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北인권문제에 필요한 것
동양인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말레이시아 배우 양쯔충(楊紫瓊). 그의 관심사는 '여성'이다. 지난달 수상소감을 말하면서 "여성들에게 희망을"이라고 강조하더니 다음 날엔 뉴욕타임스에 "나에 대한 관심을 전 세계 여성문제로 돌려달라"는 기고를 내보냈다.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등 비극적 자연재해 속에 고통받는 여성들, 교육 불평등·성폭력 문제에 끊임없이 시달리는 소녀들을 비춰달라 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관심사는 '환경'이다. '연기자 겸 환경운동가'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그는 24세 때 자신의 이름을 딴 환경재단을 설립해 25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 전 세계 각국의 야생동물·기후변화 퇴치 프로젝트에 수백억 원의 기금을 집행하고, 본인이 직접 환경 다큐멘터리도 만든다.
할리우드 스타 앤젤리나 졸리는 '난민' 문제에 헌신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 특사로 있으면서 예멘·시리아·수단·우크라이나까지 전 세계 분쟁현장, 난민 위기 지역엔 언제나 그녀가 있었다. 졸리를 오랜 세월 지켜봤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그녀를 "인도주의적 위기에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전 세계 어디라도 갈 수 있는 열정이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정부가 지난달 말 첫 북한인권보고서를 내고 북한 인권문제에 전방위 노력을 쏟고 있다. 제네바에서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가 북한 인권문제에 관심을 호소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선 탈북민 북한 인권운동가의 이야기가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게 하나 있다. 북한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는 글로벌 스타가 없다는 것. 환경이나 난민 문제 못지않게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볼 만한 난제인데도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북한 주민들도 K팝·K드라마를 몰래 본다는데 한류스타 누구도 북한 인권을 말하지 않는다. 대통령 순방에 따라나서는 BTS가 아니라 유엔 무대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얘기하는 BTS를 바라는 건 무리일까.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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