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폭스, 세 자릿수 발생 가능성?…지역사회 확산 우려 커진다

강승지 기자 2023. 4. 1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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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 첫 발생 후 최근 10일새 국내감염 추정 8명 확진
코로나처럼 폭증 가능성 낮아 예방수칙 지키며 의심시 신고
5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전광판에 원숭이두창 감염병 주의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2022.7.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해외 여행력 없는 국내 엠폭스(MPOX·원숭이두창) 확진자가 3명 더 확인되면서 이미 지역사회에 확산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까지 일본에 누적 98명, 대만에 누적 21명 발생했다. 이미 국내에 바이러스 노출자는 세 자릿수 이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질병관리청은 17일 국내 엠폭스 확진 환자 3명이 추가 확인돼 누적 13명이 됐다고 밝혔다. 3명 모두 증상 발현 3주 이내에 해외 여행력이 없고 국내 위험 노출력이 확인돼 국내 감염으로 추정된다.

11번째 환자는 서울에 거주 중인 내국인으로 인후통과 피부병변으로 의료기관을 찾았다. 의료진이 엠폭스 감염을 의심해 지난 14일 관할 보건소로 신고했고 검사 후 같은 날 확진 판정됐다.

12번째 환자와 13번째 환자는 경남에 거주 중인 내국인이다.

12번째 환자는 피부병변과 통증으로 질병청 콜센터에 검사를 문의했다. 잠복기 내 위험 노출력이 있어 의사 환자로 분류됐다가 15일 확진 판정받았다.

13번째 환자는 12번째 환자의 역학조사 중 확인됐는데 피부병변 등 의심 증상이 있는 밀접 접촉자였다. 15일 확진 판정받았다.

엠폭스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으로 중서부 아프리카의 풍토병이었지만 지난해 5월부터 세계 각국으로 확산했다.

발열, 두통, 근육통, 근무력증, 오한, 허약감, 림프절 병증 등을 시작으로 1~3일 후에 발진 증상을 보인다. 감염 후 잠복기 5~21일(평균 6~13일)을 거쳐 나타나며 2~4주 동안 지속된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6월 처음 발생했다. 5번째 환자까지는 해외 유입이나 관련 환자였으나 지난 7일 확진된 6번째 환자부터 지역사회 감염 추정 환자는 총 8명에 달하며 다소 빠르게 늘고 있다.

엠폭스 감염예방수칙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질병청은 지난 13일 엠폭스의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높여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다만 주로 성 접촉이나 피부 접촉으로 감염되므로 전파위험도가 낮고, 관리 가능한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의심 환자와의 밀접 접촉 등 위험 요인이 있거나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질병청 콜센터(1339)로 전화하며, 모르는 사람들과의 밀접 접촉(피부접촉·성접촉)에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질병청은 예방수칙으로 △피부병변을 긴팔 옷으로 감싸 사람들과 직접 접촉 없도록 주의 △유증상기(피부발진·궤양, 림프절병증, 발열 등)에 사람들과의 밀접 접촉 삼가 △손 씻기 준수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현재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 수와 의심 증상 신고에 대한 증가세를 감안하면 당분간 확진자는 잇따를 전망이다.

전문가는 과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의심 증상 발생 시 적극 신고해 줘야 우리 사회가 엠폭스를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 교실 교수는 "감염이 특정 집단에 편중되는데, 사회적 낙인을 예방해야 한다. 불필요한 편견이 없도록 당국의 배려와 관심, 사회적 분위기가 요구된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19와 달리 잠복기가 길다는 게 장기적으로는 우리 사회에 대응할 시간이 있다는 의미다. 의료진에게 엠폭스를 교육하고 지역사회에 홍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질병청은 환자를 빠르게 발견하기 위해 의료진에게 의심 증상, 임상경과 등 특성과 발생 동향을 알리는 '엠폭스 진단 안내서'를 최근 배포했다.

또 질병청은 감염내과, 피부과, 비뇨의학과, 항문외과 등 피부병변을 진료하는 의료인들에게 적극적인 의심 환자 신고를 당부했다.

엠폭스는 동성 남성 간 성적 접촉 과정에서의 전파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성별이 확인된 확진자 중 남성이 96.4%이며 그중 18~44세 남성이 79.2%를 차지한다.

정 교수는 "밀접 접촉에 대해 본인이 알고 있다면 의료진에게 잘 표현하면 확인이 빨라질 수 있다. 확산을 막을 방법은 마땅치 않다. 감염자들을 빨리 진단하고 치료하느냐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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