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감독 또 해냈다…박서준→아이유, 웃음+감동+희망까지 모두 다 ‘드림’(종합)[M+현장]

‘드림’ 언론시사회 사진=김영구 MK스포츠 기자

이병헌 감독이 ‘드림’으로 또 한 번 해냈다. ‘홈리스’를 소재로 웃음과 감동, 희망까지 확실히 담아내며 극장가에 훈풍을 예고했다.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드림’(감독 이병헌)의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현장에는 이병헌 감독, 박서준, 아이유, 김종수, 고창석, 정승길, 이현우, 양현민, 홍완표, 허준석이 참석했다.

이날 아이유는 열정리스 PD 소민 역을 맡았다. 그는 “크게 참고한 레퍼런스는 없었다. 이병헌 감독님께서 워낙에 모든 배우들의 캐릭터들의 대사톤 이런 것들을 꼼꼼하게 세심하게 코칭해주신 부분이 있다.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소민이에 가까워지려고 감독님의 말투를 제일 많이 참고했다”라고 짚었다.

박서준은 탄탄한 피지컬을 자랑한다. CG 의혹까지 제기된 것. 박서준은 “제 몸이 아닌지 느낀 부분이 궁금하다. 노력을 많이 했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해명했다. 이병헌 감독은 “우리 그 촬영 들어가기 몇 달 전부터 훈련을 많이 했다. 스포츠 장면이 있다보니까 액션보다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어려움을 뛰어넘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은 통제가 안됐다. 많이 준비를 했는데 미리 합도 짜보고 현장에 가져가서 헤매지 않게끔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은 너무 야속하게도 통제가 안됐다. 조마조마한 마음을 견뎌내는 정도였던 것 같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병헌 감독의 작품들의 포인트는 말맛이다. 배우들을 이런 이병헌 감독의 말맛을 살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박서준은 “이병헌 감독님의 작품을 좋아했기 때문에 되게 궁금했다. 나름대로 대사를 잘 숙지를 하고 촬영에 임했다. 생각보다 빠른 템포로 대사를 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은 1.5배의 속도를 더 요하시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는 충분히 연습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따라하기 쉽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초반에만 그랬고 이후에는 감독님의 스타일을 몸으로 느끼게 되면서 먼저 조금 더 준비를 잘 하려고 했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아이유는 “2.5배 정도의 빠른 스피드를 요구하셔서 현장에서 감독님의 목소리로 ‘이 정도 템포였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들었다. 감독님께서 하신 소민이의 대사가 마음에 들어서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라는 말이 들어서 감독님의 말을 캐치하려고 했다. 감독님의 디렉팅이 아주 세세하신 것 같다. 예를 들면 웃는데 아주 미친 사람처럼 웃는데 입만 웃고 있었으면 좋겠다나 그런 세세한 디렉팅이 있어서 현장에서 많이 의지를 하고 따랐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병헌 감독은 “‘스물’ 개봉하기 전부터 쓴 작품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하게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맛을 포인트로 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홈리스 경기는 다소 낯선 소재. 이와 관련해 이병헌 감독은 “TV에 짧게 소개된 적 있고, 대표님이 ‘이걸 이야기해보면 어떨까?’ 하셨는데 우리가 너무 몰랐던 것 같더라. 나도 생소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마음이 그때 처음 들었다. 조금 외진 곳으로 느껴졌고, 하지만 우리가 봐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걸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대중 형태의 영화로 만들어서 알리고 싶었다. 이 영화를 홈리스를 축구를 한다고 했을 때 편견 어리게 느껴지는 지루함을 깨기 위해 코미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실화이고 소외계층을 다루기 때문에 너무 희극적으로 갈 수 없어서, 그걸 조절하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라고 짚었다.

최근에는 스포츠 영화 ‘리바운드’(감독 장항준)가 개봉했다. ‘드림’에서 역시 ‘리바운드’라는 단어가 나오며, 비슷한 포인트가 존재한다. 이병헌 감독은 ‘드림’ 만의 차별점에 대해 “본격 스포츠 영화라고 할 수는 없지만 ‘리바운드’와 어떤 스포츠 영화와 차별점이 있다면, 다른 스포츠 영화는 승리를 위한, 왜 승리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목적이 있지만, 어느 정도 위치에서 조금 더 위를 바라보고 가는 것”이라며 “우리는 조금 뒤처진 곳에서 위로 가는 거라 ‘우리도 경기장 안에 있고 경기장 안에 들어가는 걸 두려워하지 않게끔 살아가는 것. 울타리 안에서 공동체 안에서 두려움이 없었으면 하는 것’을 중점을 두고 만들었다”라고 강조했다.

‘드림’ 박서준 아이유 출연 사진=김영구 MK스포츠 기자

홈리스 선수들의 활약도 관전 포인트이다. 김종수를 필두로 홍완표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이 개성을 살린 것은 물론, 온 몸을 다해 경기를 하는 열정도 보여준다. 고창석은 “이 대본을 8년 전에 받았다. 8년 동안 기다리면서 개봉을 해서 감개무량했다. 그때 연기를 했다면 힘든 척 연기를 했어야 하는데 지금은 힘들어 하고 있으면 찍어 가서 연기적으로 힘든 것은 없었다. 오히려 더 자연스럽다고 할까 어떤 상황을 인위적으로 만든 게 아니라 그 상황을 계속 반복하면서 찍어 담아내는 그런 형식의 영화라서 몸은 힘들었어도 연기적으로는 없었다”라고 답했다.

