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인간로봇융합연구센터 김우석 사무국장 “연구센터 운영에도 융합이 중요”
[IT동아 한만혁 기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19년부터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성공 가능성은 낮지만 파급력이 큰 혁신 기술 개발에 도전하는 프로젝트다. 현재 ▲100m를 7초에 주파하는 로봇슈트 ▲1분 충전 600km 주행 전기자동차 ▲공기정화 자동차 ▲한계효율 극복 슈퍼 태양전지 ▲투명한 태양전지 ▲효율 한계 극복한 히트펌프 등 6개 과제가 진행 중이다.
중앙대학교 인간로봇융합연구센터(이하 연구센터)는 로봇슈트 과제를 맡았다. 100m를 7초에 주파하는 로봇슈트를 개발하기 위해 구조, 구동, 제어 등 기술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연구진이 연구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연구 외적인 부분에서의 지원이 필수다. 서류 작성, 운영, 예산 관리 등 행정 업무부터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같은 업무 말이다. 연구센터에서는 김우석 사무국장(이하 김 사무국장)이 해당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연구센터 운영에도 ‘융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대내적으로는 연구진 간 융합, 대외적으로 기관과 기업 간 융합이 뒷받침되어야 인간과 로봇 융합 연구가 수월하다는 설명이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간과 로봇의 융합을 위한 연구센터
IT동아: 연구센터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 사무국장: 연구센터는 지난 2020년 7월 처음 설립됐습니다. 물론 그 전부터 기계공학부 중심으로 로봇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는 있었습니다. 다만 대외적인 활동이 많지 않았죠. 그러다가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2단계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연구센터는 지능형 웨어러블 로봇 연구 분야를 글로벌 수준으로 높이고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국가 경쟁력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선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에 맞춰 인간과 로봇의 융합을 연구 중입니다. 지금은 원천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현재 연구센터는 중앙대학교 기계공학부 이기욱 센터장을 중심으로, 기계공학부 및 의학부 교수진으로 구성된 연구위원 12명, 박사 중심으로 구성된 연구원 20명이 소속되어 있습니다. 5월부터는 석사나 박사 과정생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제가 속해 있는 사무국이 있습니다. 사무국은 사업 기획, 연구 성과물 홍보 기획, 예산 관리 등 연구 외적인 부분을 지원합니다.
IT동아: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2단계에 선정됐다고 하셨는데, 단계별로 차이가 있는 건가요?
김 사무국장: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는 총 2단계로 진행됩니다. 1단계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진행한 시범연구 기간입니다. 당시 3개 기관이 참여해 2년간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로봇슈트 과제 수행 능력에 대한 평가를 받았는데요. 최종적으로 중앙대학교가 주관기관으로 선정됐습니다.
2021년부터 2단계가 진행 중입니다. 프로젝트가 끝나는 2026년에 성과를 내기 위해 본격적인 연구를 진행하는 기간입니다. 현재 공동 연구 기관으로는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카이스트 등 대학 연구팀과 분당서울대병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LS네트웍스, 폴리웍스, 비스, 쿠팡 등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참여하는 과제는 ‘100m를 7초대에 주파하는 로봇슈트’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빨리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착용감도 신경 써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12시간 이상 착용할 수 있는 편안한 착용감’과 ‘3kg 이하의 가벼운 무게’를 추가 과제로 설정했습니다.
저희 연구센터는 이들 3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총 4개 파트를 운영 중입니다. 로봇슈트를 구동하는 데 필요한 ▲구동 ▲구조 ▲제어 파트와 각 파트를 하나로 취합하는 ▲통합 파트입니다.
IT동아: 아, 그렇군요. 그럼 지금부터는 사무국장님 얘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언제부터 합류했나요?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김 사무국장: 저는 지난 2020년에 스포츠 교육학 박사를 취득했습니다. 학부와 석사, 박사를 모두 중앙대학교에서 했는데요. 석박사 과정생 기간에 교직원으로 일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행정 일을 익힐 수 있었죠. 박사 학위 취득 후에는 대학원 연구기획팀에서 다양한 기획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다가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로봇슈트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제가 공대 전공은 아니지만 저의 평소 관심사와 맞닿아 있더군요. 장애인이나 재활치료 환자의 보조 역할을 하는 로봇에 관심이 있었거든요.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를 자세히 살펴보다가 연구센터와 연이 닿아 사무국장으로 부임하게 되었네요. 지난해 6월부터 합류했습니다. 제가 석박사 과정에서 직접 연구해 본 경험이 있고 행정 업무도 잘 알아서 사무국장 업무도 잘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IT동아: 연구센터에서는 어떤 업무를 하시나요?
김 사무국장: 연구 외적인 부분을 모두 담당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홈페이지 제작 및 관리, 연구센터 운영, 사업 홍보,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등입니다. 연구진과 개발진이 연구에 집중하도록 지원하는 것이죠.
