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서 보잉 여객기, 화물기로 개조한다

인천공항공사, 중국·인도·싱가포르 제치고
이스라엘 IAI사 해외 첫 생산기지 유치

인천국제공항에 들어설 이스라엘 국영기업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의 화물기 개조시설 조감도. 인천공항공사 제공

인천국제공항이 중국·인도·싱가포르 등과 경쟁 끝에 이스라엘 국영 방산기업의 화물기 개조시설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인천공항공사는 17일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호텔에서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 국내 항공기 정비(MRO) 전문기업인 샤프테크닉스케이(STK)와 '보잉 777(B777) 화물기 개조사업 투자유치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IAI와 STK는 앞으로 외국인 투자 합작법인인 아이케이씨에스를 설립하고 인천공항 첨단복합항공단지에 노후된 B777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첫 번째 시설을 설치한 뒤 2025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향후 이곳에서 화물기 개조뿐만 아니라 대형 화물기 중정비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2030년에는 에어버스 330(A330)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두 번째 시설도 들어선다.

화물기 개조 고객사는 대형 항공사와 항공기 리스사, 특송화물 항공사 등으로, 개조 물량은 전량 해외로 수출될 예정이다. 인천공항공사는 2025년부터 2079년까지 화물기 개조와 화물기 중정비, 개조 부품 생산 등 누적 수출액이 120억 달러(15조7,000억 원)에 달하고, 이 기간 1,800명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사인 미국 보잉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화물기 대수는 2019년 2,010대에서 2041년 3,610대로 79.6%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2041년까지 화물기 공급 수요를 2,795대로 예측하면서 이 가운데 66.4%(1,855대)를 신규 인도가 아닌 개조 화물기가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경욱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항공부품 제조업이 발달한 경남 사천 등과 함께 상생협력을 통해 국내 항공산업의 동반 성장 토대를 마련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