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ETF 실적 가른 비메모리의 힘
메모리 ETF 올 수익률 26%
LX세미콘·엔비디아 공략한
비메모리 ETF는 40% 육박
챗GPT 수요에 주가급등 덕
비메모리(팹리스·파운드리) 반도체 종목 상승률이 메모리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엔비디아, DB하이텍 등 비메모리 종목 주가는 두 배가량 급등한 반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는 10%대 반등에 머물고 있다.
주요 비메모리 종목을 모은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30%를 넘어섰다. 메모리 업황은 여전히 바닥을 지나는 반면 '챗GPT' 영향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자동차업계가 호황기를 맞이하면서 비메모리 종목 수급이 개선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글로벌 비메모리 반도체 종목 위주로 편입한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ETF의 올해 수익률은 38.7%에 달했다.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 ETF의 같은 기간 수익률도 33.6%로 높은 편이다. 메모리 반도체 종목을 편입한 ETF 수익률도 준수하지만 비메모리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유일 메모리 반도체 관련 상품인 'ARIRANG 글로벌D램반도체iSelect' ETF의 올해 수익률은 25.5%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반도체 테마인 ETF 수익률이 차이가 나는 것은 편입 종목의 주가 성과가 엇갈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는 올해 20% 이상 상승했다가 현재는 상승분을 일부 반납해 18% 오른 상태다.
반면 일부 비메모리 종목은 주가가 급등하거나 준수한 방어력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엔비디아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86.92%에 달한다. 올해 12% 오른 브로드컴의 경우 주가가 8%만 오르게 되면 2021년 말 당시의 역사적 최고점에 도달하게 된다. 국내 종목 중에선 최근 파운드리·팹리스 사업을 나눈 DB하이텍 주가가 90.58% 급등했다.
메모리 반도체 종목은 감산 효과에도 불구하고 업황 둔화에 이익이 정체된 상태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6% 급감하기도 했다.
통상 메모리 업황 반등의 전제조건은 출하량 증가, 재고 감소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된다. 정보기술(IT) 전방산업 수요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SK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출하량은 직전 분기 대비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파운드리, 팹리스 등 비메모리 테마는 챗GPT 열풍으로 인한 AI 반도체 수요 급증, 자동차업계 실적 호조로 인한 차량용 반도체 수익성 강화 등으로 주가에 상승 동력이 발생했다. 글로벌 IT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0년 340억달러(약 45조원)에서 2025년 700억달러(약 92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2030년엔 1179억달러(약 155조원)로 커져 전체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곽찬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리서치부 수석은 "비메모리 업종은 재고가 적어 가동률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 업황 턴어라운드가 빠르다"며 "시황을 선반영하는 주가 흐름도 비메모리 업종이 뛰어난 편"이라고 밝혔다.
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장은 "최근 챗GPT 등장 후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 중"이라며 "경기 사이클에 영향을 받는 메모리 시장보다 성장세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선 반도체 업황 회복 순서가 비메모리에서 메모리 순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경기 둔화 우려가 남아 있는 현재로선 비메모리 종목의 주가 상승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도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사례를 확인하면 TSMC의 실적 컨센서스(추정치) 안정화와 상향 추세 전환이 메모리 업황 반전의 신호 역할을 했다"며 "주문량이 회복되면 실적이 먼저 개선되고 이후 메모리도 1~2분기 뒤 상승 전환했다"고 밝혔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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