훈은 '모범택시2'가 배우로서는 연기 스펙트럼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사회적으로는 여러 이슈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짚었다. '모범택시2'가 그에게 큰 의미로 남은 이유다.
"단순히 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에피소드에 따라 캐릭터를 변주할 수 있었어요. 본캐와 부캐가 양극화돼 있다고 생각하는데, 시청자들이 어색해하거나 불편해하지 않고 신나게 봐주셔서 감사했고, 제 연기의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 같아서 기뻐요. 실제 있었던 사건으로 에피소드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우리가 이 에피소드를 다룸으로써 사회적 사건에 또 다시 관심을 갖고 이야기해볼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는 점은 의미있어요. 그런 점에서 '모범택시'가 계속 쓰였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제가 힘도 없고 액션도 못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007' 시리즈의 제임스본드처럼 김도기와 이 이야기가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모범택시'는 제 필모그래피에 있어서 큰 사랑도 받았고 의미도 커서 제 대표작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모범택시' 제작진은 시즌3 제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제훈은 "시즌3를 하고자 하는 부푼 마음이 있지만, 아직 정식으로 제안받진 않았다. 하고 싶은 마음이 당연히 있지만 한다고 말씀드리기에는 다른 배우들도 있어서 제가 섣불리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당연히 하고 싶다"며 긍정적 의향을 드러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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