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사놓은 삼성전자 경영진 '미소'

1년간 부사장 이상 46명 매수
'6만전자' 올라오며 수익 전환
JB금융지주 김기홍 회장도
자사주 2만주 추가 매입

삼성전자가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임원들에게 자기주식 매입을 독려한 후 1년 새 부사장급 이상 고위 임원들이 87억원가량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임원들은 지난해 '5만전자' 시절에도 자사주를 매수했는데 이후 주가가 6만원대로 복귀하면서 수익권으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매일경제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부사장급 이상 삼성전자 고위 임원들의 자사주 취득 현황(보통주 기준, 신규 선임 취득분 제외)을 종합한 결과 임원 총 46명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장급 5명, 사외이사 1명, 부사장급 40명으로 매입금액은 총 86억9042만원, 평균 매수단가는 6만4843원이다. 17일 삼성전자 주가가 6만5300원에서 마감함에 따라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평균 단가를 넘어서게 됐다.

지난 1년 동안 가장 많이 자기주식을 사들인 간부는 경계현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사장)으로 총 7억1969만원어치를 매수했다.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도 3억3300만원을 투자했다. 그 밖에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가 3억600만원, 박학규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최고재무책임자(CFO·사장)가 2억6574만원어치를 사들였다.

평균 매수단가가 가장 낮은 임원은 이정환 부사장으로 5만5600원으로 나타났다. 현 주가 대비 16%가량 수익권에 들어간 상황으로 사실상 저가 매수에 성공한 셈이다. 자사주 취득 규모가 가장 큰 경계현 부문장의 평균 매수단가는 6만5427원으로 현재 손익분기점에 근접했다.

내부 임원들이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준다. 경영 상황에 대한 자신감 표출과 더불어 약세장 속에서도 주가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방어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의미도 있다.

한편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 자사주 2만주를 추가로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회장은 2019년 취임한 후 지금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해 현재 총 12만500주(약 10억3700만원)를 보유 중이다. JB금융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매입은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서도 내실경영을 통해 지속적으로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