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DB 연차총회, 성공적인 해외수주 열쇠
"생큐 코리아!"
동남아시아 출장길에서 악수를 건넨 한 정부 인사의 첫마디였다. 한국 기업들이 현지에서 오랜 시간 쌓아 올린 성실함과 책임감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우리 기업들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지에서 스마트시티와 교통망 개발 등 정부 주도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훌륭히 수행하며 한국에 대한 신뢰를 높여왔다. 지난해 10월 필리핀 교통부가 우리 기업들과 약 2조원 규모의 마닐라 남부 도시철도 연장사업 공사 계약을 체결한 것 또한 그러한 신뢰에 기반한 결과다.
해외 프로젝트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크다. 해외 프로젝트는 작년 수출 품목 순위와 비교할 때 7위에 해당하며 최근 5년간 매년 300억달러 이상의 수주액을 유지해 왔다. 권역별로 보면 아시아 수주액이 39%, 북미·태평양이 15%를 차지해 아·태 지역이 우리의 최대 프로젝트 수주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아세안 국가들은 스마트시티와 친환경 에너지 개발에 관심이 많다. 정보통신기술(ICT)·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접목해 각종 도시·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할 고부가가치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기술과 서비스에 강점을 가진 우리 기업에 해외 프로젝트 시장이 기회인 이유다.
기업 입장에서 수주 확대를 위해 다양한 해외 프로젝트를 검토해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다자개발은행(MDB) 프로젝트가 유망하다. MDB는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같은 국제 금융기관을 가리키는 말이다. MDB 프로젝트는 재원 조달이 안정적이고 입찰이 공정해 역량 있는 우리 기업 진출에 적합하다. 앞서 언급한 마닐라 남부 도시철도 성공 사례도 ADB 재원을 바탕으로 한 결과였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발주처가 주로 정부나 기관이라 발주 규모가 큰 데다 국제 금융기관의 검증까지 끝난 확실한 '대어'라고 볼 수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2013년부터 10년간 'MDB 프로젝트 플라자' 개최를 통해 ADB 같은 다자개발은행과 협력을 강화하고 우리 기업이 이러한 재원을 활용하는 우량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우리나라는 올해 ADB 연차총회 의장국으로서 5월 2일부터 4일간 '제56차 ADB 연차총회'를 인천 송도에서 개최한다. KOTRA는 이를 계기로 우리 기업의 해외 프로젝트 수주와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주최국 비즈니스 행사인 'ADB 프로젝트 플라자'를 마련했다. ADB 프로젝트 플라자에서는 인도네시아 신수도 이전, 필리핀 교통망 개발, 방글라데시 신재생에너지 전환 등 시의성 있고 국내 기업들 관심이 높은 ADB 회원국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회뿐 아니라 대형 프로젝트 발주처 40여 개사와의 1대1 상담도 가능하다. ADB 연차총회 개최 자체의 경제적 효과와 더불어 우리 기업들에도 새로운 비즈니스를 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ADB 연차총회는 스마트시티,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스트럭처, 플랜트 등에 경쟁력 있는 우리 기업의 역내 진출이 가속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KOTRA도 범정부 수출 플랫폼으로서 해외 프로젝트 수주를 전략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민관이 협력해 세계 각지의 핵심 프로젝트 참여를 확대하고 수출 활력을 꽃피울 수 있기를 바란다.
[유정열 KOTRA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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