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아이유 '드림', 이병헌 사단 합류 "말맛 살리기 어려웠다"(종합)
김선우 기자 2023. 4. 17. 17:49
배우 박서준과 아이유가 이병헌 감독의 신작 '드림'으로 감동을 전한다.
26일 개봉하는 영화 '드림(이병헌 감독)'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17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드림' 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이병헌 감독, 박서준, 아이유, 김종수, 고창석, 정승길, 이현우, 양현민, 홍완표, 허준석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드림'은 이병헌 감독의 '극한직업' 이후 4년만 신작으로, 박서준과 아이유가 합류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촬영이 중단되는 듯 긴 인내의 시간 끝에 완성본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이병헌 감독 역시 "유난히 긴장되고 떨린다. 데뷔 때보다 더 떨린다. 힘들게 만든 영화라 그런 거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드림'은 웃음과 감동을 모두 전한다. 굳이 나누자면 코미디보다는 드라마적 요소가 강한 작품이다. 이병헌 감독의 전작들인 '스물', '극한직업'과는 결이 다르다. 오히려 JTBC '멜로가 체질'과 닮은 부분이 많다. 허준석, 정승길, 백지원 등 다수의 배우들이 겹치고, '범수', '진주' 등 캐릭터 이름도 다수 출연한다.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이 살아있다.
극 중 티격태격 하는 박서준과 아이유도 '말맛'을 언급하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먼저 박서준은 "감독님의 작품을 다 좋아했다. 처음에는 궁금했다. 나름대로 대사를 숙지하고 임했다. 난 생각보다 다양한 템포로 했다고 했는데 감독님이 1.5배 속도를 요구하셨다. 처음에는 충분히 연습했다고 생각했는데 따라가기 쉽지 않은 기억이 있었다. 초반에 그랬던 거 같다. 그 이후에는 감독님 스타일을 느끼게 되면서 먼저 준비를 하려고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아이유는 "내겐 2.5배 정도의 빠른 스피드를 요구하셨다(웃음). 현장에서 감독님의 목소리로 소민이의 대사가 이 정도 템포였음 좋겠다 들었다. 감독님께서 하시는 소민이 대사가 마음에 들었다. 감독님의 말투를 캐치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유독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영화 초반 축구장신을 꼽았다. 박서준은 "그날 기억이 생생하다. 폭염이라 너무 더웠다. 우리가 주로 촬영했던 공간이 그늘도 거의 없었다. 더위에 다들 지쳐있는 상황이었다. 대사를 하는데 감독님이 조금만 더 빠르게 해볼까 해서 더위와 나의 구강이 흐물흐물해진 거 같은 상황에서 빨리 빨리 해야하는 그 신이었다"고 떠올렸다.
아이유는 "힘들었는데 완성된 장면을 보고 감독님이 보여주신 호흡과 유사하게 편집이 매끄럽게 되어있는 걸 보고 감독님의 힘을 느꼈다. 나보다 서준 씨가 훨씬 더 빠르게 'OK컷'을 받아내는 것을 보고 부러웠다. 유연하고 좋은 배우라고 느꼈던 순간이다. 아직도 강렬한 하루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두 주연배우 뿐 아니라 김종수부터 홍완표까지 홈리스 축구단을 이룬 배우들 역시 혼신의 힘을 다해 뛰고 진심으로 임했다. '드림'의 진정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이다. 이날 시사회를 마치고 이어진 간담회에는 이병헌 감독까지 포함해 10인의 출연진이 등장해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이병헌 감독은 "물론 박서준, 아이유 배우가 합류해서 만들 수 있는 영화였지만 사실상 축구장 안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모든 배우들이 중요했다. 캐스팅은 이미지 캐스팅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김종수는 "다치지 않기 위해 훈련을 많이 했다. 찍힌 것보다 좀 더 열심히 찍었다. 실제로 배우들이 다치기도 했다"고, 정승길은 "캐릭터를 위해 특별히 뭔가 했다기보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이거 좀 고생이 되겠다' 싶었다. 기초체력을 많이 키워야겠다 싶었다. 뒷산을 열심히 다녔던 기억이 난다"고 돌아봤다.
이현우는 "중간에 촬영 스톱된 기간이 꽤 길었다. 그 때 다시 모여서 이 드림 속의 캐릭터로 분장하고 준비를 했어야 했다. 개인적으로 난 인선이란 캐릭터가 더벅머리에 머리가 길어서 그걸 계속 긴머리를 유지하고 있다가 다른 작품 때문에 잘랐다가 가발을 써보기도 하고, 내 눈에는 그런 게 살짝씩 보인다. 관객분들은 눈감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허준석은 "난 극 중에서 선수가 아니다. 형님들부터 모든 배우들이 고생했구나 싶다. 나 혼자 서있어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드림'은 기존의 이병헌 감독 작품보다 코미디는 덜하지만 감동 코드는 배가 됐다. 이 감독은 "실화의 힘을 느꼈다. 경기 내용 등은 실제와 비슷하다. 본격적인 스포츠영화라고 할 순 없지만, 기존의 작품들과 차별이 있다면 승리를 위한 작품이 아니다"라며 "우리 영화는 조금 뒤에 있는 곳에서 보통을 향해 가는 것이라 두려워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두려움이 없길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보통의 스포츠 영화와는 차별점이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1000만 감독' 이병헌 감독의 귀환에 극장가가 기대하는 바도 크다. 이에 대해 이병헌 감독은 "구원투수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도움은 됐으면 좋겠다"며 "'드림' 뿐만 아니라 분위기가 많이 다운돼 있고 안좋은데 애써만든 영화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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