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트로피 銀 이끈 '주장' 차준환 "'팀 코리아', 가장 강한 열정 보여줘"
[김포=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처음 출전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월드 팀 트로피에서 값진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 피겨대표팀의 '주장' 차준환(고려대)이 소감을 전했다.
차준환을 포함한 한국 피겨스케이팅 대표팀은 17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15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ISU 피겨스케이팅 월드 팀 트로피에서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서 187.82점을 받아 1위를 기록, 랭킹포인트 12점을 획득했다.
13일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101.33점을 받아 개인 최고점을 경신하며 2위에 올랐던 차준환은 랭킹포인트 11점을 합산해 23점을 획득했다.
ISU 월드 팀 트로피 대회는 한 시즌 동안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한 6개국이 참가하는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으로 매 2년마다 일본에서 개최되고 있다. 한국이 팀 트로피 대회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팀 트로피는 종목별로 포인트를 합산해 국가별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각국 2명씩 총 12명이 출전하는 남녀 싱글은 쇼트 프로그램 1위 선수가 12점, 2위가 11점 등 순위별로 포인트를 계산하고, 프리 스케이팅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포인트를 합산한다.
지난달 개최된 2023 ISU 피겨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차준환은 이번 팀 트로피 대회에서 한국팀 주장을 맡으며 활약했다.
차준환의 활약을 더해 여자 싱글에서는 이해인(세화여고)이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랭킹포인트 24점을 획득했다.
한국은 선수단의 고른 활약을 바탕으로 랭킹포인트 합계 95점을 얻어 미국(120점)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본(94점)을 1점 차로 제친 결과다.
취재진과 만난 차준환은 "첫 출전이기 때문에 가기 전에는 '즐기고 오자'는 얘기를 했다. 하지만 주장으로서, 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즐기고 오는 것도 좋지만 저희가 열심히 한 걸 알기 때문에 결과도 좋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내심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첫째날과 둘째날 선수들이 너무 멋진 투지와 열정으로 경기를 이끌어가줘서 순위가 너무 좋았고 특히나 결과가 결정되는 날 제가 경기를 하게 되었을 때는, 어느정도 순위가 높아야 되겠구나는 생각을 했었다. 사실 그런 생각이 경기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아서 제가 열심히 준비했던 것만 생각하고 경기에 임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키스앤크라이존에서 결과를 보고 기뻐했던 차준환은 "저의 자그마한 욕심이 그순간 나왔던 것 같다"며 "선수들이 만들어 놓은 것에 제가 도움을 주면서 마무리를 했다는 것에 대해 안도하면서도 기뻤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한국 선수 최초로 쇼트 점수가 100점이 넘은 것에 대해서도 "마지막 경기인 만큼 좋은 마무리를 하고 싶었다. 세계선수권 이후에 컨디션관리를 좀더 신경쓰면서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최연소 출전임에도 준우승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팀 코리아'다. 주장으로서 차준환은 "감히 말씀드리자면 (팀 코리아가)강한 열정과 투지를 보여줬던 것 같다. 특히 싱글 선수들은 세계선수권대회 이후에 굉장히 힘들지만 끝까지 컨디션 관리를 해주며 이번 경기를 준비했다. 또한 아이스댄스팀, 페어팀 등도 시니어 대회 데뷔전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게 정말 박수 받아 마땅할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열띤 응원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차준환은 "선수들만의 캐릭터가 있기 때문에 그걸 살리려고 노력했다. 누구하나 빠짐 없이 서로가 서로를 응원했고, 열심히 경기를 뛰었다"며 "응원 순위는 당연히 1등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인터뷰 전 공항에서 걸그룹 뉴진스의 '어텐션' 안무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던 차준환은 '팀 코리아'를 '어텐션'이라는 세 글자로 표현했다. 그는 "첫 출전이기도 하고, 가장 어린 팀이지만 우리를 '어텐션'하라는 의미를 담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차준환은 "이번 시즌은 돌아보면 초반부터 힘들었던 것 같다. 정말 우여곡절도 많았다. 하지만 후반에 세계선수권과 마지막 팀 트로피까지 끝까지 열심히 준비를 했다. 이번 시즌에 여러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후반에 더 잘 대비하고 준비해서 제가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다가오는 시즌을 준비하는 차준환은 "아무래도 기술적인 구성을 추가하고 싶고, 무엇보다 부상을 조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저의 강점일 프로그램을 잘 구성해서 기술적인 부분을 도전하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가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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