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고도 진 민주당' 청주시의회 사보임 국힘 주도권

임선우 기자 2023. 4. 1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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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원내대표 합의 실패 후 의장 직권 강행
상임위원장 공석 모두 민주당 몫 추천
3명 가결·1명 거부…임정수에 野 '불편'

[청주=뉴시스] 임선우 기자 = 충북 청주시의원들이 13일 시의회 임시청사 본회의장에서 76회 임시회 1차 본회의 개회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는 의장 불신임안과 부의장 사임의건이 상정됐다. 2023.02.13. imgiza@newsis.com

[청주=뉴시스] 임선우 기자 = 충북 청주시청 옛 본관 철거 과정에서 촉발된 청주시의회 상임위원장 공석 상태가 여·야의 치열한 머리싸움 끝에 부분 봉합됐다.

표면상으로는 상임위원장직을 일괄 사임한 더불어민주당이 자리를 보존하게 됐으나 당리당략에 따른 실리는 국민의힘이 챙겼다.

보궐선거 후 머릿수에서 밀린 더불어민주당은 이기고도 진, 소수당의 서러움을 맛봤다.

청주시의회는 17일 78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회 위원 개선의 건과 3개 상임위원장 보임의 건을 의결했다.

공석인 의회운영위원장에는 더불어민주당 임정수 의원이 보임됐고, 복지교육위원장과 농업정책위원장에는 더불어민주당 임은성 의원과 최재호 의원이 원대 복귀했다.

도시건설위원장은 동료 의원들의 최다 추천을 받은 더불어민주당 김영근 의원이 거부 의사를 밝힘에 따라 오는 27일 3차 본회의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같은 당 소속 이영신 전 도시건설위원장의 재정경제위원회 사보임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이 전반기 상임위원장을 맡을 경우 후반기 의장 후보에서 멀어지는 점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이영신 의원은 이날 의장 직권 추천에 따라 재정경제위원회로 자리를 옮겼다. 도시건설위원회 빈자리는 4·5 보궐선거로 입성한 국민의힘 이상조 의원이 채웠다.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청주시의회 교섭단체 및 구성과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라 상임위원 선임과 상임위원장 보임 문제를 논의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김병국 의장은 직권으로 상임위원 사보임을, 전체 의원 무기명 추천을 거친 최다 득표자를 각 상임위원장 보임 표결에 부쳤다.

더불어민주당 이영신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도시건설위원회 잔류를, 박완희 원내대표는 다음 회기 추가 논의를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청주=뉴시스] 임선우 기자 = 4·5 충북 청주시의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국민의힘 이상조 당선자가 당직자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충북도당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본회의 표결 결과, 상임위원 개선(사보임)은 재적의원 42명 중 찬성 22표와 반대 20표로 가결됐다. 국민의힘 22명이 전원 찬성을, 더불어민주당 20명이 전원 반대를 누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지난해 말 도시건설위원회에서 시청 본관 철거예산 전액 삭감을 의결한 이영신 전 도시건설위원장에게 의회 파행의 책임을 물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 동수 시절 더불어민주당에서 유일하게 본관 철거예산에 찬성한 임정수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추천을 받아 운영위원장직에 오르게 됐다.

본관 철거예산 통과에 반발해 상임위원장직에서 물러났던 임은성 복지교육위원장과 최재호 농업정책위원장은 각각 37표, 39표의 찬성표를 받아 재신임을 얻었다.

본인이 상임위원장직을 고사한 김영근 의원을 포함할 때 더불어민주당의 당초 요구대로 4석 보존이 이뤄진 셈이다.

다만, 상임위원장직 일괄 사임의 배경이 된 시청 본관 철거예산 통과 과정에서 당내 이탈표를 행사한 임정수 의원이 운영위원장직을 차지한 데다 도시건설위원회 보임 거부를 놓고 볼 때 실질적으로 2석을 뺏긴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의힘 박노학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후 "더불어민주당의 자진 거부에 따라 도시건설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겠다는 의사를 더불어민주당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은 "모든 것이 의장 주도 아래 이뤄진 치밀한 공략"이라며 "야당이 사임한 자리를 모두 야당에게 보존해주는 모양새를 띠었으나 실제로는 2석을 빼앗겠다는 셈법"이라고 분을 삼키지 못했다.

앞서 청주시의회는 지난해 7월 21대 21의 여·야 동수로 개원한 뒤 전반기 의장 국민의힘, 후반기 의장 더불어민주당으로 합의한 바 있다.

전반기 상임위원장 7석은 국민의힘 3석, 더불어민주당 4석으로 배분됐다.

더불어민주당은 4·5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에게 다수당 지위를 내준 뒤에도 양당 합의에 따른 상임위원장 4석 보장을 요구해 왔지만, 다수당의 치밀한 공략에 주도권을 내줬다.

☞공감언론 뉴시스 imgiz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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