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고 짜릿한 '드림', 극장가 살릴 득점에도 성공할까 [종합]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초반엔 유쾌하다 후반엔 짜릿하다. 박서준과 아이유, 그리고 이병헌 감독이 뭉친 '드림'이 부진에 빠진 극장가를 살릴 득점에 성공할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영화 '드림'(감독 이병헌·제작 옥토버시네마)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17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이병헌 감독을 비롯해 배우 박서준, 아이유, 김종수, 고창석, 정승길, 양현민, 홍완표, 허준석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첫 출전한 홈리스 월드컵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 영화 '스물' '바람 바람 바람' '극한직업' 등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 생소한 홈리스 월드컵 다룬 '드림', 이병헌 감독의 용기
이날 이병헌 감독은 사람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홈리스 월드컵을 주제로 한 이유에 대해 "영화는 2010년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이듬해 해당 사연이 TV로 짧게 소개된 적 있다. 이후 나 역시 대표님을 통해 홈리스 월드컵에 출전한 국가대표에 대해 알게 됐는데 그걸 보면서 '내가 왜 이걸 몰랐지?' 싶었다.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 영화로 만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알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영화로 제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다만 모든 내용이 실화를 똑같이 옮겨놓은 건 아니"라는 이병헌 감독은 "브라질 용병을 경기에서 썼다 이런 내용은 같지만, 캐릭터는 영화적으로 창작된 거다. 하나 내 마음대로 창작한 건 아니다. 영화에 나온 빅이슈 매거진, 그리고 홈리스 분들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며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냈다"라고 설명했다.
이병헌 감독은 홈리스 월드컵을 주제로 한 영화를 제작하며 가장 중점을 부분에 대해선 "'홈리스가 축구를 한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생길 수 있는 어떤 선입견이 있지 않냐. 어떤 사람은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고. 그런 선입견을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다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너무 희극적으로 다가갈 순 없었다. 그걸 조율하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 관객분들이 영화를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하다"라고 전했다.
◆ 박서준X아이유 "빠른 대사, 어려웠지만 이병헌 감독에 의지하며 촬영"
'드림'에는 박서준과 아이유를 주축으로 김종수, 고창석, 정승길, 양현민, 홍완표, 허준석 등의 배우들이 출연해 유쾌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특히나 돋보이는 건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 좋은 유쾌한 대사들.
박서준은 이런 말맛 좋은 코미디를 살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냐는 물음에 "평소 감독님의 작품들을 좋아했기 때문에 스타일이 어떤지 알고 있었다. 그걸 대비해 대본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었는데 감독님은 내가 준비한 속도의 1.5배를 요구하시더라. 충분히 연습하고 갔다고 생각했는데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다만 초반에만 많이 어려웠고 나중엔 적응이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다가도 박서준은 아이유와 티격태격하던 신을 언급하며 "당시가 생생히 기억난다. 폭염으로 다들 더위에 지쳐있던 상황이었는데 더위에 구강이 흐물해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래서 더 대사를 빨리 치려 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고, 아이유도 공감하며 "나도 비슷하게 기억하고 있다. 모니터를 해보니까 더위를 먹어서 눈이 살짝 풀려 있더라. 감독님 디렉션 그대로 살짝 미친 사람처럼 나왔다. 박서준 배우가 나보다 먼저 오케이 사인을 받았는데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강렬한 하루로 남아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아이유는 대사를 소화한 소감에 대해선 "난 감독님이 2.5배의 빠른 속도를 요구하셨다. 대본에 담긴 대사들의 느낌을 잘 살릴 수 있도록 현장에서 감독님의 말투를 캐치하려고 노력했다. 또 감독님의 디렉팅이 아주 섬세해서 도움이 많이 됐다. 웃는 신도 '미친 사람처럼 웃는다'라는 세세한 디렉팅이 있어서 현장에서 잘 의지하며 촬영했다"라고 덧붙였다.
소민 역을 연기하며 참고한 캐릭터는 없었을까. 아이유는 "크게 참고한 캐릭터는 없었다. 감독님께서 캐릭터 톤을 꼼꼼하고 세심하게 코치해 주셔서 그것만 따라가면 됐다.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소민이에게 가까워지려고 감독님의 말투를 많이 참고했다"라고 답하면서 "소민은 나랑 안 닮은 듯 닮아 있는 캐릭터다. 나 역시 사회생활을 일찍이 시작한 입장에서 열정이 없어지는 소강상태를 경험해 본 순간이 있었는데, 그런 점이 비슷했다. 잘 모르는 부분은 앞서 말했듯 감독님의 말투나 디렉션을 참고했다"라고 이야기했다.
◆ "내 '드림'? 구원투수까진 아니더라도 영화계에 도움 되길"
그런가 하면 최근 들어 스포츠를 주제로 한 영화가 나오는 건 '더 퍼스트 슬램덩크' '리바운드'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이병헌 감독은 '드림'만의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 "다른 스포츠 영화들은 승리를 위한 여정을 그리지 않냐. 왜 승리를 해야 하는가?에 목적이 있는데 우린 1승을 하는 것, 한 골을 넣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그보단 경기장 안에 들어가 있는 순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금 뒤쪽에서 보통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이자 공동체 안에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거기에 차별점이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이병헌 감독은 최근 자신이 갖고 있는 '드림(꿈)'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병헌 감독은 "사실 '극한직업'이 개봉했을 당시, 그 좋았던 시절에 이 질문을 들었으면 겸손하지 못하게 대답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영화계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안 좋지 않냐. 많이들 내가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물으시는데, 구원투수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분위기가 많이 다운되어 있는데 저희가 애써 만든 영화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드림'은 오는 26일 개봉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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