김종수는 “촬영에서 세트 플레이하는 장면을 위해서 훈련도 조금하고 했지만, 실력적인 것도 있지만 부상 방지를 위해 했다. 찍힌 만큼보다는 열심히 찍지 않았나. 다치기도 많이 다치기도 했고. 배우분들이 나름 안에서 잘 나오지 않았나”라고, 정승길은 “캐릭터를 위해서 특별히 무엇을 했다기보다 그냥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이거 좀 고생이 되겠다’라고 생각했다. 기초체력을 많이 키워야겠다 싶었다. 개인적으로 뒤에 있는 산에 많이 다녔던 기억이 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현우는 “조금 가벼운 이야기로 연기적인 부분보다 촬영 기간이 중간에 스톱됐던 기간이 꽤 길게 있었다. 그때 우리가 다시 모여서 이 ‘드림’ 속의 캐릭터로서 분장했어야 하고 준비해야 했다. 개인적으로 인선이라는 캐릭터가 더벅머리에 눈이 안보일 정도로 길어서, 그걸 계속 긴 머리를 유지하고 있다가 다른 작품 때문에 살짝 잘랐다가 어떤 부분에서는 가발을 써보기도 하고 했다. 내 눈에는 그런 점이 살짝씩 보이는데 관객분들께서는 그냥 눈감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양현민은 “본능에 충실하게 연기를 했다. 많이 화를 냈다. 그런데 골키퍼를 하면 많이 넘어져서 아팠다. 내가 맞기 전에 수비들이 막아줬으면 하고, 수비하는 형들에게 ‘왜 막아주지 않았냐’라고 화를 내서 앵그리 골키퍼가 됐다. 이 자리를 빌어 내 화를 받아주신 배우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오케이 해주신 감독님께도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고마움을 전했고, 홍완표는 “보셨다시피 후반부에 빌드업해준 부분에서 한방이 있다고 느껴서, 머리 스타일이나 피지컬에 대한 부분을 운동 등을 연구하며 신경썼다”라고 짚었다.

허준석은 “나는 선수가 아닌데 모든 선수분들이 고생했구나 싶었다. 나 혼자 서있어서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사과한 뒤 “내 대사에 어떤 일종 부분들이 채우기 위한 대사가 많았다. 박서준씨를 보면서 앵무새같이 연기를 많이 했다. 박서준씨가 하는 말을 그대로 따라하는 연기를 많이 고민했다”라고 털어놨다.

최근 영화 시장이 침체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앞서 이병헌 감독은 영화 ‘극한직업’으로 1600만 관객 돌파라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병헌 감독은 “구원투수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 ‘드림’뿐만 아니라 분위기가 많이 다운되어 있고 안좋은데 우리가 애써 만든 영화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정승길은 멜로 연기를 선보인다. 박서준과 연적 아닌 연적 연기를 보여준다. 그는 “멜로 연기를 잘 소화한지 모르겠지만, 진주 역의 배우는 진짜 내 아내이다. 우리는 23년 차 부부이다. 아내와 연기하는 걸 좀 부담스러워해서 기회가 오면 피하고는 했는데, 이번에는 피할 수 없어서 하긴 했다. 어떻게 보였을지 잘 모르겠다. 아직 배우로서 객관적으로 내 모습을 바라보지 못하는 편이라, 그냥 예쁘게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큰 상태이다”라고 부탁했다.

김종수와 허준석은 이병헌 감독의 전작들로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이번 작품에서도 그런 호흡이 빛을 발한다. 김종수는 “밸런스가 중요한 영화였다. 그렇지 않으면, 감독님의 의도와 달리 읽히기 십상이었다. 나에게 디렉팅을 줄 때도 감정이 넘치지 않게 해달라고 했다. 말맛을 담당하지는 않았지만, 주연 배우 두 분 안에서는 그런 것들을 재밌게 느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허준석은 “감독님과 오래 작업을 해왔고 감독님의 어떤 스타일을 조금은 더 안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잘 맞춰서 하려고 했다. 한 번은 그 신에서 ‘이것은 내 신이다’ ‘내가 이걸 해야 한다’라고 해서 감정적으로 막 연기를 했었는데 감독님이 직접 오셔서 ‘준석아, 이거는 너무 감정적이기보다는 한 발 물러서 좀 편하게 이야기를 해봐’라고 했는데 그 장면을 봤는데 감독님의 선택이 확실히 명확하고 정확하구나를 느꼈다. 내가 감독님을 안다는 걸 반성하며 디렉팅에 더 충실하게 따라야겠다고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아이유는 소민 역과 싱크로율에 대해 “닮은 듯 안닮은 듯 했다. 아주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던 것 같다. 데뷔를 일찍하면서 사회생활을 일찍 겪기도 했고, 열정이 소강된 상태를 겪은 성인으로서 없는 모습 같지는 않았다”라고 답했다.

한편 ‘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 분)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 분)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오는 4월 26일 개봉한다.

[삼성동(서울)=이남경 MBN스타 기자]

< Copyright ⓒ MBN(www.mbn.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