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혁명·동학농민혁명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된다
4·19혁명,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기록물들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4·19혁명기록물’과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이 지난달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제14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 정기회의와 이달 11일에 열린 임시회의 심사에서 세계기록유산 ‘등재권고’ 판정을 받았다고 17일 밝혔다. 두 기록물의 최종 등재 승인은 다음 달 10일부터 열리는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내려진다. 등재가 승인되면 한국은 총 18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현재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5‧18 관련 기록물’ 등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최종 등재가 거의 확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4·19혁명기록물은 1960년 봄부터 국내에서 일어난 학생 주도의 민주화 운동에 관련한 광범위한 자료다. 구체적으로는 1960년 2월 28일 대구에서 열린 학생집회부터 그해 4월 19일에 열렸던 대규모 시위까지와 관련된 기록물이다. 당시에 생산된 계엄 포고문, 학생이나 시민이 남긴 기록, 성명서, 국회나 정당이 간행한 자료, 기타 사진이나 녹음, 영상 자료 등 1,019건이다. 문화재청은 유네스코가 이번 등재권고를 통해서 4·19혁명기록물을 제3세계에서 처음으로 성공한 비폭력 시민혁명의 기록물이자 유럽의 1968년 혁명, 미국의 반전운동, 일본의 안보투쟁 등 1960년대 세계 학생운동에 영향을 미친 중요한 기록유산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은 1894~1895년 조선에서 일어난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기록물이다. 모두 185건으로 동학농민혁명군이 직접 생산한 기록물들을 비롯해 혁명을 진압한 관군의 기록물 등이 포함됐다. 문화재청은 동학농민혁명을 부패한 지도층과 외세의 침략에 저항해 민중이 봉기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이 혁명이 외국의 반제국주의, 민족주의, 근대주의 운동에도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유네스코가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을 조선 백성들이 주체가 되어 자유, 평등,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지향했던 기억의 저장소로 인정했다고도 평가했다.
한편 이번 유네스코 회의에서는 북한이 신청한 ‘혼천전도’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권고됐다. 북한은 ‘무예도보통지’(2017년 등재)를 포함해서 모두 2종목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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