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세포에 '보약' 먹여 항암능력 키웠다"…암 정복 꿈꾸는 씨티셀즈
"개개인마다 맞는 항암 치료제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치료제와 잘 맞는 암 환자들을 잘 찾아내는 게 중요합니다."
김민석 씨티셀즈 각자대표는 17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암 진단과 치료 간 시너지'를 추구하는 배경에 대해 "진단이 이뤄져야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씨티셀즈는 순환종양세포(CTC) 액체생검 기술을 기반으로 설립된 개인 맞춤형 암 진단 및 신약개발 업체다. 2018년 삼성종합기술원 책임연구원이던 김민석 대표와 이정민 대표가 의기투합해 설립했다. 김 대표는 "자사 CTC 기술로 환자의 최신 암 정보를 파악한 뒤 환자에 잘 드는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경쟁력은 해외시장에서도 이미 인정받았다. 진단 분야 세계적 석학으로 불리는 독일 클라우스 판텔 교수가 진행하는 임상에도 씨티셀즈 장비가 투입됐다. 김 대표는 "클라우스 판텔 교수로부터 '씨티셀즈 장비로 임상을 하고 싶다'는 요청이 와서 지난 3월부터 저희 장비가 쓰이기 시작했다"며 "세계 시장에 출시된 여러 장비를 놓고 비교를 했는데 우리 장비가 가장 성능이 좋게 나왔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특히 클라우스 판텔 교수는 자신이 의장으로 있는 세계 최대 액체생검 학회(ELBS)에도 국내 최초로 씨티셀즈를 초대했다.
그러려면 씨티셀즈도 다양한 암 치료제를 보유해야 한다. 씨티셀즈는 현재 'NK세포(세포가 비정상 세포로 판단되면 죽이는 세포) 기반 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아직 전 임상 단계다. NK세포를 선택한 건 타인의 NK세포로도 치료가 가능하단 범용성 때문이었다. 하지만 고형암에서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단 한계가 있다. 김 대표는 "혈액암은 혈액에서 돌아다녀 암세포 다양성이 상대적으로 단순하지만, 고형암은 종양미세환경(암을 둘러싼 환경)이 암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든다"며 "항암제 회피가 잘 발달해있다"고 했다.
그래서 씨티셀즈는 고형암에서도 큰 효과를 내는 치료제를 고심했다. 김 대표는 "NK세포의 암 세포 살상능력은 조금 더 증대시키면서, 몸 속에서 오랫동안 능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함으로써 항암 효과가 극대화된 치료제를 개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개발한 게 MBP(세포 기능 극대화 플랫폼) 기술이다. IL-2라는 사이토카인(Cytokine·면역세포로부터 분비되는 단백질 면역조절제)이 NK세포에 붙으면 항암 효과에 도움을 주지만 조절T세포에 붙으면 NK세포의 활성을 방해하는 데서 착안한 기술이다.
김 대표는 "저희는 NK세포에 IL-2를 달아주는 방식으로 한계를 보완하고자 했다"며 "보약을 막 뿌리면 나와 함께 적도 힘을 낼 수 있는데, 보약을 나만 먹으면 나만 힘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활성' 작용은 몸 속 체류기간이 짧은 NK세포 치료제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효과도 낸다는 전언이다. 김 대표는 "마우스 모델에서 특정 시점 때 자사 치료제는 3분의2가 살아남았지만 타사는 3분의2가 사라졌다"며 "체내 지속성이 향상되는 효과를 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씨티셀즈는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회사'가 되겠단 포부를 전했다. 김 대표는 "블록버스터 신약을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며 "대안이 없는 암 환자들에 희망을 주고, 치료가 어려운 암 종을 치료하고 관리할 수 있는 암 종으로 바꾸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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