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도화선' 김주열 열사 어머니에 건국포장
이승만 정권에 적극 항거
같은 처지 부모엔 위로편지
동국대 재학중 시위 선봉선
최형우 전 내무장관도 훈장
1960년 3·15의거 때 희생돼 4·19혁명을 촉발시킨 김주열 열사의 어머니 권찬주 여사가 건국포장을 받는다. 대학생으로 부정선거 규탄 시위를 이끌었던 최형우 전 국회의원도 4·19혁명 63주년을 맞아 정부 포상을 받게 됐다.
17일 국가보훈처는 권 여사와 최 전 의원 등 4·19혁명을 주도하고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숨은 주역 등 31명에게 건국포장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이후 3년 만이자 윤석열 정부 들어 4·19혁명 유공자에 대한 첫 정부 포상이다.
권 여사는 3·15의거 이후 아들인 김 열사의 죽음을 감추려는 이승만 정권의 부당한 행위에 항거함으로써 4·19혁명 확산에 기여한 공적이 인정됐다.
김 열사는 3·15의거 당시 마산상업고 1학년생으로 부정선거 규탄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쏜 최루탄에 눈이 관통돼 즉사했다.
당시 경찰은 김 열사의 시신에 돌을 매달아 마산 앞바다에 버렸지만, 27일 만에 밧줄이 풀리면서 마산 앞바다에 시신이 떠올랐다. 폭력적인 공권력에 의한 김 열사의 죽음은 이승만 정권을 무너뜨린 4·19혁명의 직접적 도화선이 됐다. 권 여사는 생때같은 아들을 잃은 슬픔을 딛고 자신과 같은 처지의 어머니들에게 위로 편지를 보내는 등 민주화에 적극 동참했다.
최 전 의원은 동국대 재학 중 부정선거에 맞서는 시위를 계획하고 경무대(청와대의 전신) 진출 시위 당시 학생 시위대의 선봉에서 시위를 주도한 공적을 높게 평가받았다.
보훈처는 이번에 전국 주요 학교를 중심으로 현지 조사 및 자료 수집을 통해 4·19혁명을 주도한 △부산고 △대전상고 △청구대(현 영남대) △춘천농대(현 강원대) 학생들의 활동상을 새롭게 발굴했다. 이를 통해 총 31명의 포상자 중 정부 주도로 20명의 포상자를 찾아냈다.
이번에 11명으로 가장 많은 포상자를 낸 부산고는 1960년 3월 17일부터 시위를 구체적으로 계획해 부산 각지에서 경찰과 충돌하며 시위행진을 주도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정의를 바로 세웠던 4·19혁명과 그 숭고한 정신은 우리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놓였을 때 국민이 바로잡을 수 있음을 보여준 위대한 역사"라고 강조했다.
박 처장은 "정부는 4·19혁명에 앞장서신 한 분 한 분이 소외되지 않고 명예를 되찾으실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정부 주도의 발굴을 통해 예우하는 '일류보훈' 실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포상으로 4·19혁명과 관련해 정부 포상을 받은 유공자는 총 1164명이 됐다. 이 가운데 희생자는 186명이고 부상자와 공로자는 각각 363명과 615명이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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