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 외면받자 하이볼로 눈돌렸다

진영화 기자(cinema@mk.co.kr) 2023. 4. 1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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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브루, 세븐브로이 등
수제맥주 업계 잇따라 내놔

유명 수제맥주 업체들이 잇달아 하이볼을 출시하며 하이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홈술 특수를 누리던 수제맥주가 외면을 받자 주종 다양화로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17일 카브루는 캔 하이볼 신제품 '레디 하이볼' 2종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곰표밀맥주'로 히트를 쳤던 세븐브로이도 이달 '블랙 네온 하이볼 레몬 토닉'을 출시하며 캔 하이볼 시장에 진출했다. 수제맥주 스타트업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역시 지난 2월 '어메이징 안동 하이볼' '어메이징 영주 하이볼' 상표를 출원했다.

수제맥주 업체들이 하이볼로 눈을 돌린 건 수제맥주 성장세가 확 꺾였기 때문이다. 카브루와 세븐브로이는 국내 수제맥주 업체 최초로 상장에 성공한 제주맥주에 이어 코스닥 진출을 노리던 업체였다. 하지만 와인, 위스키 등 열풍에 수제맥주 인기가 싸늘하게 식으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카브루는 영업손실 1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적자 폭을 키웠고, 세븐브로이 영업이익은 지난해 49억원으로 전년 대비 반 토막 났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주주 압박 등으로 부랴부랴 기타주류면허를 취득해 하이볼 생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수제맥주 인기가 줄어들자 생산량을 감축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롯데칠성음료의 수제맥주 OEM 매출과 생산량은 지난해 1367만C/S(1C/S=500㎖×20본), 22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1%, 26% 줄었다. 일각에선 하이볼이 수제맥주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본연의 맛에 집중하기보다 인공 향미를 넣어 제조비 절감에 몰두하고, 과도한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으로 소비자 피로감을 키워 지속 가능한 주류 문화의 일부로 안착하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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