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 북미 전기차 충전사업 대폭 강화
지분 91% 3381억에 사들여
충전기 생산하는 SK시그넷은
올 6월 텍사스 공장 가동 돌입
美 공격적 전기차 확대정책에
충전기 수요 큰폭 증가 예상
SK그룹이 미국 전기차 보급 확대에 맞춰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누적 3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입해 북미 전기차 충전사업자 '에버차지' 지분을 90% 넘게 확대했다. SK그룹은 충전사업자 에버차지와 충전기 생산기업 SK시그넷 두 축을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SK E&S의 북미 투자법인 패스키를 통해 에버차지 지분을 91.37%로 늘렸다. 여기에 투자한 금액은 누적 3381억원에 달한다. SK그룹은 지난해 에버차지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SK E&S가 100% 지분을 보유 중인 패스키는 SK E&S의 북미 신재생 투자 전반을 관장하고 있다. 유정준 부회장이 북미 총괄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대표직을 내려놓고 최영찬 SK온 사장이 대표직을 맡았다. 패스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이 맡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의 아들인 최인근 매니저도 지난해 SK E&S에서 패스키로 소속을 옮겼다.
에버차지는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창업한 전기차 충전 관련 기업이다. 전기차 충전기 생산부터 충전소 설치, 운영까지 포괄적인 사업을 북미에서 벌이고 있다. 에버차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헤이워드에 2800㎡ 규모로 공장을 짓고 있으며, 이를 통해 충전기 생산량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에버차지는 아파트 주차장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간편 완속 충전기 'EV02'와 240㎾급 급속 충전기 '캐비넷', 실내외 사용이 모두 가능한 '코브' 등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에버차지는 미국 렌터카 업체 에이비스 등과 협업해 충전 인프라를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에버차지는 올해 초 미국 휴스턴 공항에 상업용 전기차 충전기를 구축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SK그룹의 북미 전기차 충전 전략의 다른 축은 충전기를 생산하는 SK시그넷이다. SK그룹은 2021년 초급속 충전기 전문기업 시그넷이브이를 인수하고 지난해 SK시그넷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SK시그넷은 350㎾급 초급속 충전기를 전문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미국 텍사스주에 연 1만기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짓고 있다. SK시그넷 관계자는 "350㎾급 충전기를 사용하면 전기차 완충이 20분 안에 끝난다"며 "커지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올 6월부터 미국에서 충전기 생산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이 이처럼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정부의 강력한 전기차 보급 정책 때문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2032년 판매되는 신차의 67%를 전기차로 판매하는 것을 골자로 한 자동차 오염 규제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충전 시장도 급격히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S&P 글로벌 모니터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 설치된 완속(레벨2) 충전기는 약 12만6500개다. 최대 충전까지 15~20분 안에 가능한 급속(레벨3) 충전기는 약 2만개가 설치돼 있다. S&P 글로벌 모니터 측은 "2030년까지 미국 전기차 완속 충전기는 213만개, 급속 충전기는 17만2000개까지 수요가 늘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정부는 전기차 충전소를 2030년 50만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75억달러(약 10조원)를 지출할 계획이다.
SK그룹은 미국의 전기차 보급에 발맞춰 전기차용 배터리, 전기차 충전기, 전기차 충전소 등 다방면에서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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