합류한 직후에는 연구센터 운영 방안에 대한 기틀을 마련했고, 2022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전시회에도 나갔습니다. 2022 로보월드, 2022 대한민국 산업기술 R&D 대전에 참여했는데요. 저희 연구 과제를 홍보하기 위해 마네킹에 로봇슈트를 입혀 전시했습니다. 관람객과 기업, 기관 대상으로 상담도 진행했습니다. 많은 관심을 보이시더군요.
대내외 커뮤니케이션도 합니다. 중앙대학교가 올해 로봇슈트 주행 트랙을 만들 예정인데요. 로봇슈트를 착용하고 뛰어야 하기 때문에 로프를 몸에 고정하는 하네스 장치와 레일을 천정에 달아야 합니다. 학교 측과 긴밀한 논의가 필요하죠. 이 부분도 연구진과 함께 조율하고 있습니다. 공동 연구 기관과의 교류, 기관 및 기업 간 유대감 증진을 위해 워크숍도 개최했습니다.
연구진 간 융합의 중요성
IT동아: 연구센터 운영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나요?
김 사무국장: 연구진이 로봇과 인간의 융합을 위해 노력하듯이, 저는 대내적으로 연구진 간 융합, 대외적으로 기관과 기업 간 융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의 융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죠.
IT동아: 연구진 융합이요?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김 사무국장: 저희가 진행하는 로봇슈트 과제는 연구원 각자의 연구만큼이나 유기적인 교류가 중요합니다. 각자의 성과를 통합해 하나의 로봇슈트를 완성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연구원 간 긴밀한 관계가 유지되어야 합니다. 저는 이것을 연구진 융합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연구센터는 다소 경직된 분위기입니다. 조용하고 서로 말도 안 합니다. 주변에 관심도 없고요. 저희도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연구진 융합에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친근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주로 게임이나 운동 등 몸으로 움직이는 활동을 했습니다. 사실 가만히 앉아 있다 보면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칩니다. 이럴 땐 몸을 움직이는 것만큼 좋은 게 없죠. 몸과 마음 모두 재충전 되거든요. 공감대와 친근감도 형성되고요. 덕분에 여느 연구센터와는 다른 분위기가 형성됐습니다.
연구진과 행정 파트에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조율하는 역할도 합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저 또한 특정 과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물론 분야는 다르지만 연구진의 사정을 충분히 알고 있죠. 그리고 행정 업무를 했던 이력이 있습니다. 양쪽 모두 경험이 있으니까 그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고 마찰이 생기면 서로의 입장에서 설득하며 조율하고 있습니다.
기관과 기업 융합의 중요성
IT동아: 올해 워크숍을 진행했다고 하셨는데, 그런 것이 기관과 기업 간 융합을 위한 부분인가요?
김 사무국장: 네 맞습니다. 지난 2월에 로봇슈트 과제에 참여하고 있는 기관, 기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각 기관을 소개하고 구동, 구조, 제어, 통합 파트 별로 진행 상황을 공유했습니다. 이후 서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적극적인 협조 덕에 분위기도 좋았어요. 말 그대로 연구원과 기관, 기업이 융합하는 자리였습니다.
워크숍은 앞으로도 꾸준히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제는 파트별 연구 성과를 통합하는 단계거든요. 모든 파트가 긴밀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그래서 자주 만나고 교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최근에는 뉴스레터도 제작했습니다. 멤버십 기업에게 로봇슈트 과제를 알리고 연구 내용과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섭니다. 멤버십 기업은 로봇슈트 과제에 관심을 갖고, 각자 산업 영역에 도입을 희망하는 기업입니다.
이들에게는 연구 성과 기반으로 파생되는 기술을 자신의 산업에 우선적으로 유치하는 혜택을 제공합니다. 저희 연구센터의 성과가 그냥 연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산업에 도입되는 것이죠. 개인적으로는 저희 연구센터의 성과를 보다 가치 있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뉴스레터 역시 멤버십 기업을 융합하는 도구입니다. 현재 20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데요. 점차 늘어날 전망입니다. 참고로 멤버십 기업은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모집하고 있습니다.
IT동아: 이제 마무리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추가로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김 사무국장: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든 기관이 불가능한 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험난한 과정이니만큼 많은 응원이 필요합니다. 연구 성과가 나오는 2026년까지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도 연구 과제가 끝까지 잘 수행되도록 연구센터 운영과 융합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IT동아: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여쭙겠습니다. 정말 100m를 7초대에 주파할 거로 생각하세요?
김 사무국장: 하하. 사무국장 면접 때도 똑같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지금 100m 남자 세계신기록은 우사인 볼트가 2009년 베를린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에서 기록한 9초 58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희 연구센터는 1%의 가능성을 위해서라도 도전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니까요.
글 / IT동아 한만혁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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